[단독/기획] 신정역 5번 출구 재개발, '거짓 동의율'과 '깜깜이 행정'에 신음
재개발 사업은 터 잡고 살아온 주민들의 권익과 미래를 재편하는 '사회적 계약'의 과정이다. 그러나 신정역 5번 출구 일대 재개발 사업지는 외부 세력의 기망 행위와 이를 묵인하는 행정 기관의 무책임으로 심각한 갈등의 소용돌이에 휘말려 있다.
■ "추진위원장 승인 받았다" 속이며 동의서 징구...
2016년부터 '역세권 시프트', '공공임대주택사업', 'LH 참여형 가로주택정비사업' 등을 추진하며 정당한 절차를 밟아온 추진위원회는 최근 황당한 상황에 직면했다. 인접 지역 대규모 개발업체 대표 이 모 씨 측이 추진위원장의 승인을 받았다는 허위 사실을 유포하며 토지주들에게 은밀히 접근, 동의서를 징구했다
이들은 본 사업장 내에 "72% 동의를 받아 양천구청에 입안 제안서를 제출했고 75%동의로 심의를 통과했다"는 내용의 현수막을 신정동946.947번지에 내걸었다. 그러나 이는 명백한 거짓 동의율 공포이며 토지주를 기망하는 비윤리적 행태"라 성토하고 있으며 양천구에서도 이를 인정하고 있다.
■ 양천구청의 인식론적 오류: "알 권리보다 행정 편의 우선?
추진위는 양천구청에 동의 관련 정보공개를 요청하며 강력히 항의했다. 하지만 구청 측의 답변은 차가웠다. "개인정보 보호법상 본인 외 공개 불가"라는 원론적인 답변과 함께, 제척 문제에 대해서도 "임의 변경이 어렵다"는 무책임한 태도를 보였다.
특히 지난 7월 7일, 구청 '도시발전추진단' 관계자와의 미팅에서 드러난 행정의 본질은 더욱 충격이다. 해당 단장은 "동의율이 낮은 것은 사실이나 정보공개 의무는 없다"며, "서울시가 동의율을 따질 것이니 기다려라"는 식의 유보적 입장을 취했다.
이는 심각한 논리적 모순을 갖는다. '자신의 행위 준칙이 보편적 법칙이 되게 하라'는 정언명령에 따르면, 거짓 정보를 흘려 사업권을 찬탈하는 행위가 보편화될 때 사회적 신뢰는 붕괴된다. 구청의 방관은 이러한 '부도덕의 보편화'를 용인하는 꼴이다.
■ 형식논리에 갇힌 행정, 사회계약론의 파괴
구청의 '깜깜이 행정'은 정보공개법의 취지를 오해한 인식론적 오류에 기반하고 있다. 재개발 사업의 공익성과 투명성을 담보해야 할 행정기관이 '개인정보 보호'라는 형식 논리 뒤에 숨어, 정작 보호해야 할 주민들의 실질적 재산권과 알 권리를 침해하고 있기 때문이다.
이는 사회계약론적 관점에서 행정은 시민의 권리를 위임받아 공공의 선(善)을 실현할 때 정당성을 얻는다. 양천구청이 보여주는 모습은 사업 방해로 인한 사업비 증가와 주민 피해를 방조하는 행위로, 시민과의 계약을 스스로 파기하는 것과 다름없다.
■ 무엇이 옳은가? 이제는 답해야 할 때
신정역 5번 출구 사업장의 갈등은 단순한 이권 다툼이 아니다. 무엇이 선하며 무엇이 정의로운가라는 윤리적 질문에 대한 시험대다. 외부 세력은 기망적 동의서 징구에 대한 법적·도덕적 책임을 져야 한다.
- 양천구청은 민간 TF 뒤에 숨지 말고, 행정의 투명성을 회복하여 허위 동의율 의혹을 명확히 규명해야 한다.
사업 지연으로 발생하는 모든 추가 비용은 결국 토지주들의 분담금으로 돌아온다. "사실인가, 거짓인가"라는 이성적 판단을 유보한 채 시간만 끄는 행정이 계속된다면, 그 피해는 고스란히 지역 주민의 몫이 될 것이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