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집중취재 ③] 반대 주민에게 손해배상 검토…갈등은 누가 관리해야 하는가
[한국도시정비신문=최종엽 기자] 신도림태영타운아파트 개별난방 전환 갈등은 사업의 찬반을 넘어 책임 공방으로 확산하고 있다. 입주자대표회의는 가처분 신청으로 공사비 약 5천만원 등 손해가 발생하면 신청 주민을 상대로 손해배상을 검토할 수 있다는 입장이다.

반대 주민은 동의 절차의 적법성을 법원에 묻는 것은 주민의 정당한 권리이며 법원의 판단 이전에 손해배상을 예고하는 것은 주민의 문제 제기를 위축시킬 수 있다고 주장한다.
공동재산을 보호할 책임과 주민의 권리가 충돌하고 있는 것이다.
입주자대표회의가 손해배상을 검토한 이유
입주자대표회의는 7월 임시회의 제4호 안건에서 가처분 사건에 대응할 변호사를 선임하고, 공사 지연으로 실제 손해가 발생하면 신청 주민을 상대로 손해배상청구를 포함한 법적 조치를 검토하는 방안을 상정 심의 했다. 여기에는 법적 조치 내용을 대표회장에게 위임하는 내용도 포함됐다.
입주자대표회의 측에서는 소송으로 사업이 지연되고 주민 전체에게 실제 손해가 발생한다면 그 책임을 검토하는 것이 대표기구의 책무라고 주장할 수 있다.
소수의 문제 제기가 다수 주민의 결정과 공동의 재산상 이익을 무제한으로 지연시키는 수단으로 이용돼서는 안 된다는 것이다.
회의자료 역시 손해배상을 즉시 청구하겠다는 확정적 결정이라기보다 실제 손해가 발생할 경우 변호사의 법률 검토를 거치겠다는 취지로 해석할 여지가 있다.
반대 주민이 우려하는 것은?
반대 주민 측은 가처분 신청이 법률상 보장된 재판청구권의 행사라고 주장한다.
법원의 판단이 나오기 전에 손해배상 방침을 공개하는 것은 다른 주민의 질문과 감시 활동까지 위축시킬 수 있다는 우려도 제기된다.
실제 손해배상 책임을 묻기 위해서는 신청행위가 위법하거나 권리 남용에 해당하는지, 손해가 실제로 발생했는지, 신청행위와 손해 사이에 인과관계가 있는지 등을 구체적으로 검토해야 한다.
따라서 가처분 소송에 대응하는 것과 신청 주민에게 손해배상을 청구하는 것은 구분할 필요가 있다.
대표기구와 반대 주민 모두 책임이...
입주자대표회의가 주민 전체의 재산을 보호하기 위해 법률 대응을 준비하는 것은 필요한 조치일 수 있다. 그러나 법원 판단 전에 특정 주민의 책임을 예단하거나 손해배상 방침을 과도하게 공표한다면 갈등이 확대 될 수 있다.
대표기구의 권한은 반대 의견을 제압하기 위해 부여된 것이 아니다. 서로 입장이 다른 의견을 조율하고 공동체의 발전을 위해 위임 된 권한이다.
반대 주민측도 재판청구권을 행사한다는 것으로 행위에 대한 책임에서 벗어날 수는 없다.
절차가 부당했다면 이를 구체적인 자료로 입증하고 다른 현실적인 대안도 함께 제시해야 한다.
대표기구는 반대 의견을 존중해야 하고, 반대 주민도 다수 주민의 선택을 존중해야 한다.
[갈등관리 프로그램 시범 적용] 우리는 무엇을 확인해야 하는가
※ 주
본 갈등관리 자가진단 프로그램은 한국도시정비신문 연구소가 주민대표기구와 주민 간 갈등을 사실·절차·정보·비용·책임의 기준으로 점검하기 위해 개발 중인 프로그램으로, 이번 신도림태영타운 사례에 처음으로 시범 적용한다. 이 프로그램은 어느 한쪽의 잘못을 판정하기 위한 평가표가 아니라 갈등 당사자들이 같은 기준으로 스스로 문제를 진단하고 해결의 출발점을 찾도록 돕는 것을 목적으로 한다.
입주자대표회의 자가진단
- 주민동의율의 산정 과정을 객관적인 자료로 설명할 수 있는가.
- 찬반 주민 모두에게 동일한 정보와 의사 변경 기회를 제공했는가.
- 공사 지연비와 공사 진행 후 중단비용을 함께 계산했는가.
- 반대 주민의 질문에 주장이나 평가가 아닌 합리적인 기록으로 답했는가.
- 손해배상 방침이 정당한 문제 제기를 위축시킬 가능성을 검토했는가.
반대 주민 자가진단
- 절차상 문제를 입증할 구체적인 자료가 있는가.
- 확인된 사실과 추정·의혹을 구분해 주장했는가.
- 민원과 소송 전에 자료 요청과 협의 절차를 충분히 거쳤는가.
- 공사 지연으로 주민 전체에게 발생할 비용도 고려했는가.
- 공사 중단 요구를 넘어 현실적인 보완 절차와 대안을 제시했는가.
전체 주민 자가진단
- 개별난방과 중앙난방의 장단점을 충분히 비교했는가.
- 공용공사비와 세대별 부담금을 구분해 알고 있는가.
- 다른 사람의 설명에만 의존하지 않고 공문과 회의자료를 직접 확인했는가.
- 감정보다 사실과 기록에 따라 판단했는가.
- 자신과 다른 선택을 한 주민의 의견도 존중하고 있는가.
- 갈등을 끌어 안고 공사에 집착하는 것보다 문제를 조정하여 차기 계년도에서 다룰수 있지 않을까
같은 질문에서 해법을 찾다
세 주체가 같은 질문에 답했을 때 답변이 일치하는 부분은 공동체가 합의할 수 있는 사실이 된다.
답변이 다른 부분은 누가 옳고 그른지를 먼저 판단할 대상이 아니다. 자료와 대화로 다시 확인해야 할 갈등의 지점이다.
입주자대표회의와 반대 주민은 최소한 다음 자료를 공동으로 확인할 필요가 있다.
- 7월 6일 임시회의 공식 회의록과 의결 결과
- 최초 동의·재동의·의사 변경의 집계 기준
- 시공사·감리사·보일러 공급업체 계약서
- 가처분 인용 시 공사 중지와 기성대금 처리 특약
- 공용공사비와 세대별 부담금의 세부내역 등이다.
갈등관리의 목적은 반대를 없애는 데 있지 않다. 서로 다른 의견이 더 큰 비용과 상처로 번지기 전에 사실을 확인하고, 충분히 설명하며, 함께 결정할 수 있도록 만드는 데 있다.
이번 사건이 남기는 마지막 질문은 이것이다.
대표기구의 힘은 반대를 제압하는 데서 나오는가. 아니면 반대 의견까지 공정하게 다루는 책임에서 완성되는가.
양측의 입장을 똑같이 믿는 것이 균형은 아니다. 양측의 주장을 같은 기준으로 검증하는 것이 균형이다.
한국도시정비신문은 입주자대표회의와 가처분 신청 주민 양측의 반론권을 존중한다. 양측이 동의 절차, 공사 계약, 비용 산정 및 해결 방안에 관한 객관적인 자료와 공식 입장을 제시할 경우 이를 동일한 기준으로 검증해 후속 보도에 충실히 반영할 방침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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