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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도시연구] 신정역 5번 출구에서 양천서부의 새로운 도시표준을 제안한다

한국도시정비신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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경사와 단차를 ‘입체도시’의 자원으로 주거·상업·건강·복지·문화가 결합된 새로운 역세권 구상 “집을 새로 짓는 개발을 넘어 삶을 바꾸는 도시개발로”
도시표준연구소 조용석소장

[필자 약력]

서울대학교 경제학부 졸업
서울시 자문위원(전) 

마곡지구 2단계 전략 책임연구
송파구 문정지구 심의위원
은평뉴타운 2단계 도시계획 변경 참여
검단신도시 마케팅 전략 수립
동탄신도시 마케팅 계획 수립

 

신정역 5번 출구에 서면 한 가지 질문을 던지게 된다. 

왜 지하철역이 생긴 지 30년이 넘었는데도 이곳은 여전히 

양천서부의 변두리에 머물러 있는가.

 

신정역은 양천서부의 관문이다. 그러나 목동역과 신정네거리역이 성장하는 동안 신정역 일대에는 저층 노후주택과 소규모 상가, 경사진 도로와 일방통행로가 그대로 남았다.

한국도시표준연구소는 여기에서 오히려 가능성을 발견한다. 이미 완성된 도시보다 바꿀 것이 많은 도시가 더 큰 변화의 가능성을 품고 있기 때문이다.

 

우리가 연구하고 있는 신정역 945·946·947번지 일대 도심복합개발도 이 질문에서 출발한다.

필자는 그동안 신도시와 도시개발 현장에서 얻은 경험을 토대로 신정역의 미래를 제안하고자 한다.

 

7천평에 ‘스마트 도시’를 설계한다

연구 대상지는 약 2만5천㎡, 약 7천평 규모다. 이곳에 1천 가구가 넘는 공동주택과 청년기숙사, 상업시설, 스포츠·건강·문화·복지시설 등을 함께 배치하는 복합개발을 구상하고 있다.

중요한 것은 아파트를 몇 동 짓느냐가 아니다.

주거와 상업, 건강과 복지, 문화와 휴식이 하나의 생활권 안에서 작동하는 ‘작은 도시’를 만드는 것​이다.

신정역을 신정4동과 신월2·4·6·7동 등 양천서부 생활권을 연결하는 새로운 중심으로 만들자는 제안이다.

[신정역 도심복합개발 미래구상도]. 신정역과 문화·복지·건강·스포츠시설을 입체적으로 연결한 미래 모습을 표현했다. <자료=한국도시표준연구소>

경사를 없애지 말고 이용하자

신정역 일대의 약점은 분명하다. 경사가 심하고 저지대와 고지대의 단차가 크다. 좁은 일방통행 도로도 불편하다. 하지만 도시계획에서는 약점도 설계에 따라 자원이 될 수 있다.

 

저지대는 신정역과 수평으로 연결하고 고지대는 수직이동체계를 통해 주거지역과 잇는다. 단지 내부에는 보행축을 만들고 경사지와 단차를 활용해 상업·복지·생활시설을 입체적으로 배치하는 방안을 연구하고 있다.

 

도로 역시 관계기관과의 협의를 통해 양방향 교통과 안전한 보행 공간을 확보할 수 있는지 검토해야 한다.  이것이 우리가 제안하는 신정역의 첫 번째 도시표준이다.

 

스쳐가는 역에서 머무는 역으로

신정역에는 많은 사람이 오간다. 하지만 유동인구가 많다고 좋은 상권이 저절로 만들어지는 것은 아니다.  

지금까지 5호선 신정역은 사람들이 내려 집으로 흩어지는 곳이었다면 앞으로는 머물고 모여드는 역세권으로 바꿀 필요가 있다. 

생활편의시설과 의료시설, 음식점, 휴식공간 등이 어우러진 종합상권을 조성해 쇼핑하고, 진료받고, 운동하고, 쉬는 생활의 거점으로 만들자는 것이다.

역세권의 변화가 주변 주거환경과 상권의 가치까지 끌어올리는 선순환 구조를 만드는 것이 목표다. 

 

양천서부 건강·복지 거점 ‘신정스포렉스’

또 하나의 제안은 가칭 ‘신정스포렉스’​다. 스포츠·레저센터와 건강·보건·복지·문화 기능을 결합한 생활SOC 거점이다. 100세 시대의 도시개발은 집만 새로 지어서는 부족하다. 아이부터 어르신까지 배우고, 운동하고, 건강과 여가를 누릴 수 있어야 한다.

 

특히 개발 과정에서 조성되는 지하공간 등을 활용해 지역주민이 함께 이용할 수 있는 시설을 마련한다면 새로운 공공기여 모델도 가능하다.

 

아파트의 자산가치와 ‘살고 싶은 동네’라는 생활가치를 함께 높이자는 것이다.

집이 달라지면 삶도 달라져야 한다 현재 연구안에서는 60㎡·84㎡·122㎡ 등 다양한 주택형과 주요 평면의 4베이 구조 등을 검토하고 있다.

빌라와 다가구주택 주민에게 더 나은 주거 선택의 기회를 제공하는 한편, 기존 임대소득을 고려해 기숙사와 상업시설 등을 활용한 새로운 수익구조도 연구할 필요가 있다. 재개발로 기존의 생활기반을 잃는 것이 아니라 주거환경과 생활기반, 재산가치가 함께 좋아지는 구조를 만드는 것이다.

 

집이 달라지면 삶도 달라져야 한다.

좋은 구상은 ‘좋은 숫자’가 증명해야 한다  본 연구소가 검토한 기초자료를 기준으로 대상지는 약 2만5천㎡이며, 신정역 350m 이내 1차 역세권 포함 비율은 97% 이상, 노후도는 80% 이상으로 분석되고 있다. 단독주택 비율 역시 높은 지역이다.

 

입지와 노후도 측면에서는 도심복합개발을 검토할 충분한 잠재력이 있다고 판단한다. 그러나 좋은 입지가 사업의 성공을 보장하지는 않는다. 용적률과 세대수, 공사비, 금융비용, 상업시설의 사업성, 기숙사 운영수익, 공공기여, 주민 분담금을 하나씩 숫자로 검증해야 한다.

 

주민 부담을 최소화하려면 적정 공사비와 효율적인 공간 활용, 금융비용 절감과 함께 주거 이외의 수익원을 찾아야 한다.

 

마지막 질문은 ‘주민에게 어떤 혜택이!

높은 건물이나 높은 용적률 자체가 좋은 도시의 기준은 아니다. 개발 전보다 걷기 좋아지고 이동하기 편리해져야 한다. 상권이 살아나고 건강·복지·문화시설이 가까워지면서 주민의 재산가치와 생활의 질도 함께 높아져야 한다.

 

그래서 신정역 개발에서 우리가 끝까지 던져야 할 질문은 이것이다.

“이 개발을 통해 주민에게 어떤 혜택이 돌아가는가.”

신정역이 목동을 따라가는 도시가 될 필요는 없다. 신정역만의 도시를 만들면 된다.

신정역 5번 출구에서 시작되는 변화가 양천서부의 새로운 중심을 만들고, 나아가 노후 역세권 개발의 새로운 도시표준으로 발전하기를 기대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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