도시정비

[인문산책] 바람이 불어도 흔들리자 말것은 ?

함명진 작가
입력
한국도시정비신문 상임고문 

창밖, 가을바람이 거칠게 나무를 흔든다.

바람이 나무를 미워해서 흔드는 것일까.

우리네 삶에도 때때로 돌풍이 불고 태풍이 몰아친다. 누군가의 말 한마디가 가슴에 박히고, 오래된 상처가 다시 아파올 때도 있다.

세상은 저마다의 잣대로 사람을 재단한다.

그러나 그 잣대는 상황에 따라 달라진다. 사람마다 보는 관점이 다르고, 어제의 칭찬이 오늘의 비난이 되기도 한다.

 

고대 그리스 비극 『안티고네』는 테바이의 왕 크레온과 안티고네의 갈등을 다룬다. 안티고네는 권력자의 명령 앞에서도 자신의 신념을 버리지 않는다.

 

“나는 미움이 아닌 사랑하기 위해 태어났다.”

남들이 자신을 어떻게 바라보는가보다 어떤 사람으로 살아갈 것인가를 더 중요하게 여긴 것이다.

수천 년 전의 이야기가 오늘의 우리에게도 묻는다.

남의 칭찬이 내 가치를 높여주는 것도 아니고, 누군가의 비난과 인신공격이 내가 살아온 삶의 가치를 지우는 것도 아니다.

 

“저것은 저 사람의 선택일 뿐, 나의 전부가 아니다.”

이런 마음의 원칙이 필요하다. 나는 그것을 자신을 아끼는 마음이라고 생각한다.

자신을 사랑한다는 것은 내가 언제나 옳다고 주장하는 것이 아니다. 잘못했다면 사과하고 고치며, 같은 실수를 반복하지 않으려 노력하는 것이다.

바람이 불 때 나무는 뿌리로 버틴다.

우리에게도 그런 뿌리가 필요하다. 돈도 명예도 타인의 인정도 아니다.

 

스스로를 존중하는 마음이다.

세상의 평가는 바람처럼 수시로 방향을 바꾼다. 그 바람을 모두 피하며 살 수는 없다.

때로는 흔들려도 좋다.

흔들리는 것과 나를 잃는 것은 다르기 때문이다.

 

바람은 여전히 불어온다.

그러나 뿌리가 단단하다면
바람에 흔들릴지언정
나까지 잃어버리지는 않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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