도시정비

[반론보도] 장미아파트 재건축 공방 감정싸움,'도정법'잣대는…

최종엽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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비대위도, 추진위도, 행정기관도… 법 앞에서는 같은 기준이 적용된다

[한국도시정비신문= 최종엽 기자] 본지는 지난 7월 15일 「장맛비보다 무서운 건 분담금 폭 인천 장미아파트 재건축 논란」이란 제하의 기사에서 비상대책위원회(이하 비대위)가 제기한 문제점과 주민들의 목소리를 보도했다.

인천시 미추홀구 장미아파트 재건축 사업지 현장, 정문에서 본 전경. 

이후 재건축 추진위원회(이하 추진위)는 기사 내용 가운데 일부 사실관계가 다르다며 공식 반론보도를 요청했고, 본지는 언론의 공정보도 원칙과 반론권 보장 원칙에 따라 추진위의 입장을 충실히 반영한 반론 보도를 게재한다. 

그러나 양측의 주장은 여전히 첨예하게 엇갈리고 있다. 독자들 역시 어느 쪽의 주장이 법률적으로 타당한지 판단하기 어려운 상황이다. 

 

이에 본지는 기존 보도와 반론보도에서 제기된 핵심 쟁점을 정비사업의 기본법인 「도시 및 주거환경정비법(이하 도정법)」을 기준으로 다시 검증했다.

 

이번 기사는 어느 한쪽의 주장을 재인용하거나 평가하기 위한 것이 아니라, 법이 요구하는 절차와 기준에 비추어 장미아파트 재건축 논란의 핵심 쟁점을 객관적으로 살펴보는 탐사보도다.

 

쟁점 ① 비대위원장의 자격 논란…법은 '신분'보다 '권한'을 본다

 

추진위는 간담회가 무산된 배경으로 "비대위 측 요청자가 토지등소유자가 아닌 임차인이었으며, 위임장 등 객관적인 권한 확인 자료가 제출되지 않았다"고 주장했다.

 

도정법상 정비사업의 권리행사 주체는 원칙적으로 토지등소유자다.

다만 민법상 대리제도에 따라 토지등소유자로부터 적법한 위임을 받은 대리인은 위임 범위 안에서 권리를 행사할 수 있다.  따라서 이번 논란의 핵심은 '임차인인가'가 아니라 '적법한 위임이 존재하는가'이다.

비대위가 다수 토지등소유자로부터 적법한 위임을 받았음을 객관적으로 입증한다면 대표성에 

관한 논란은 상당 부분 해소될 수 있다.

 

반대로 추진위 역시 단순히 '임차인'이라는 이유만으로 대화 자체를 거부하기보다는 실제 위임 여부를 확인하는 절차를 거치는 것이 분쟁 해소에 도움이 될 수 있다. 결국 이 문제는 감정이 아니라 객관적인 서류와 사실관계로 판단되어야 한다.

 

쟁점 ② 분담금 자료는 공개 대상인가… 도정법 제124조는 

 

장미아파트 갈등의 핵심은 분담금 산정 근거와 사업 관련 자료의 공개 여부다. 추진위는 사업 초기 단계인 만큼 향후 사업비와 공사비가 변동 될 가능성이 크다는 이유 등을 들어 자료 공개에 신중한 입장을 보이고 있다. 

 

반면 도정법 제124조는 추진위원장 또는 사업시행자가 작성되거나 변경된 정비사업 관련 서류와 자료를 일정 기간 내 공개하고, 토지등소유자 등의 열람·복사 요청에 응하도록 규정하고 있다.

따라서 추진위가 이미 작성·보유하고 있는 사업비 산정자료, 공사비 검토자료, 비례율 산출자료 등이 있다면 해당 자료가 제124조상 공개 대상에 해당하는지 여부가 중요한 판단 기준이 될 수 있다.

 

반대로 아직 작성되지 않은 자료까지 새롭게 만들어 공개해야 한다는 의미로 확대 해석되지는 않는다. 대법원도 열람·복사 요청 당시 존재하지 않는 자료까지 작성하여 제공할 의무는 없다는 취지로 판단한 바 있다. 결국 핵심은 자료의 존재 여부와 공개 대상 해당 여부다.

 

쟁점 ③ 미추홀구청의 역할…감독권은 충분히 행사되고 있는가

 

양측의 갈등이 장기화되면서 관할 인허가권자인 미추홀구청의 역할에도 관심이 모아지고 있다.

도정법 제113조는 토지등소유자 간 분쟁으로 사업 지연이 우려되는 경우 인허가권자가 필요한 조치를 명할 수 있도록 규정하고 있으며, 제111조는 자료 제출 요구와 현장 조사 권한을 부여하고 있다.

 

즉 법은 행정기관에 단순한 인허가 권한뿐 아니라 사업이 적법하고 투명하게 진행될 수 있도록 관리·감독할 수 있는 권한을 함께 부여하고 있다. 따라서 현재와 같은 정보공개 논란과 주민 갈등이 지속되는 상황에서 행정기관이 어떠한 행정지도와 감독을 실시하고 있는지는 주민의 알 권리 차원에서도 충분히 점검할 필요가 있다.

 

법은 어느 공정하다. 

이번 사안을 도정법의 기준으로 살펴보면 법은 어느 한쪽의 주장만을 지지하지 않는다.

비대위에는 적법한 대표성과 위임관계를 요구하고,

추진위에는 법이 정한 정보공개 의무를 요구하며,

행정기관에는 공정한 관리·감독 책임을 요구한다.

결국 장미아파트 재건축의 성패는 목소리의 크기가 아닌 누가 법이 요구하는 절차와 책임을 충실히 이행 하느냐에 달려 있다.

 

본지는 향후 장미아파트 재건축과 관련하여 다음 사항을 지속적으로 검증할 예정이다. 

  • 비대위의 대표성 및 위임장 실재 여부
  • 추진위의 도정법 제124조에 따른 정보공개 이행 여부
  • 미추홀구청의 관리·감독 권한 행사 여부
  • 주민들의 알 권리 보장 실태

감정과 의혹은 갈등을 키우지만, 사실과 법은 갈등을 해결하는 출발점이다.

 

[편집자주] 

 

재건축은 건물을 새로 짓는 사업이지만, 그 출발은 사람과 사람 사이의 신뢰를 다시 세우는 일입니다. 장미아파트를 둘러싼 논란에서 비대위는 주민의 참여와 정보공개를 요구하고, 추진위는 적법한 절차와 대표성을 강조합니다. 행정기관은 공정한 관리·감독의 책임을 갖습니다. 어느 한쪽만의 의무가 아니라, 모두에게 주어진 책임입니다.

 

관련법은 비대위에도, 추진위에도, 행정기관에도 각각 다른 권한과 함께 같은 수준의 책임을 요구하고 있다는 사실입니다.  

우리는 지금 상대를 이기기 위해 재건축을 하는가, 아니면 모두가 함께 살아갈 공동체를 만들기 위해 재건축을 하는가.

 

법은 분쟁의 시비를 판단합니다. 그러나 신뢰는 서로를 이해하려는 태도에서 시작됩니다. 

본지는 확인된 사실과 법률에 기초하여 갈등을 기록하는 데 머물지 않습니다. 

독자와 함께 질문하고, 함께 해법을 모색하며, 공동체의 신뢰를 회복하는 공익 보도를 지향합니다. 

 

최종엽 기자 , 기사제보 : [email protected]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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