도시정비

[기획연재: 지역주택조합 잔혹사 ③] 지주택, 도심에서 토지주와 만나다

최종엽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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모집 조합원과 원주민 토지주, 하나의 사업장에서...

지역주택조합은 주택을 마련하려는 사람들이 조합을 구성하고 토지를 확보해 아파트를 건설하는 방식이다. 이 사업이 도심으로 들어오면서 조건이 달라졌다. 사업 대상지에는 이미 집과 땅을 가진 토지주가 있다. 

2012년 서울시는 장기간 지연된 뉴타운·재개발 사업의 수습방안을 내놓고 실태조사에 들어갔다. 정비구역 해제도 이어져 2014년 2월까지 총 148개 구역이 해제됐다. 

같은 해 12월 정부는 「주택법 시행령」을 개정해 지역주택조합에 가입할 수 있는 1주택자의 주택 규모 기준을 전용면적 60㎡ 이하에서 85㎡ 이하로 확대했다.

 

두 정책은 목적과 법적 근거가 다르다. 그러나 이후 수도권 기존 주거지에서도 지역주택조합 사업이 추진되면서 집이 필요한 모집 조합원과 땅을 가진 원주민 토지주가 하나의 사업장에서 만나게 됐다.

 

집이 필요한 무주택자, 집과 토지를 소유한 사람이 만나다. 

 

모집 조합원은 아파트를 지을 토지가 필요하다. 원주민은 그 토지를 가지고 있다.  모집 조합원은 낮은 토지비와 사업비를 원하고, 토지주는 자신의 토지가 정당한 가치를 인정받기를 원한다.

같은 사업에 참여하지만 경제적 이해관계는 같지 않다.

그렇다면 토지가격은 누가 결정하는가.

사업비가 늘어나면 누가 부담하는가. 그리고 토지주는 묻게 된다.

내 땅에서 진행되는 개발사업에서 나는 무엇을 결정할 수 있는가.

 

토지 확보가 늦어지면 사업기간이 길어지고 금융비용 등 사업비가 늘어날 수 있다. 모집 조합원에게는 추가분담금 등의 부담으로, 원주민 토지주에게는 계약관계에 따라 재산권의 문제로 이어질 수 있다.  

 

사업을 결정하는 사람과 그 위험을 부담하는 사람은 같은가.

 

2026년 국회에서도 ‘토지주’를 들여다봤다. 2026년 2월 국회에 제출된 「주택법 일부개정법률안」에는 사업구역의 토지소유자가 토지나 건축물을 출자·제공하고 조합에 참여할 수 있도록 하는 ‘지주조합원’ 제도가 담겼다.

 

개정안은 토지 확보 지연으로 사업기간과 금융비용이 늘고 그 부담이 조합원에게 돌아가는 문제를 제기했다. 토지소유자가 조합에 참여하기 어려워 이해관계를 일치시키기 어렵다는 점도 개정 이유로 들었다.

 

원안은 사업계획승인에 필요한 토지소유권 확보 기준도 95%에서 80%로 낮추도록 했다.

그러나 이 개정안은 그대로 법률이 되지 않았다. 국토교통위원회 심사에서 대안에 반영돼 폐기됐다.

 

원안에는 ‘지주조합원’…최종법은 다른 길을 택했다. 국회 심사를 거친 개정 「주택법」은 2026년 8월 본회의를 통과해 지난 9월 8일 공포됐다. 최종법은 ‘지주조합원’을 그대로 도입하는 대신 토지 확보 요건을 강화하는 방식을 택했다.

 

조합설립인가 단계에서 사유지는 소유권 또는 신고된 매매계약서를 확보하도록 하고, 매매계약의 경우 실제 거래가격의 10% 이상을 계약금으로 지급하도록 했다. 토지 확보의 실질성을 높이기 위한 제도개선이다. 그러나 토지주에게는 중요한 문제가 남는다.

계약금 10%를 받으면 토지주는 안전한가.

 

사업이 지연되거나 자금조달에 차질이 생겨 중도금과 잔금을 받지 못한다면 어떻게 되는가.

매매계약은 어떻게 되고, 이미 제공한 토지사용승낙은 어떻게 되는가.

사업이 멈춘 동안 내 땅은 어떻게 되는가. 그리고 질문은 하나로 모인다.

10%를 받고 내 땅을 사업에 묶었는데, 나머지 90%를 받지 못하면 누가 책임지는가.

 

본지는 제4편에서 국회 심사자료와 정부·지자체 자료, 실제 사업장의 계약과 피해사례를 통해 이 질문을 추적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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