용마산 도심공공주택복합사업 -헌법적 질문
[한국도시정비신문 =최종엽기자] 국가 기구인 LH의 존재목적은 무엇인가. 국가는 국민의 생명과 재산을 보호하기 위해 존재하며, 모든 공권력은 국민을 위한 봉사자가 되어야 한다.

공공이 시행하는 도시정비사업 역시 이 원칙에서 출발해야 한다. 국민의 재산권이 걸린 사업이라면 가장 먼저 보호되어야 할 것은 사업의 확장이나 속도가 아니다. 국민이 충분한 정보를 이해한 뒤 스스로 결정할 수 있는 자기결정권은 보호되어야 한다. 그것이 민주주의이며, 헌법이 보장하는 재산권의 출발점이다.
용마터널 인근 도심공공주택복합사업은 우리에게 하나의 질문을 던지고 있다. 국민은 충분히 이해한 뒤 동의했는가. 이 질문은 특정 사업장만의 문제가 아니다. 대한민국 공공 도시정비사업 전체가 스스로에게 던져야 할 질문이다.
한국도시정비신문은 이번 연속기획을 특정 기관이나 특정인의 책임을 미리 단정하기 위해 시작하지 않는다. 용마터널 인근 도심공공주택복합사업을 하나의 사례로 삼아 공공 도시정비사업에서 반복되는 갈등의 구조를 확인하고, 그 원인과 개선 방향을 찾기 위해 이 연속기획을 시작한다.
이번 취재는 하나의 질문에서 출발한다.
공모지침은 공개되었다.
그러나 국민은 충분히 이해했는가.
질문은 접수되었다.
그러나 성실하게 답변되었는가.
절차는 진행되었다.
그러나 신뢰는 형성되었는가.
국가는 왜 존재하는가
국가는 국민을 위해 존재한다. 이 원칙은 정치 구호가 아니라 헌법의 출발점이다. 국민의 재산권이 걸린 공공사업이라면 국가는 단순히 사업을 관리하는 주체가 아니라 국민의 자기결정권을 보장하는 보호자가 되어야 한다.
국토교통부는 국가의 주택정책을 총괄하는 정부부처다. LH는 그 정책을 현장에서 집행하는 공공기관이다. 그렇다면 또 하나의 질문이 생긴다. 국가 주택정책의 궁극적인 목적은 무엇인가.
주택을 많이 공급하는 것인가.
사업을 신속하게 추진하는 것인가.
아니면 국민이 충분한 정보를 이해하고 자신의 재산에 관한 결정을 내릴 수 있도록 돕는 것인가.
이번 취재는 특정 기관의 잘못을 먼저 찾기 위한 것이 아니다.
국가의 주택정책이 현장에서 본래의 존재 이유에 맞게 구현되고 있는지를 확인하기 위한 탐사이다.

공개는 있었는데 이해는 있었는가
한국도시정비신문이 확보한 자료에 따르면 LH는 시공사 공모지침 전문을 공식 홈페이지에 게시했다. 공개 사실은 확인된다.
그러나 이번 취재의 핵심은 공개 여부가 아니다.
공개된 정보가 실제 국민의 이해로 이어졌는가.
인터넷과 전자문서 이용이 익숙하지 않은 국민(토지등소유자)에게 홈페이지 게시만으로 정보전달이 충분히 이루어졌다고 볼 수 있는가.
국민과의 소통이 오직 홈페이지 게시만으로 충분했다고 판단하는가.
국민의 모든 재산이 걸린 중요한 사업에서 홈페이지에 자료 게시만으로 국가의 설명 책임과 고지의무가 모두 이행되었다고 보는가.
공공기관은 국민이 자료를 열람했다는 사실과 국민이 그 내용을 충분히 이해했다는 사실을 동일하게 볼 수 있는가. 바로 이 지점이 이번 탐사보도가 확인하려는 핵심이다.
공개와 전달은 다르다.
전달과 이해도 다르다.
행정은 공개로 절차를 마칠 수 있다.
그러나 공공성은 국민이 이해할 때 비로소 완성된다.
[기자의 시선]
탐사보도의 목적은 사람을 심판하는 데 있지 않다.
기준을 세우는 데 있다.
이번 연속기획은 용마터널 사업의 찬반을 다루는 기획이 아니다.
국민의 재산권이 걸린 공공사업은 어떤 기준 위에서 운영되어야 하는가를 묻는 기록이다.
국가의 기능은 사업의 성과만을 높이는 데 있는가.
아니면 국민이 신뢰할 수 있는 절차를 만들고, 충분한 설명과 소통을 통해 국민의 자기결정권을 보장하는 데 있는가.
주민대표회의 역시 주민을 대신해 결정하는 조직이 아니라 주민이 충분히 이해하고 올바르게 판단할 수 있도록 설명하는 조직이어야 한다.
이번 연속기획이 끝날 때까지 한국도시정비신문은 하나의 질문을 놓지 않을 것이다.
국민은 무엇을 믿고 동의했는가.
그 질문에 대한 답을 찾는 것이 이번 탐사보도의 시작이며, 동시에 대한민국 공공 도시정비사업이 앞으로 답해야 할 과제이기도 하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