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질문의 철학] 개정된 정보 통신법이 국민에게 던지는 질문

인류 문명은 법으로 발전한 것이 아니라 질문으로 성장해 왔다. 법은 시대가 만든 결과물이지만, 질문은 시대를 움직이는 출발점이다. 훌륭한 법은 언제나 깊은 질문에서 태어났고, 나쁜 법은 질문을 두려워할 때 만들어졌다.
오늘(7.7일) 부터 발효되는 정보통신망법은 정치적 대립을 넘어 우리 사회에 큰 질문을 던지고 있다.
첫번째 질문 - 자유를 줄여 안전을 취할 것인가
허위 정보는 공동체를 해칠 수 있다. 개인의 명예를 훼손하고 사회적 혼란을 키우는 일이 분명 존재한다. 국가는 국민을 보호할 책임이 있으며 법은 그 책임을 수행하는 중요한 장치다.
그러나 자유를 제한하여 안전을 확보하려는 순간 민주주의는 또 다른 위험과 마주한다. 자유를 제한하는 권한은 결국 권력의 입김에 의해 좌우되기 때문이다. 오늘의 선의가 내일의 선의가 된다는 보장은 없다. 민주주의는 거짓이 없는 사회를 만드는 제도가 아니라, 자유를 지키며 거짓을 이겨내는 체제여야 한다.
두 번째 질문 - 누가 진실을 결정하는가
역사는 오늘의 여당이 내일은 야당이 될 수 있으며 오늘의 소수가 내일은 다수가 될 수 있다. 헌법은 특정 권력의 편이 아니다. 오히려 권력을 견제하는 역할을 한다. 법이 권력의 하수인이 되어선 안된다.
기자의 취재는 종종 의심과 비난 속에서 시작되고, 공익제보 역시 처음에는 거짓이라 공격을 받는 경우가 많으나 시간이 흐른 뒤에야 그것이 진실이었음을 사회가 인정한 사례는 많다. 민주주의는 진실을 선언하는 체제가 아니라, 서로 다른 주장들이 공개적으로 검증되는 과정이다. 진실은 권력이 만드는 것이 아니라 자유로운 토론과 검증과정에서 드러난다.
세번째 질문 - 민주주의는 무엇을 먹고 자라는가.
법은 허위를 규제할 수 있다. 그러나 그 규제는 명확해야 하고 선을 넘지 않으며 표현의 자유를 위축시켜서는 안 된다. 특히 취재는 의심에서 시작하여 검증 과정으로 완성된다. 그러나 언론 과정이 처벌로 위축된다면 언론은 권력의 감시가 아닌 권력의 눈치를 보는 존재로 전락할 개연성이 있다.
민주주의는 불편한 의견까지 견뎌낼 수 있을 때 더욱 강해진다. 자유를 잃지 않때 스스로 오류를 바로잡을 수 있기 때문이다. 법은 시대를 비추는 거울이다. 그러나 질문은 시대를 움직이는 나침반이다.
민주주의는 정답을 가진 체제가 아니다. 중요한 질문을 끝까지 포기하지 않는 사회가 바로 민주주의 본질이다. 질문이 멈추는 순간 법은 권력을 따르고, 질문이 살아 나는 순간 비로소 자유가 실현된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