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기획취재 -새마을금고pf사태] 대출 당일 사라진 68억… 누가 PF 자금의 통제권을 흔들었나

[한국도시정비신문 = 최종엽 기자] 금융은 신뢰로 작동한다. 그렇다면 차주의 명시적 통제와 증빙 없이 거액의 PF 대출금이 움직였다면 무엇이 무너진 것일까. 새마을금고를 통해 실행된 360억 원 규모의 프로젝트파이낸싱(PF) 대출 과정에서 대출 당일 68억 원이 인출된 정황을 둘러싸고 논란이 이어지고 있다.
피해를 주장하는 시행사 측은 백지 출금전표의 임의 사용 의혹을 제기하고 있으며, 관련자들은 특정경제범죄가중처벌법상 배임 및 알선수재 혐의로 재판을 받고 있다. 최근 시행사 측의 대응으로 우려됐던 공매 위기는 일단 넘겼지만 사건의 핵심 의문은 여전히 해소되지 않고 있다.
대출 당일 인출된 68억 원은 누구의 지시에 의해, 어떤 절차를 거쳐, 어디로 흘러간 것인가.
본지는 관계기관 자료와 진술서, 탄원서 및 관계자 증언 등을 토대로 사건의 경위를 추적했다.
■ 사건의 시작… 대출 실행 당일 벌어진 68억 인출 논란
사건은 지난 2020년 7월 16일로 거슬러 올라간다. 용인 신갈 주상복합 개발사업 시행사인 ㈜D개발은 토지대금과 사업비 조달을 위해 울산 소재 A새마을금고 특정 지점을 대리금융기관으로 하는 8개 금고 대주단으로부터 총 360억 원 규모의 PF 담보대출을 실행했다.
문제는 대출 실행 당일 발생했다. 차주(D개발) 측 주장에 따르면 당일 오후 4시경 정상적인 자금출금요청서나 세금계산서 등 객관적 증빙 없이 총 68억 원이 인출됐다. 인출 금액은 현금 3억 원과 전산 이체 65억 원으로 구성됐으며, 자금은 대출 브로커와 연관된 것으로 지목된 복수의 법인 계좌로 이동한 것으로 알려졌다.
차주 측은 당시 원거리 거래 관행상 필요하다는 설명을 듣고 제출했던 백지 출금전표가 본래 취지와 다르게 사용됐을 가능성을 제기하고 있다. 또한 자금 인출 사실을 한 달여 뒤에야 통보받아 사실상 자금 회수나 통제 기회를 상실했다고 주장하고 있다.
특히 인출 자금 일부가 다른 개발사업장으로 흘러들어 갔다는 의혹까지 제기되면서 논란은 단순한 자금 집행 문제를 넘어섰다.
■ 엇갈리는 진술… 재판정으로 옮겨진 진실 공방
사건 이후 새마을금고 내부 감사 과정도 논란의 대상이 됐다. 당시 감사보고서에는 "창구 CCTV를 통해 차주 회사 직원이 현금을 수령한 사실을 확인했다"는 취지의 내용이 포함된 것으로 전해졌다. 그러나 피해를 주장하는 측은 해당 내용이 사실과 다르다고 반박하며 내부통제 부실과 사건 축소 의혹을 제기하고 있다.
현재 당시 지점장 김 모 씨와 관련 브로커 김 모 씨, 조 모 씨 등은 특정경제범죄가중처벌법상 배임 및 알선수재 혐의로 기소돼 창원지방법원 통영지원에서 재판을 받고 있다.
반면 피고인 측은 "시행사 총괄책임자의 지시에 따른 업무였다"는 취지로 혐의를 부인하고 있는 것으로 알려졌다. 사건의 실체를 둘러싼 양측의 주장은 현재 법정에서 첨예하게 맞서고 있다.
■ 자금 논란에서 공매 논란으로… 사업권을 둘러싼 또 다른 의혹
논란은 자금 인출 문제에만 그치지 않았다. 담보 토지 일부가 신탁 과정에서 제외되면서 이른바 '알박기'가 가능해졌다는 의혹이 제기됐다. 또 특정 브로커 업체가 일부 토지주들을 상대로 유리한 조건을 제시하며 공매 참여를 유도했다는 주장도 나왔다.
이 과정에서 토지주들 사이 갈등이 심화됐고 사업장은 공매 절차에 들어가며 위기를 맞았다.
실제로 공매 최저낙찰가가 397억 원 수준까지 하락하면서 사업권이 수의계약 형태로 넘어갈 수 있다는 우려가 제기되기도 했다.
그러나 최근 시행사 측이 법적 대응에 나서면서 공매 절차는 사실상 제동이 걸렸고, 당장의 사업권 상실 위험은 상당 부분 해소된 것으로 알려졌다.

■ 공매는 멈췄지만 진실 규명은 끝나지 않았다
피해자 측은 공매 위기가 진정됐다고 해서 사건이 종결된 것은 아니라고 주장한다. 핵심은 여전히 68억 원의 사용처와 자금 흐름이 명확하게 규명되지 않았다는 점이다. 국민권익위원회 역시 사안의 중대성을 고려해 관련 민원을 행정안전부 지역금융지원과로 이송한 상태다.
피해자 대책위는 관련자 계좌 추적과 자금 흐름 전반에 대한 조사, 금융기관 내부통제 절차 검증 등이 필요하다고 주장하고 있다. 본지는 현재 관련 재판 기록과 관계자 진술을 추가 확인하고 있으며, 기사에 언급된 당사자들과 새마을금고, 신탁사 관계자들의 입장을 청취하기 위한 인터뷰를 진행 중이다. 반론이 접수될 경우 이를 충실히 반영할 예정이다.
■ 기자의 시선
어쩌면 이 사건은 68억 의 행방보다 우리 사회에 더 큰 질문을 던지고 있다.
금융기관은 무엇으로 존재하는가.
시민들이 자신의 재산과 미래를 맡길 수 있다는 믿음 때문이다.
PF는 미래의 가치를 현재의 자금으로 연결하는 제도다.
만약 거액의 대출금이 차주의 실질적 통제 밖에서 움직일 수 있었다면
이는 특정세력의 일탈을 넘어 금융질서를 흔드는 사건이다.
법은 돈이 보호가 아닌 신뢰를 보호하기 위해 존재한다.
잃은 돈은 다시 벌 수 있으나 신뢰를 잃은 사회는 다시 세우기 어렵다.
지금 필요한 것은 누가 옳은가 보다 무엇이 사실인가를 밝히는 일이다.
계좌는 거짓말하지 않는다.
전표는 기억을 잃지 않는다.
거래 기록은 침묵 속에 진실을 남긴다.
사정기관이 밝혀야 할 것은 누가 돈을 가져갔는가 보다
그 거액의 돈이 어떤 절차를 통해 움직였으며, 누가 금융 의 신뢰를 무너뜨렸는가이다.
68억 원의 행방은 밝혀질 것이다.
그러나 이 사건이 우리 사회에 남긴 질문은 사건 후 에도 계속될 것이다.
지금 해당 금융당국은 "금융기관의 존재 목적은 무엇인가?." 이 문장에 대한 답이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