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기획 탐사] LH의 도심공공 개발의 그늘… ‘토지 수용인가 ‘사회적 분배’인가
[한국도시정비신문 =최종엽기자] 민간 개발의 고질적인 병폐인 주민 갈등과 사업 지연을 해결하겠다며 정부와 한국토지주택공사(LH)가 야심 차게 도입한 ‘도심공공주택복합사업’이 도입 수년이 지난 지금, 도리어 더 거대한 제도적 갈등의 소용돌이에 빠져들고 있다.

현장에서는 "공익의 가면을 쓴 합법적 토지 수탈"이라는 격앙 된 목소리가 나오는 반면, 시행사인 LH 측은 "개인의 이익을 넘어 무주택 서민을 위한 주거 복지와 시장 안정을 위한 불가피한 법 집행"이라며 맞서고 있다.
숫자가 증명하는 잔혹한 성적표 - ‘철회 도미노’와 ‘분양가 역전’
주민들의 분노 - "합법적 절차를 가장한 재산권 침해"
주민 3분의 2가 동의하면 사업이 확정되는데, 반대하는 3분의 1의 토지는 토지수용위원회의 감정평가액으로 강제 매도청구 당한다. 문제는 개발 이익이 배제된 기준이어서 주변 아파트 시세보다 보상액이 턱없이 낮다는 점이다.
특히 2021년 6월 29일 도심공공주택복합 법안 통과일 이후 해당 구역의 주택을 매수한 이들은 실거주 목적이라 할지라도 입주권을 받지 못하고 헐값에 현금 청산 당하는 구조는 ‘선의의 피해자’를 양산하며 재산권 침해 논란을 가중시키고 있다 . 이는 헌법 제23조가 보장하는 ‘정당한 보상’의 원칙에 위배될 소지가 다분하다.
개발 이익의 공공 독점과 주민 희생
정부는 용적률을 최대 500%까지 올려주는 특혜를 주었지만, 이로 인해 늘어난 주택 공급 분의 마진은 땅 주인이 아닌 LH가 가져가 공공 시설 및 임대 등으로 배분 아파트 이미지 및 주택가 형성에 부정적 영향을 준다.
또한 용적률 상향은 일조권 침해, 주거 밀도 상승 등 주거 환경 악화를 감수해야 함에도 불구하고, 그로 인해 발생하는 개발 이익은 공공이 독점하는 구조적 모순에 직면한다. 이는 주민들의 희생을 바탕으로 한 개발 이익을 공공이 일방적으로 환수하는 ‘불공정으로 인식된다.
그러나 이러한 ‘수용론’에 대해 LH와 정부는 강력히 반박한다. LH 측은 현재의 위기 통계와 사업 구조가 오히려 공공기관이기에 감당하고 있는 ‘착한 적자’이자 ‘시장 정화 과정’임을 강조한다.
LH 관계자는 "건설 원가가 30% 이상 폭등한 금융 위기 상황에서 민간 재개발이었다면 시공사 계약 해지와 조합 파산으로 주민들이 전재산을 날렸을 것"이라며, "착공이 늦어지더라도 공공의 신용으로 미분양 리스크를 끝까지 책임지며 사업을 끌고 가는 주체는 LH밖에 없다"고 반박한다.
그러나 ‘착공 제로건’이라는 결과가 과연 공공의 책임감 있는 방어선인지, 아니면 제도의 미비와 원칙없는 행정의 문제에 대한 비판은 여전히 유효하다.
"용적률 특혜는 주민 자산 아닌 ‘국가 권한’… 사유화 안 돼"
용적률 500% 상향으로 생긴 개발 이익을 환수하는 것에 대해서도 법리적 정당성을 부여한다.
헌법 제122조(토지공개념)에 의거하여, 용적률 인센티브는 토지 자체의 가치가 아니라 국가가 공익을 위해 부여한 정책적 특혜라는 것이다.
이를 특정 땅 주인이 독점하는 것이 오히려 불공정하며, 환수된 이익으로 청년과 무주택 서민의 주거 복지 재원을 마련하는 것이 사회적 정의라는 논리다.
이 주장은 공공의 이익과 사회적 형평성이라는 대의명분을 내세우지만, 사유재산권 보호라는 헌법적 가치와의 균형점을 찾는 것이 중요하다.
"현금청산은 투기꾼으로부터 원주민 보호하기 위한 칼"
가장 논란이 되는 ‘권리산정일 기준 현금청산’ 역시, 당시 영끌과 갭투자로 교란되던 부동산 시장에서 기획부동산과 전문 투기 세력의 지분 쪼개기를 막기 위한 유일한 법적 방어선이었다는 입장이다.
결국 도심공공주택복합사업의 파행은 대한민국 헌법이 보장하는 ‘사유재산권 보호(헌법 제23조)’와 ‘토지공개념 및 공공복리(헌법 제122조)’라는 두 거대한 가치가 정면충돌한 결과다. 공공이 ‘선한 목적’과 ‘속도’만을 맹신한 채, 인간의 사유재산과 시장의 변화를 지나치게 단순하게 계량화 한 대가이기도 하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