도시정비

[기획탐사] 법의 사각지대 틈새의 갈등 - 연신내역 도심공공주태 복합사업,

최종엽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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대표성은 무엇인가. 공공성은 무엇인가. 적법성과 정당성은 같은 것인가.

[3줄 요약]

◾ 전체회의에서 임원 연임 안건이 부결되었음에도 기존 집행부가 후속 선출 절차를 지연하면서 주민들의 대표 선출권과 의사결정 참여권을 둘러싼 논란이 확산되고 있다.

◾ 공공주택특별법상 제도적 공백을 틈타 주민대표기구의 대표성·공공성 훼손 우려가 제기되면서 주민 간 갈등이 장기화되고 있다.

◾ 과거 후보자 접수 공고를 통해 선거 절차에 관여했던 LH는 현재 법적 근거 부재를 이유로 소극적 태도를 보이고 있어 공공기관의 책임 범위를 둘러싼 논란이 커지고 있다.

은평구 연신내역 사업구역 내 한 골목 전경 
 

1. '명시적 규정 부재' 주장이 가진 법리적 한계

 

유추해석을 통한 입법 취지 존중의 필요성

도심공공주택복합사업은 민간 재개발의 장기화를 보완하기 위해 「공공주택특별법」을 적용받고 있지만, 실질적으로는 주민들이 토지와 자산을 제공하고 그 대가로 개발 이익과 주거환경 개선을 기대하는 정비사업의 성격을 갖고 있다.

 

이 때문에 특별법에 주민대표기구 임원 선출 기준이나 결격사유 등에 관한 세부 규정이 충분하지 않을 경우, 정비사업의 기본 원칙을 담고 있는 「도시 및 주거환경정비법」의 입법 취지와 공공성 원칙을 참고하여 해석해야 한다는 의견이 정비사업 전문가들 사이에서 제기되고 있다.

 

정비사업의 공공성과 사유화 방지 원칙

도시정비법이 임원의 결격사유와 직무대행 규정을 두고 있는 이유는 정비사업 운영기구가 특정 세력이나 이해관계자에 의해 독점되는 것을 방지하고 사업 운영의 투명성을 확보하기 위해서다.

 

따라서 특정 이해관계에 편중된 인적 구성이나 장기간 지속되는 권한 집중 구조는 법적 위반 여부와 별개로 공공성과 대표성을 핵심 가치로 하는 공공 주도 사업의 취지에 부합하는지에 대한 검토가 필요하다는 지적이 나온다.

 

연임 부결 이후 후속 절차의 필요성

운영규정에 따라 임기 만료를 앞두고 상정된 연임 안건이 전체회의에서 부결되었다는 것은 주민들이 새로운 선택을 요구했다는 의미로 해석될 수 있다.

따라서 기존 집행부는 차기 임원 선출을 위한 후속 절차가 원활하게 진행될 수 있도록 협조할 책임이 있다는 의견이 제기된다.

 

반면 선거관리 절차의 미비를 이유로 후속 선출 절차가 장기간 진행되지 않을 경우, 주민들의 의사 반영 기회가 제한된다는 비판도 제기되고 있다.

 

2. 갈등이 장기화되는 구조적 원인

 

제도적 공백과 규정 해석의 충돌

현행 공공주택특별법은 사업의 신속성을 강조하는 반면, 주민대표기구 운영과 관련한 세부 절차 및 분쟁 조정 장치는 상대적으로 부족하다는 평가를 받고 있다.

이로 인해 이해관계가 충돌하는 상황에서는 동일한 규정을 두고도 서로 다른 해석이 가능해지며, 갈등이 반복적으로 발생하는 구조가 형성되고 있다.

 

특히 주민대표기구의 지위 유지 문제와 차기 선출 절차 문제를 둘러싸고 규정 적용의 일관성이 부족하다는 비판이 제기되면서 주민들의 불신도 커지고 있다.

 

대표성과 투명성의 중요성

주민대표기구는 연신내 구역 전체 토지소유주의 재산권과 사업 방향을 대변하는 기구다.

따라서 법적 형식 요건 뿐 아니라 대표성, 투명성, 이해충돌 방지 원칙 역시 중요하게 고려되어야 한다.

 

전문가들은 임원 연임이 부결된 이후에는 기존 집행부가 사업의 연속성을 유지하면서도 차기 집행부가 공정하게 구성될 수 있도록 관리적 역할에 집중하는 것이 바람직하다고 보고 있다.

 

3. 사업시행자 LH의 방관이 가진 문제점

 

도심공공주택복합사업은 주민들의 재산을 기반으로 추진되지만 사업의 실질적 시행 주체는 공공기관인 LH다.

따라서 현재의 갈등을 단순히 주민 간 분쟁으로만 바라보는 것은 사업시행자의 책임 범위를 지나치게 축소하는 해석이라는 지적이 나온다.

 

주민 소관으로만 볼 수 없는 이유

공공은 사업 초기 단계에서 투명성과 신속성을 약속하며 주민들의 협조와 동의를 이끌어냈다.

그러나 주민대표기구 운영 과정에서 발생하는 갈등과 대표성 논란을 방치할 경우, 주민들이 공공사업 전반에 대한 신뢰를 잃을 가능성이 크다.

 

특히 갈등 장기화로 인해 사업 일정이 지연될 경우 발생하는 경제적 부담은 결국 전체 토지소유주들에게 돌아갈 수밖에 없다. 또한 과거 후보자 등록 공고를 통해 선출 절차에 일정 부분 관여했던 LH가 현재는 법적 근거 부족을 이유로 소극적 태도를 보이는 것 역시 행정적 일관성 측면에서 논란의 대상이 되고 있다.

 

4. 제도 개선과 공공의 책임

 

LH와 관계 기관은 주민대표기구 운영 과정에서 발생하는 제도적 공백을 방치하기보다 공정성과 대표성을 확보할 수 있는 제도 개선에 적극 나설 필요가 있다.

우선 임원 자격 요건, 이해충돌 방지 기준, 선출 절차, 직무 승계 방식 등을 구체적으로 규정한 표준 운영규정을 마련해 해석상의 혼란을 최소화해야 한다.

 

또한 연임 부결이나 임기 만료 이후 발생할 수 있는 공백 상태를 예방하기 위해 선거관리위원회 구성과 후속 선출 절차에 관한 명확한 기준을 제도화할 필요가 있다. 아울러 사업시행자인 LH는 주민대표기구 운영이 정상적으로 이루어질 수 있도록 중재 기능과 관리 책임을 보다 적극적으로 수행해야 한다.

 

[기자의 눈]

 

연신내 사례는 특정 개인이나 특정 구역만의 문제가 아니다.

이는 도심공공주택복합사업 제도 전반에 존재하는 입법 공백과 관리 부실이 어떤 결과를 초래할 수 있는지를 보여주는 상징적 사례일 수 있다.

 

주민대표기구는 수천억 원 규모의 사업과 주민 재산권에 직결되는 의사결정을 수행하는 공적 기구다. 그럼에도 현행 제도는 임원 자격, 선출 절차, 직무 승계, 이해충돌 방지 등에 관한 세부 규정을 충분히 갖추지 못했다는 지적을 받고 있다.

 

결국 갈등의 본질은 특정 인물의 문제가 아니라 제도의 문제일 수 있다.

법이 비워 둔 공간을 이해관계가 채우기 시작하면 갈등은 반복될 수밖에 없다.

사업시행자인 LH와 관계 기관은 이를 단순한 주민 간 분쟁으로만 치부할 것이 아니라 주민대표기구의 투명성과 대표성을 확보할 수 있는 제도 개선에 나서야 한다.

 

공공이 책임져야 할 영역을 주민들에게 떠넘기는 순간, 공공이 약속했던 신뢰와 공정성 역시 함께 흔들릴 수 있기 때문이다.

대표성은 무엇인가.

공공성은 무엇인가.

적법성과 정당성은 같은 것인가.

그리고 공공기관의 검증 책임은 어디까지여야 하는가.

연신내 구역을 둘러싼 논란은 지금 우리 사회에 그 질문을 던지고 있다.

 

최종엽 도시정비 전문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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