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무너진 기념비 앞에서 안중근의 '동양평화'를 다시 묻다

최종엽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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최재형 선생 후손이 전한 고치현의 안타까운 소식… 정의와 비난을 넘어 진정한 '이해와 공감'의 길을 묻다

[한국도시정비신문=최종엽기자]며칠 전, 독립운동가 최재형 선생의 후손 된 최승규 선생으로 부터 일본 고치현에서 있었던 이야기를 전해 들었다. 

일한우호 동양평화 기념비 제막식, 한국측 김황식 안중근 숭모회 이사장, 이낙연 전 총리 최승규,최종억(최재형 후손) 등이 히로타 하지메 참의원 의원, 니시모리 시오초 전 고치현 의회 의장(일본측) 등이 기념비 건립 후 기념 촬영을 하고 있다. / 사진제공 = 최재형후손 측

안중근 의사의 「동양평화론을 기리는 '한일우호 동양평화 기념비' 제막식에  김황식, 이낙연 전총리와 일본 정치인 '니시모리 시오조' 등이  함께한 뜻 깊은 행사가 불과 며칠 만에 철거되는 안타까운 장면을 직접 목도하면서 아쉬움을 감추지 못했다는 이야기를 전해 들으며 기자는 문득 하나의 질문 앞에 멈추게 되었다.

 

평화는 왜 이토록 어려운 것일까.

언론은 기념비가 철거된 사실에 주목했다. 누군가는 일본 사회를 비판했고, 또 누군가는 준비 과정의 미숙함을 지적했다. 그러나 시간이 흐를수록 기자의 마음속에 남은 것은 비난보다 더 근본적인 물음이었다.

일본 극우의 강권에 굴복해  제막 6일 만에  침묵의 천을 두른 기념비, 주변에 비계를 설치하여 일반인의 접근을 막고 있다.

평화는 서로를 이해하려는 마음에서 시작되는 것.

안중근 의사는 총을 든 독립운동가였지만, 마지막까지 집필하려 했던 것은 「동양평화론」이었다. 그는 한 나라의 승리만을 꿈꾸지 않았다. 전쟁과 증오를 넘어 동아시아가 함께 공존하는 미래를 꿈꾸었다. 

 

그렇다면 오늘 우리는 과연 그 뜻을 얼마나 이해하고 있을까. 평화는 정의(正義 )만으로 완성되지 않는다. 정의가 상대를 굴복시키려는 순간 또 다른 갈등이 시작되여 사랑도 상대를 이해하지 못하면 선의조차 오해로 남는다. 

 

"상대를 설득하기 전에 먼저 이해해야."

이번 기념비 철거는 실패의 기록일 수도 있다. 그러나 다른 한편으로는 평화를 세우는 일이 얼마나 긴 시간과 깊은 신뢰를 필요로 하는지를 일깨워 준 귀중한 경험이기도 하다. 기념비는 쉽게 세울 수 있다. 그러나 사람의 마음은 하루 만에 세워지지 않는다.

기념비보다 먼저 세워져야 하는 것은 서로를 향한 신뢰이며, 역사보다 먼저 이어져야 하는 것은 사람과 사람 사이의 공감이다.  

사진 중안에 최재형 선생의 직계 최종억 선생과 우측에는 최승규 선생의 모습이다.  

독립운동가 최재형 선생은 자신의 재산과 삶을 조국의 독립을 위해 아낌없이 내놓았다. 

 특히 안중근은 그의 저택에서  선생의 각별한 지원하에  이토히로부미 암살 계획이 이루어 졌다. 그리고  불멸의 이정표로 남아 있다. 

 

안중근과 최재형의 살신성인적 희생은 시대정신을 넘어 미래 세대가 더 평화로운 세상에서 살아가기를 바라는 불멸의 이정표로 남아 있다." 한국을 넘어 일본을 움직이고 있다.  기자가 전해 들은 독립지사 후손들이 전해 준 안타까운 이야기는 선열들이 꿈꾸었던 독립이 이제는 화해와 공존이라는 더 큰 가치로 이어져야 한다는 조용한 질문이었다. 

역사적 순간, 제막식 직후 기념비 앞에서 기념촬영을 하고 있는 최승규 선생,

우리는 역사를 바꿀 순 없다.  

그러나 역사를 바라보는 태도는 바꿀 수 있다. 

과거는 기억해야 하지만 미래는 함께 만들어야 한다.  

안중근의 동양평화론은 과거를 잊으라는 말이 아니라, 과거를 넘어설 용기를 가지라는 제안이었다.

 

기념비는 철거되었지만, 동양평화의 이상까지 철거된 것은 아니다. 기념비는 무너질 수 있어도 양심은 무너지지 않는다.  그리고 인류의 역사는 언제나 기념비보다 마음을 세운 사람들을 더 오래 기억해 왔다.  

 

최종엽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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