도시정비

[기획① 5호선 신정역 일대 지도가 달라진다 - 922번지 개발의 의미

최종엽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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개발의 걸림돌이던 고도제한 문제, 도시계획으로 함께 풀어 건너편 946.947번지 일대에도 변화의 바람이 신정역 품은 노후 저층주거지, 최고 25층 새로운 주거단지로

[한국도시정비신문=최종엽 기자] 서울 양천구 5호선 신정역일대의 지도가 달라지고 있다.

그 변화의 중심에 신정4동 922번지 일대가 있다.

 

지하철 5호선 신정역과 가까우면서도 오랫동안 노후 저층주택과 좁은 도로, 부족한 주차공간 등으로 주거환경 개선 필요성이 제기돼 온 지역이다. 서울시 역시 이 지역을 신속통합기획 재개발 후보지로 선정하면서 높은 호수밀도와 반지하주택 비율 등 노후 저층주거지의 특성을 선정 이유로 들었다. 

 

고도제한, 개발을 막는 벽에서 설계의 조건으로

오랫동안 개발에서 한발 비켜서 있던 신정4동의 생활지도를 다시 그리는 신호탄을 쏘아 올렸다.  이 지역의 개발을 이야기할 때 빼놓을 수 없는 것이 김포공항과 관련한 높이 규제다. 과거에는 이러한 제약이 사업성을 확보하는 데 부담으로 작용했다.

 

그러나 이번 계획의 의미는 규제가 완전히 사라졌다는 데 있지 않다. 주어진 높이 조건 안에서 새로운 해법을 찾았다는 데 있다. 학교 주변의 높이를 낮추고 단지 중심부로 갈수록 높아지는 단계적 스카이라인을 통해 최고 25층 규모의 주거단지를 계획하는 방식이다.

 

서울시는 사업성이 부족한 정비사업을 지원하기 위해 사업성 보정계수와 현황용적률 인정 등 여러 제도를 운영하고 있다. 실제 신정동 일대 정비사업에도 사업성 보정계수가 활용되고 있다. 

922번지는 이제 “고도제한의 규제의 피해지역에서 “고도의 규제에서 무엇을 할 수 있는가”로 질문이 바뀌고 있다.

 

2,170가구보다 눈에 띄는 것은 ‘생활의 변화’

새 아파트 2,170가구는 가장 눈에 띄는 숫자다. 하지만 주민의 생활을 실제로 바꾸는 것은 세대수만이 아니다. 현재의 좁은 도로가 정비되고 보행공간이 확보되면 자동차와 사람이 뒤섞이던 골목의 모습도 달라진다.

 

특히 양동초등학교를 이용하는 어린이들의 통학환경 개선은 주민들이 직접 체감하게될  변화다.

신정역에서 학교를 거쳐 국회대로 방향으로 이어지는 보행동선이 정비되면 지하철이용이 편리해지고 주민이 공원을 찾아가는 길이 하나의 생활축으로 연결된다.

 

아파트 단지 안에서 모든 것이 끝나는 폐쇄적인 개발이 아니라 주변 도시와 연결되는 주거단지를 만드는 것이 이번 신속통합기획의 중요한 특징이다.

 

신정역도 동네의 중심으로

신정역의 역할도 달라질 가능성이 크다. 922번지는 서울시가 후보지 선정 단계부터 신정역 및 오목로변에 위치한 지역이라는 입지적 특성을 주목했던 곳이다. 2천 가구가 넘는 새로운 주거단지가 들어서면 역을 이용하는 생활인구도 자연스럽게 늘어난다.

 

역 주변 상권과 생활서비스 수요가 확대될 가능성과 보행환경이 개선되면 신정역은 단순히 지하철이용을 넘어 주변 생활권을 연결하는 중심공간으로 발전할 수 있다. 

신정역 → 주거단지 → 양동초 → 국회대로 공원이라는 새로운 생활축을 생각할 수 있는 이유다.

 

국회대로가 ‘경계’에서 ‘공원’으로

922번지의 미래를 더욱 크게 만드는 변수는 국회대로다. 오랫동안 자동차가 오가는 대규모 도로였던 국회대로의 지하화와 상부공원화가 진행되면 주변 지역의 공간구조 자체가 달라진다.

특히 922번지는 국회대로 변화의 직접적인 생활권에 놓여 있다.

 

지금까지 도로는 이동의 통로이면서 동시에 지역과 지역을 나누는 경계였다. 그러나 상부가 녹지와 보행공간으로 바뀌면 이야기가 달라진다. 차량이 지나가던 공간을 사람이 걷고, 머물고, 이웃 지역으로 이동하는 공간으로 바꾸는 것이다.  922번지 주민에게 국회대로는 불편한 장애물이 아닌 일상적으로 이용할 수 있는 녹지축이 될 가능성이 많다.  

 

주차장이 부족했던 동네에 새로운 공간

신정4동 저층주거지역의 또 다른 오랜 숙제는 주차 문제다. 낡은 다세대·다가구주택이 밀집한 지역에서는 주차공간을 새로 확보하는 것 자체가 쉽지 않다. 정비사업은 이 문제를 개별 주택이 아니라 동네 전체의 문제로 풀 수 있는 기회를 제공한다.

 

공동주택의 지하주차장과 도로 정비, 신정역 주변 공간의 재편이 함께 이뤄지면 지금까지 골목을 점유했던 주차공간을 보행자에게 돌려줄 가능성도 커진다. 좁은 골목을 넓히는 것 이상의 변화다.

 

자동차 중심의 골목에서 사람 중심의 생활공간으로 

922번지도 최고 25층과 2,170가구라는 숫자가 먼저 눈에 들어온다. 하지만 이번 계획을 조금 더 넓게 보면 다른 모습이 보인다.

집이 바뀐다.

길이 바뀐다.

지하철역 주변이 바뀐다.

그리고 국회대로가 공원화 되어 경관이 바뀐다. 각각 따로 움직이던 공간들이 하나의 생활권으로 연결된다. 

 

서울시는 신정4동 922 일대를 처음 후보지로 선정하면서 이 사업이 신정동 일대의 정주환경 개선에 역할을 할 것으로 전망했다.  신정4동 922번지 일대는 오랫동안 개발의 제약을 안고 있던 지역이었다. 그러나 역설적으로 그 제약들은 이번 변화에 더큰 의미를 준다. 

 

고도제한이라는 조건 안에서 높이의 해법을 찾고, 노후주택 정비와 함께 도로와 보행 환경을 개선하며, 신정역과 학교, 국회대로 공원을 하나의 생활권으로 묶는 계획이 시작된 것이다. 

대형아파트가  들어선다는 것은 변화의 한 부분일 뿐이다. 더 큰 변화는 주민들이 살아가는 공간의 환경이 달라진다는 것이다.

또 922번지의 변화의 불길은 인접한  노후화 주거지 946·947번지 일대에도 번질 것이다. 

 

[2부에서 계속된다.]

 

최종엽 기자 : 기사제보 : [email protected]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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