대통령 탄원서가 가리킨 2021년…‘67%’ 뒤에 나타난 ‘1/100’
[한국도시정비신문=최종엽 기자] 증산4 주민들이 대통령에게 제출한 탄원서는 사업이 시작되던 2021년의 시간을 다시 들여다봐 달라는 요구에서 출발한다.
주민들이 제기하는 문제는 세 사람의 1/100 지분 자체가 적법한가에만 머물지 않는다.
취재 과정에서 관련 자료를 날짜순으로 다시 배열하자 그보다 먼저 확인해야 할 문제가 나타났다.
자료에 따르면 A씨는 2021년 5월 13일, B·C씨는 같은 달 30일 각각 증산4구역 내 부동산의 1/100 지분을 취득했다.
시간순으로 놓으면 이렇다.
2021년 1월 — 주민 측이 주장하는 급여·상여금 지급 시작
3월 31일 — 증산4 후보지 선정
4월 8일 — 주민동의서 징구 시작
5월 9일 — 주민동의율 67% 돌파
5월 13일 — A씨 1/100 지분 취득
5월 30일 — B·C씨 1/100 지분 취득
주민들이 관계기관에 제출한 감사요청 자료에는 2021년 1월부터 5월 말까지 약 5개월 동안 A·B·C씨에게 급여와 상여금 명목으로 7천여만원이 지급됐다는 주장이 담겨 있다.
그렇다면 질문은 1/100 지분보다 앞선 시점으로 돌아간다.
후보지 선정 두 달여 전…무엇을 위한 업무였나
증산4가 정부의 도심공공주택복합사업 후보지로 선정된 것은 2021년 3월 31일이다.
주민동의서 징구는 4월 8일 시작됐고, 5월 9일에는 주민동의율 67%를 넘어섰다.
그런데 주민 측이 주장하는 급여·상여금 지급은 그보다 앞선 1월부터 시작된다.
그렇다면 첫 번째 질문은 단순하다.
후보지로 선정되기 두 달여 전부터 지급됐다는 보수는 무엇을 위한 것이었는가.
당시 세 사람의 지위는 무엇이었는가.
누가 업무를 맡겼는가.
업무를 맡긴 사람 또는 조직에는 그럴 권한이 있었는가.
세 사람과 사업추진 주체 사이에는 근로계약, 업무위임, 위촉 또는 그 밖의 어떤 관계가 존재했는가.
그리고 실제 수행한 업무는 무엇이었는가.
문제는 사람
을 공격하는 것이 아니다.
권한의 출처와 돈의 근거를 묻는 것이다.
7천여만원 지급 주장…근거자료는 무엇인가
급여 또는 상여금이라는 명칭만으로 지급의 적정성이 입증되는 것은 아니다.
근로의 대가였다면 근로관계와 실제 업무수행을 확인할 자료가 있을 것이다.
업무위임이나 위촉에 따른 보수였다면 이를 뒷받침하는 계약 또는 위임·위촉자료가 있을 것이다.
사업추진 비용이었다면 누가 어떤 권한으로 금액과 지출을 결정했는지를 확인할 자료가 필요하다.
따라서 확인할 사항은 명확하다.
어떤 관계에 따라 업무를 수행했는가.
누가 업무를 부여했는가.
실제 수행한 업무는 무엇인가.
누가 어떤 기준으로 급여와 상여금을 결정했는가.
어떤 재원에서 지급됐으며 이를 승인한 주체는 누구인가.
결국 7천여만원이라는 금액보다 먼저 확인해야 할 것은 업무 → 권한 → 의결 → 지급의 근거다.
주민동의 67%가 먼저였다
시간을 다시 5월로 옮겨보면 또 하나의 질문이 나타난다.
주민동의율 67%가 형성된 것은 5월 9일이다.
A씨가 1/100 지분을 취득한 것은 그로부터 4일 뒤인 5월 13일이다.
B·C씨의 지분 취득은 5월 30일이다.
따라서 주민들이 동의서를 제출하던 상당 기간 세 사람은 해당 1/100 지분을 취득하기 전이었다.
그렇다면 주민동의 과정에서 이들은 어떤 위치에 있었는가.
동의서 징구나 주민접촉에 참여했는가.
참여했다면 어떤 직책과 자격으로 어떤 업무를 수행했는가.
주민들에게 사업을 설명했다면 누구의 위임을 받았는가.
이를 확인할 업무자료는 존재하는가.
주민동의가 먼저였다는 사실은 그래서 중요하다.
대표자가 된 이후만 볼 것이 아니라 그 이전부터 어떤 자격과 권한으로 사업에 관여했는지를 확인해야 하기 때문이다.
1/100 자체가 불법이라는 취지는 아니다
여기에서는 분명하게 선을 그어야 한다.
이번 취재는 1/100이라는 작은 지분을 취득했다는 이유만으로 위법이라고 단정하려는 것이 아니다.
극소지분의 취득과 그에 따른 법적 지위는 2021년 당시 시행되던 법령과 관련 규정을 기준으로 판단해야 한다.
따라서 질문은 지분의 크기 자체가 아니다.
왜 그 시점에 지분을 취득했는가.
취득 이전에는 어떤 자격으로 활동했는가.
지분 취득 이후에는 지위가 어떻게 달라졌는가.
그리고 이후 세 사람이 주민대표체계의 위원장·부위원장·임원이라는 핵심 위치로 이동하는 과정에서는 어떤 자격검증과 선출절차를 거쳤는가.
시간의 연결고리를 확인하는 것이 이번 취재의 목적이다.
정당한 업무였다면 자료로 확인하면 된다
A·B·C씨 측에서는 충분히 반론할 수 있다.
사업 초기부터 실제 업무를 수행했고 그 대가로 정당한 보수를 받았으며, 이후 적법하게 지분을 취득해 토지등소유자가 됐고 정해진 절차에 따라 주민대표 역할을 맡았다는 설명이 가능하다.
그렇다면 확인방법은 어렵지 않다.
자료를 시간순으로 맞춰보면 된다.
당시 계약·업무위임 또는 위촉자료, 업무수행 자료, 회의록과 의결자료, 급여·상여금 지급자료, 계좌자료, 등기기록과 이후 주민대표 선출자료를 날짜순으로 대조하면 된다.
이는 주민들의 문제 제기를 검증하는 방법인 동시에 세 사람의 입장을 확인하는 가장 공정한 방법이기도 하다.
운영규정 제24조…초기 비용은 어떤 절차로 처리됐나
주민들의 감사요청 자료에는 운영규정 제24조와 관련한 문제 제기도 포함돼 있다.
주민 측은 주민협의체 구성 이전 사용비용에 대해 증빙자료와 승인절차 등을 거쳐 사업비로 처리하도록 한 규정을 근거로 초기 비용집행의 적정성을 확인해 달라고 요구하고 있다.
다만 2021년 당시 해당 규정의 적용 여부는 규정의 제정·시행 시점과 적용범위를 함께 확인해야 한다.
따라서 지금 단계에서 규정 위반 여부를 미리 단정할 수는 없다.
확인해야 할 것은 당시 비용이 어떤 절차를 통해 발생하고 승인됐으며, 이후 어떤 근거로 사업비에 반영됐는가이다.
2021년의 일은 2021년의 기준으로
이번 취재에는 하나의 원칙이 적용된다.
2021년에 발생한 행위는 2021년 당시 시행되던 법령과 그 시점에 적용되는 규정을 기준으로 검증한다.
이후 만들어지거나 개정된 규정을 과거 행위에 그대로 대입해서는 안 된다.
본지가 적용할 검증순서는 다음과 같다.
행위 발생일
→ 당시 세 사람의 지위
→ 당시 적용 법령·규정
→ 계약 또는 의결
→ 실제 업무
→ 비용 지급·정산
누구의 주장을 먼저 결론으로 정할 필요가 없다.
자료가 답하게 하면 된다.
그리고 질문은 LH의 자금집행으로 향한다
여기서 이번 취재의 또 다른 중요한 질문이 시작된다.
증산4는 정부의 2·4대책에서 출발한 도심공공주택복합사업이며 LH가 사업시행자로 참여한 공공사업이다.
그렇다면 LH가 사업에 참여한 이후 초기 단계에서 발생한 비용을 어떤 기준으로 검증하고 사업비로 인정했는지도 확인해야 한다.
주민 측이 주장하는 A·B·C씨의 급여와 상여금 등 초기 비용이 이후 LH에 의해 사업비로 인정·승인·선지급·지급 또는 정산됐다면, LH는 무엇을 근거로 그 비용의 적정성을 판단했는가.
초기에 누군가 비용을 지급했다는 것과 이후 LH가 이를 공공사업의 비용으로 인정해 자금을 집행하는 것은 별개의 문제다.
따라서 LH에 묻는다.
A·B·C씨에게 지급됐다는 급여와 상여금의 존재를 언제 처음 확인했는가.
해당 비용을 사업비로 인정하거나 승인·지급·정산한 사실이 있는가.
있다면 어떤 법령과 규정, 계약, 의결서, 업무수행 자료 및 증빙자료를 근거로 판단했는가.
특히 1/100 지분 취득 이전에 발생한 비용까지 포함됐다면 당시 세 사람의 지위와 업무수행 근거를 어떻게 확인했는가.
주민총회 또는 관련 기구의 의결·승인이 필요한 비용이었다면 그 절차가 이행됐는지도 확인했는가.
그리고 실제 자금이 집행됐다면 더 구체적인 질문이 남는다.
누가 신청했는가.
누가 심사했는가.
무엇을 근거로 승인했는가.
어떤 비용 항목으로 얼마를 지급하거나 정산했는가.
이 질문에 대한 답은 LH가 보유한 승인문서와 지출·정산자료를 통해 확인할 수 있다.
돈의 흐름을 끝까지 따라가야 한다
따라서 이번 취재가 확인해야 할 시간은 2021년 5월에서 끝나지 않는다.
최초 업무 부여
→ 실제 업무수행
→ 비용 발생·청구
→ 내부 의결 또는 승인
→ LH의 적정성 검토
→ 사업비 인정·자금집행
→ 최종 정산
이 흐름 전체를 확인해야 한다.
초기의 지급근거가 적정했다면 그 자료가 있을 것이다.
LH가 적정하게 사업비를 인정하고 자금을 집행했다면 그 판단자료 역시 있을 것이다.
반대로 어느 단계에서 자료가 존재하지 않는다면 바로 그 지점이 관계기관이 확인해야 할 부분이다.
결국 하나의 시간표와 두 개의 질문이다
증산4의 2021년을 다시 놓아보자.
주민 측 주장대로라면 1월부터 급여와 상여금 지급이 시작됐다.
3월 31일 증산4가 후보지로 선정됐다.
4월 8일부터 주민동의서를 받았고 5월 9일 주민동의율 67%를 넘어섰다.
그 뒤 A씨는 5월 13일, B·C씨는 5월 30일 1/100 지분을 취득했다.
따라서 첫 번째 질문은 세 사람에게 향한다.
토지등소유자가 되기 전 어떤 자격으로 무슨 일을 했으며, 누가 어떤 근거로 그 업무와 보수를 결정했는가.
그리고 두 번째 질문은 공공사업 시행자인 LH를 향한다.
그 비용을 사업비로 인정하거나 자금을 집행했다면, 무엇을 확인하고 어떤 근거로 승인했는가.
이 두 질문은 서로 떨어져 있지 않다.
처음 돈이 발생한 근거와 공공이 나중에 그 돈을 인정한 근거.
그 두 개의 자료를 연결하면 2021년 증산4에서 누가 어떤 권한으로 움직였고, 그 비용이 어떤 과정을 거쳐 공공사업의 비용으로 이어졌는지 확인할 수 있다.
대통령에게 전달된 주민들의 탄원서는 5년 전 그 시간과 돈의 흐름에 대한 답을 요구하고 있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