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입장문] 거울을 깬다 하여 사실이 변하지 않는다.
최근 은평구의 한 재개발 현장에서 조합의 재신임 투표가 부결되었음에도, 임기가 만료된 위원장이 직무를 이어가고 있다는 논란이 제기되었다. 이는 특정 개인의 문제가 아닌 공동체가 스스로 정한 절차가 존중받고 있는가에 관한, 민주주의의 본질적인 질문이다.

우리 신문은 이 사안을 취재하고 보도하는 과정에서 적지 않은 비난성 공격을 받고 있다. 그러나 언론은 박수를 받기 위해 존재하지 않는다. 언론의 존재 목적은 불편한 질문을 던지고, 감추어진 사실을 기록하며, 시민이 스스로 판단할 수 있도록 돕는 데 있다.
언론은 사회를 비추는 거울이다.
거울이 비추는 모습이 불편하다고 해서 거울을 깨뜨릴 수는 있다.
그러나 거울을 깬다 하여 사실이 달라지지 않는다.
언론이 침묵하는 사회에서는 권력이 사실을 결정하지만,
언론이 살아있는 세상에는 사실이 권력을 심판한다. 민주주의는 바로 그 차이 위에 서 있다.
철학자 칸트는 인간이 따라야 할 보편적 원리로 정언명령을 제시했다. "네 행위의 준칙이 언제나 보편적 법칙이 될 수 있도록 행동하라." 만약 자신에게 유리한 절차만 인정하고 불리한 절차는 부정한다면, 그 원칙은 결코 공동체의 법칙이 될 수 없다. 대표성은 결과가 아니라 과정에서 비롯되며, 민주주의는 그 과정을 존중할 때 비로소 성립한다.
대한민국 헌법이 언론의 자유를 보장하는 것은 언론을 위한 특권이 아니라, 국민의 알 권리를 위한 장치다. 언론의 자유가 보호 받아야 할 이유는 언론이 늘 옳기 때문이 아니라, 진실에 접근할 시민의 권리가 소중하기 때문이다.
우리는 모든 합리적 비판을 수용할 것이다.
그러나 사실은 검증의 대상이지, 공격의 대상이 아니다.
공동체는 신뢰를 잃을 때 붕괴한다.
우리는 특정 개인과 대립하지 않는다. 그저 공동체가 스스로 세운 원칙이 존중되는 사회를 바랄 뿐이다. 향후 한국도시정비신문은 사실을 기록하고, 권력을 감시하며, 시민의 알 권리를 지키는 일을 멈추지 않을 것이다.
우리는 좌나 우로 치우치지 않으며 특정인의 편에 서지 않는다. 다만 부당한 권력에 대응하고 사실과 진실의 편에 서며 힘없는 시민의 대변자로서의 역할을 다할 뿐이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