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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함명진의 인문산책] 폭풍은 선택할 수 없어도, 키는 놓지 말아야 한다

함명진 작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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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람들은 말한다.

“나는 돈 복이 없다.”
“나는 자식 복이 없다.”
“나는 사람 복이 없다고.”

그러나 고대 그리스 시인 호메로스의 이야기를 보면 질문이 달라진다.

 

정말 복이 없는 것일까.
아니면 복을 받아들이고 지켜낼 마음의 자세가 준비되지 않은 것일까.

 

아킬레우스는 많은 것을 가진 사람이었다.

힘이 있었고 명예가 있었으며 누구도 쉽게 넘볼 수 없는 능력이 있었다.

그러나 그는 마음속에 일어난 분노를 통제하지 못했다.

사람은 많은 것을 가지고도 불행할 수 있음을 『일리아스』는 보여준다.

 

반대로 오디세우스에게 인생은 거친 바다였다.

폭풍을 만났고 동료를 잃었으며 수많은 유혹과 죽음의 문턱을 지나야 했다.

그가 바다를 선택한 것은 아니었다.
폭풍을 선택한 것도 아니었다.

 

그러나 폭풍 속에서 키의 선택은 자신의  몫이다.

부모를 선택할 수 없고,
태어난 환경을 선택할 수 없으며,
예기치 않은 실패와 질병 운명을 선택할 수는 없다.

 

바다에 배를 띄운 선장이 바다의 변화를 어찌할 수는 없다.

그러나 어느 방향으로 갈 것인가.
그 선택은 선장의 몫이다.

그래서 복이란 좋은 바다를 만나는 것만을 뜻하지 않는다.

폭풍을 만났을 때 방향을 잃지 않는 지혜와 도전 정신,
유혹 앞에서 돌아설 수 있는 절제,
사람을 잃지 않는 배려,
쓰러진 뒤 다시 노를 잡는 용기.

어쩌면 이것들이 인간이 마음속에 먼저 갖추어야 할 복을 향한 자세인지 모른다.

 

아킬레우스는 우리에게 묻는다.

“운명의 폭풍앞에서, 그대는 어떤 선택을 할 것인가.”

지혜인가.
절제인가.
감사인가.
용기인가.

복은 어느 날 우연히 찾아오는 행운 만은 아닐 것이다.

 

복은 먼저 마음에서 지어진다.
복을 알아보는 마음이 있어야 복을 붙잡을 수 있고,
복을 지킬 줄 아는 사람이 복된 삶에 가까워진다.

우리 모두는 자기 인생이라는 바다를 건너는 오디세우스다.

어떤 바다를 만나게 될지는 알 수 없다.
그러나 그 바다에서 키를 잡는 것은 결국 자신의 몫이다.

 

폭풍은 선택할 수 없어도, 키는  놓지 말아야 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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