도시정비

[기획] 수천억원대 도심복합개발 맡을 사업자, 토지주는 무엇을 보고 선택하나

최종엽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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법은 토지주 동의로 사업시행예정자 결정…사업자 비교 기준은 무엇인가 공개모집·경쟁제안 보수·금융조건·위험부담까지 따져봐야 본지, 서울시에 운영기준과 토지주 선택장치 공식 질의

[한국도시정비신문=최종엽 기자] 서울시가 도심복합개발사업을 본격 추진하면서 토지등소유자 앞에 새로운 선택의 문제가 놓이고 있다. 수천억 원에서 수조 원에 이를 수 있는 개발사업을 추진할 사업시행예정자를 토지주는 무엇을 보고 선택해야 하는가.

「도심 복합개발 지원에 관한 법률」은 사업시행예정자를 결정하는 절차와 동의요건을 두고 있다. 현행법상 사업시행예정자는 행정청이 임의로 선정하는 구조가 아니다. 토지등소유자가 법에서 정한 동의를 받아 결정한다. 시행령은 사업시행예정자가 될 수 있는 대상에 신탁업자와 자산관리회사(AMC) 등을 두고 있다. 

그렇다면 질문은 간단하다. 토지등소유자는 여러 사업자 가운데 누구를, 무엇을 기준으로 선택하는가.

 

◇ 법은 ‘결정’ 절차와 동의요건을 두고 있다

법 제6조는 사업 제안 구역의 토지등소유자 4분의 1 이상과 토지면적 2분의 1 이상 토지소유자의 동의를 받아 사업시행예정자를 결정하도록 하고 있다.

결정된 사업시행예정자는 시장·군수 등에게 복합개발계획의 입안을 제안할 수 있다.

사업이 다음 단계로 진행되려면 동의 문턱은 더 높아진다. 법 제8조에 따라 혁신지구 지정 신청 전까지 토지등소유자 3분의 2 이상과 토지면적 2분의 1 이상 토지소유자의 동의를 받아야 한다.

법은 이처럼 단계별 동의장치를 두고 있다.

그러나 동의율을 충족하는 문제와 어떤 사업자를 비교해 선택할 것인가는 구분해서 볼 필요가 있다.

 

◇ 실제 ‘사업시행예정자 결정 동의서’에는 무엇이 적히나

도심 복합개발 지원에 관한 법률 시행규칙 별지 제1호서식은「사업시행예정자 결정 동의서를 두고 있다. 동의서 앞면에는 먼저 토지등소유자의 성명·생년월일·주소·전화번호와 토지·건축물 소유권 및 지상권 현황을 적도록 한다. 이어 ‘동의 내용’에는 다음 사항을 기재한다.

 

동의서 뒤쪽에는 토지등소유자가 해당 내용을 숙지하고 특정 회사를 사업시행예정자로 지정하는 데 동의한다는 취지의 확인란과 자필 서명·지장날인란이 있다. 여기서 눈여겨볼 부분이 있다.

별지 제1호서식 자체에는 신탁보수나 AMC 보수, PF 금리, 금융수수료, 사업자의 재무건전성·사업실적, 예상 사업기간, 사업 지연 때 추가비용, 사업 실패 때 위험부담 등을 사업자별로 비교하는 항목은 명시돼 있지 않다.

 

그렇다면 이러한 정보는 다른 법령이나 서울시 운영기준 등을 통해 토지등소유자에게 어떻게 제공되는가. 이번 취재가 확인하려는 핵심 가운데 하나다.

 

◇ ‘동의요건’과 ‘비교선택’은 같은 문제인가

신탁업자와 AMC는 사업구조와 역할, 자금조달 방식 등이 다를 수 있다. 같은 신탁업자 사이에서도 사업실적과 재무건전성, 금융조달 능력, 신탁보수 등에 차이가 있다. 따라서 토지등소유자에게 중요한 것은 법정 동의요건뿐만이 아니다.

 

사업 경험과 재무건전성은 어떠한가.

사업비는 어떻게 마련하는가.

신탁보수 또는 자산관리보수는 얼마인가.

PF 금리와 금융수수료는 어떠한가.

사업이 늦어지면 추가 비용은 누가 부담하는가.

사업이 예상대로 되지 않을 경우 위험은 누구에게 돌아가는가.

사업자를 선택한다는 것은 회사 이름 하나가 아니라 사업의 비용과 이익, 위험부담 구조를 선택하는 문제와 연결된다. 

 

◇ 서울시는 ‘성장거점형 운영기준’ 마련

서울시는 지난 5월 31일 중심지와 환승역 주변의 고밀복합개발을 본격 추진하면서 「성장거점형 복합개발사업 운영기준」을 마련했다고 밝혔다. 서울시의 「도심 복합개발 지원에 관한 조례 시행규칙」 제9조도 시장이 복합개발의 원활한 시행에 필요한 세부기준을 「서울특별시 복합개발사업 운영기준」으로 정하여 운영하도록 하고 있다. 본지가 확인하려는 것은 운영기준의 존재 여부가 아니다.

 

현재 마련된 운영기준과 관련 규정에 사업시행예정자의 비교·선택과 토지등소유자에 대한 정보제공 기준이 어디까지 마련돼 있는가 하는 점이다.

 

◇ 사업자는 어떤 과정을 거쳐 토지주 앞에 서나

첫 번째 질문은 동의 대상이 되는 사업자가 어떤 과정을 거쳐 제시되는가이다.

복수의 신탁업자 또는 AMC를 공개모집하는가. 여러 사업자로부터 제안서를 받아 비교하는가. 특정 사업자를 대상으로 법정 동의를 받아 사업시행예정자를 결정하는 것도 가능한가.

공개모집이나 경쟁제안이 의무라면 그 근거와 절차를 확인하면 된다.

그렇지 않다면 토지등소유자가 다른 사업자의 조건과 비교할 기회는 어떻게 보장되는가라는 질문이 남는다.

 

◇ 신탁보수가 싸면 전체 사업비도 싼가

두 번째는 돈의 문제다. 신탁보수가 낮다고 전체 사업비까지 반드시 낮아지는 것은 아니다.

PF 금리와 금융수수료, 대출보증 등 금융조건, 차입 규모와 사업기간에 따라 최종 금융비용은 달라질 수 있다.

 

AMC 역시 자산관리보수만으로 경제성을 판단하기 어렵다. 따라서 사업자를 비교하려면 보수뿐 아니라 자금조달 능력과 금융조건, 예상 사업기간과 총사업비를 함께 살펴볼 필요가 있다.

이러한 정보를 토지등소유자가 비교할 수 있도록 하는 기준이나 정보제공 장치가 있는지가 중요한 이유다.

 

◇ 주민은 무엇을 알고 동의하는가

세 번째는 정보 접근권이다. 법정 동의서에는 사업시행예정자와 복합개발사업에 관한 기본사항이 들어간다. 그러나 토지등소유자가 실제 사업자를 선택하려면 사업실적과 신용도, 예상 사업비, 자금조달 방식, 보수와 금융조건, 위험부담 등에 관한 정보도 판단자료가 될 수 있다.

법정 동의를 받는 것과 충분한 비교정보를 바탕으로 사업자를 선택하는 것은 구분해서 살펴볼 필요가 있다.

 

◇ 사업 초기 자금은 어떻게 관리되나

사업 초기에는 계획수립과 설명회, 조사·용역 등에 비용이 발생한다. 사업시행예정자로 결정되기 전 특정 사업자가 초기 사업비 등을 지원할 수 있다면 그 허용범위와 자금의 성격, 상환조건과 공개방법도 확인할 필요가 있다.

 

누구의 채무인가. 금리와 상환조건은 무엇인가. 토지등소유자에게 공개되는가. 사전 자금관계가 향후 사업자 결정에 영향을 미치지 않도록 하는 장치는 있는가.

본지는 특정 사업장에서 이러한 행위가 발생했다고 전제하는 것이 아니다. 새로운 제도의 운영과정에서 발생할 수 있는 이해충돌을 어떻게 예방하는지 묻는 것이다.

 

◇ 한번 결정한 사업자는 바꿀 수 있는가

사업자가 당초 계획대로 자금을 조달하지 못하거나 사업이 장기간 지연되면 사업시행예정자를 변경할 수 있는가. 가능하다면 필요한 동의와 절차는 무엇이며, 기존 사업자가 투입한 비용은 어떻게 정산하는가. 제도적 안전장치는 사업이 예상대로 되지 않을 때 어떻게 작동하는지도 중요하다.

 

◇ 서울시에 묻는다

한국도시정비신문은 관련 법령과 「서울특별시 복합개발사업 운영기준」을 토대로 서울시에 공식 질의할 예정이다.핵심은 다섯 가지다.

 

동의 대상 사업자는 어떤 과정을 거쳐 제시되는가. 복수 사업자를 비교할 절차가 있는가.

사업자의 능력과 조건을 무엇으로 비교하는가. 토지등소유자는 어떤 정보를 제공받고 동의하는가. 사업이 예상과 달라지면 사업자를 변경할 수 있는가.

 

이번 취재의 질문은 법에 절차가 있느냐 없느냐’가 아니다. 토지등소유자가 자신에게 적합한 사업자를 비교하고 선택할 수 있도록 어떤 정보와 기준이 제공되는지를 확인하는 데 있다.

도심복합개발이 성공하려면 사업 속도와 사업성뿐 아니라 토지등소유자의 신뢰도 중요하다.

누가 사업을 맡는지, 어떤 조건인지, 비용과 이익은 어떻게 배분되는지,  예상과 달라질 때 위험은 어떻게 처리되는지를 충분히 알고 선택할 수 있어야 한다. 

 

한국도시정비신문은 기사 게재 후 서울시에 본 기사 주소(URL)를 첨부한 공식 취재질의서를 보내 관련 운영기준과 사업시행예정자 결정에 관한 서울시의 입장과 근거자료를 요청할 예정이다. 서울시의 답변과 반론은 관련 법령 및 운영기준과 대조해 후속 보도에 반영할 예정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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