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정책검증] 증산4 매몰비용, 먼저 따져보고 결정하면 안 되나
[한국도시정비신문=최종엽 기자] 쓴 돈이 정말 맞는지 먼저 확인하고, 그다음 지급 여부를 결정하면 안 되는가.
증산4 도심공공주택복합사업의 매몰비용 문제를 놓고 주민 측이 국토교통부에 다시 답변을 요구하고 나섰다. 매몰비용은 사업을 추진하는 과정에서 이미 들어갔지만 사업방식 변경이나 중단 등으로 회수하기 어려워진 비용을 말한다. 이번 논란의 핵심은 복잡하지 않다.
얼마를 어디에 썼는지, 실제 지급해야 할 돈인지 먼저 확인하자는 것이다.
① 무슨 일이 있었나|총회에서 지급안이 부결됐다
주민 측 요구서에 따르면 지난 6월 30일 주민총회에서 매몰비용 관련 안건이 부결됐다.
총회 전에는 지급 반대 취지의 문자가 세 차례 발송됐고, 총회에서는 “1년에 10억씩 썼다”는 취지의 발언도 나왔다고 주민 측은 주장하고 있다. 여기까지는 주민총회의 결정이다.
하지만 주민 측은 그보다 앞서 확인할 것이 있었다고 주장한다.
실제로 얼마를 썼는지 제대로 검증했느냐는 것이다.
② 무엇이 문제인가|‘지급해야 할까보다 ‘진짜 쓴 돈인가’가 먼저다
예를 들어 10억원을 썼다는 주장이 있다면 먼저 확인해야 한다.
언제 썼나.
어디에 썼나.
누가 썼나.
계약서는 있나.
영수증과 계좌내역은 있나는가.
실제로 일을 했나.
이것을 확인한 뒤 정상적인 비용인지 아닌지를 판단하면 된다.
증빙 없는 돈이나 부당하게 사용된 돈이라면 지급하지 않으면 된다.
반대 실제 사용됐고 지급할 근거까지 확인된다면 그때 어떻게 처리할 것인지를 결정하면 된다.
주민 측이 요구하는 것도 모든 매몰비용을 지급하라는 것이 아니고 “먼저 확인해 달라”는 것이다.
③ 누가 피해를 보나|주민이 낸 돈과 업체가 못 받은 돈
총회에서 지급 안이 부결됐다고 이미 들어간 돈이 없어지는 것은 아니다.
요구서에 따르면 과거 사업 추진 과정에서 일부 주민이 직접 부담하거나 출자한 돈이 있고, 일을 하고도 대금을 받지 못한 협력업체의 미수금도 있다.
물론 주민이 냈다고 모두 돌려줘야 하는 것은 아니다.
업체가 받을 돈이라고 주장한다고 모두 인정할 수도 없다.
그래서 필요한 것이 검증이다.
실제로 주민이 돈을 냈는지, 어디에 사용됐는지, 업체가 실제 일을 했는지, 계약상 지급할 돈인지 자료로 확인하자는 것이다.
④ 어떻게 바꾸자는 것인가|먼저 확인하고, 잘못된 돈은 빼자
주민 측이 국토부에 요구한 방법은 의외로 간단하다.
LH가 먼저 확인한다.
확인 결과를 주민에게 공개한다.
근거가 없거나 부당한 비용은 뺀다.
정당한 것으로 확인된 비용의 처리방안을 결정한다.
다시말해 ‘먼저 검증한후 결정하자’는 것이다.
주민 측은 이를 제도화해 달라고 국토부에 요구하고 있다.
⑤ 국토부에 묻는다|왜 먼저 검증하면 안 되는가
결국 국토부가 답해야 할 질문도 복잡하지 않다.
첫째, LH가 매몰비용을 먼저 검증하면 안 되는가.
둘째, 안 된다면 어떤 법과 규정 때문에 안 되는가.
셋째, 주민이 실제 부담한 돈과 업체의 정당한 미수금이 확인되더라도 총회에서 부결되면 계속 지급할 수 없는가.
넷째, 총회에서 제시된 중요한 금액이나 정보가 사실과 다른 것으로 확인되면 다시 검증할 방법이 있는가.
다섯째, ‘LH 검증→주민 공개→부당비용 제외→정당한 비용 처리’ 방식으로 제도를 바꿀 수 없는 이유는 무엇인가.
별도 질문|증산4 감사는 했나
매몰비용과 별도로 주민 측이 국토부에 요구한 것이 하나 더 있다.
증산4 사업에 대한 종합감사·특별감사다.
이 문제는 매몰비용과 섞을 필요가 없다.
국토부가 감사를 했으면 결과를 밝히고, 하지 않았으면 하지 않은 이유를 밝히면 된다.
복잡한 문제가 아니다
증산4 매몰비용 문제를 둘러싸고 주민들의 의견은 다를 수 있다.
그러나 돈의 사용 여부는 의견보다 자료로 먼저 확인할 수 있다.
얼마를 썼나.
어디에 썼나.
증거가 있나.
정당한 비용인가.
그것부터 확인하자는 것이다.
한국도시정비신문은 이번 사안을 특정 주민이나 업체의 주장이 아니라 자료의 문제로 보고 있다.
사람에게 어느 편이냐고 묻기 전에, 자료에 사실이 무엇인지 묻는 것.
증산4 매몰비용 논란을 푸는 출발점도 여기에 있다.
국토교통부가 이번 요구에 어떤 근거와 자료로 답할지 지켜볼 일이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