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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최종엽 칼럼] 사람을 겨눈 칼날을 거두고, 문제을 직시해야

최종엽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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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세줄요약] 정치의 본질은 진영의 승리가 아니라 국가 발전에 있다. 사람과 문제를 분리할 때 비로소 해법이, 사람 공격을 멈추고 토론은 담론으로 승화해야.
본지발행인 

정치의 본질은 진영의 승리가 아니라 국가 발전에 있다. 그러나 지자체장 선거를 앞두고 정치권은 물론 국민 사이의 논쟁도 갈수록 격화되고 있다. 

안타까운 점은 의견이 엇갈리는 순간, 우리는 문제보다 사람을 겨냥한다는 사실이다. 사람을 향한 공격의  시작은 해법을 잃고 저열한 감정의 충돌로 변질된다.

 

대부분의 갈등은 개인의 인성이나 성향 때문이 아니라, 구조적 모순과 첨예한 이해관계의 충돌 속에서 발생한다. 그럼에도 상대를 탓하고 비난하는 이유는 그것이 문제를 분석하는 것보다 훨씬 쉽고 자극적이기 때문이다. 하지만 사람을 탓하기 시작하면 감정이 논리를 지배하고 판단은 흐려진다. 

 

갈등의 실체는 특정인의 인격적 결함보다 제도의 미비, 소통의 부재, 그리고 불균형한 자원 배분에서 비롯되는 경우가 많다. 이처럼 사람과 문제를 분리해 바라보는 '객관적 거리두기'가 선행될 때 비로소 문제 해결의 실마리가 드러난다.

 

상대를 공격하는 방식은 단기적인 승리나 지지층의 환호를 가져올지는 모른다. 그러나 이는 대화의 기반을 파괴하고 사회적 신뢰라는 자산을 갉아먹는 독이 된다. 반대로 문제를 중심에 두면 상대의 존엄을 지키면서도 합리적 토론의 여지가 생긴다. 여기서 존중은 예의를 넘어, 공동체적 해법을 가능케 하는 강력한 사회적 도구가 된다.

 

사람을 겨냥한 언어는 필연, 인신공격으로 흐르지만, 문제를 중심에 둔 언어는 사실과 구조에 집중한다. "누가 잘못했는가"를 따지는 정치에서 "무엇이 잘못되었고 어떻게 고칠 것인가"를 논하는 정치로 이행해야 한다. 그때 비로소 정치는 소모적인 전쟁터가 아닌, 생산적인 담론의 장이 될 수 있다.

 

결국 갈등 해결의 목적은 상대를 굴복시키는 것이 아니라 더 나은 대안을 찾아내는 데 있다. 사람을 겨냥하면 증오가 깊어지지만, 문제를 겨냥하면 신뢰의 가능성이 열린다. 이번 선거가 누군가를 무너뜨리기 위한 공격의 장이 아니라, 정책을 통해 국가와 지역의 미래를 설계하는 성숙한 담론의 장이 되어야 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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