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특별기획 제2부 ]은평구 증산4구역 법적 공방… 누구를 위한 재개발인가

서울 최대 도심복합사업지인 은평구 증산4구역이 주민대표 위원장 직무정지 소송으로 고민이 깊어지고 있습니다. 서울시 심의를 거치며 일반분양 물량이 무려 982세대나 줄어들었기 때문입니다.
일부 주민들은 “공공의 실적을 위해 원주민의 재산권을 희생시켰다”며 거세게 반발하고 있습니다. 이번 사태는 단순한 내부 갈등이 아닌 ‘누구를 위한 재개발인가’라는 본질적인 질문과 함께, 주민 자산을 지키기 위해 정비사업이 나아가야 할 올바른 방향을 보여주고 있습니다.
■ 일반분양 축소와 비례율 하락, ‘둥지 내몰림’의 원인
토지주에게 재개발은 ‘내 집을 내놓고 새 아파트를 얻는 재산 수호 과정’입니다. 일반분양 수익으로 공사비를 충당하고 남은 돈을 주민에게 돌려주는 것이 기본 구조입니다. 이 성적표가 바로 ‘수지분석표’입니다.
주민들이 수지분석표를 반드시 확인해야 하는 이유는 이것이 곧 내 ‘추가분담금’이기 때문입니다. 증산4구역은 일반분양 물량이 대폭 깎이면서 비례율이 하락했고, 주민 개인이 내야 할 예상 분담금이 3억 원 이상 치솟을 위기에 놓였습니다.
임대주택 물량은 줄일 수 없으니 일반분양만 칼질을 당한 결과입니다. 결국 돈 없는 영세 토지주들이 새 아파트에 들어가지 못하고 쫓겨나는 ‘둥지 내몰림’ 우려가 현실화되고 있습니다.
■ 주민대표는 ‘대리인’… 투명한 소통과 감시가 필수
이 과정에서 주민대표회의가 역할을 다했는지에 대한 의문이 이번 소송의 단초가 되었습니다. 주민들이 꼭 기억해야 할 세 가지 원칙이 있습니다.
- 주민대표는 대변인입니다
- 대표는 권력을 쥔 자가 아니라 주민의 재산을 지키라고 권한을 위임받은 ‘대리인’입니다.
- 공공기관의 요구가 주민에게 손해라면 적극적으로 제동을 걸고 조율해야 합니다.
- 의사결정은 주민의 동의가 먼저입니다
- 분담금이나 설계 변경처럼 주민재산에 큰 영향을 주는 중대 사안은 집행부 독단이 아닌, 주민에게 투명하게 알리고 합의를 구해야 합니다.
- 눈을 감으면 재산을 잃습니다
- 주민들이 권리를 포기하고 참여하지 않으면, 정보는 가려지고 자산 손실이라는 부작용을 맞게 됩니다. 주민들이 가처분 소송에 나선 것도 뒤늦게 찾아온 분담금 폭탄에 대한 위기의식 때문입니다.
■ 장밋빛 청사진의 덫, 현실적인 소통이 필요하다
초기 설명회 때 홍보한 ‘전 세대 남향 배치’나 높은 비례율 같은 장밋빛 약속들은 동의서를 빠르게 걷기 위한 무리한 구상이었음이 드러나고 있습니다. 인허가 과정과 치솟는 자재비를 고려하지 않은 낙관적 홍보는 결국 주민 기망 논란으로 이어졌습니다.
전문가들은 “공공 주도 방식은 주민들이 사업 관리를 기관에 통째로 맡기다 보니 정보 접근성이 떨어지기 쉽다”며, 처음부터 실현 가능한 설계와 정밀한 수지분석을 바탕으로 주민들과 솔직하게 소통해야 한다고 지적합니다.
■ 신통기획 등 대안 비교로 ‘둥지 내몰림’ 막아야
상황이 이렇다 보니 빠른 행정 절차만 믿고 공공 방식을 택했던 인근 사업지들이 주민 의견 수렴을 거쳐 서울시의 ‘신속통합기획(신통기획)’ 등 민간 주도 방식으로 줄줄이 선회하고 있습니다.
공공성이라는 명분만 앞세워 원주민의 희생을 강요하는 방식은 성공할 수 없다는 시장의 경고입니다.
현재의 공공 참여 방식에 구조적인 문제가 있다면, 집행부는 지금이라도 민간 주도 신통기획을 포함한 다양한 대안들을 테이블 위에 올려놓고 투명하게 비교·분석해야 합니다.
주민들의 소중한 재산을 보호하고, 원주민들이 삶의 터전에서 쫓겨나지 않도록 사업 패러다임을 주민 중심으로 재편하는 집행부의 책임 있는 리더십이 절실한 시점입니다.
[편집자 주]
본 기사는 공공성이라는 정책적 명분 아래, 재개발의 주체이면서도 정보와 권한에서 소외된 토지주들의 정당한 권익과 사유재산권을 수호하기 위해 기획되었습니다.
다음호는 공공의 문제점을 진단합니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