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침에 쓰는 편지

[아침편지] 침묵이 비윤리가 될 때

최종엽 대표기자
입력
“회의에서 왜 아무 말도 하지 않았나요?” 월백이 물었다.  두견은 잠시 생각하다 답했다. “말하지 않는 것이가장 무난한 선택 같았습니다.”  월백이 말했다. “무난함은 평화를 주지만,늘 옳음을 주지는 않지요.”  그 말은회의실보다 더 조용한 곳에서 오래 머물렀다.

회의실의 공기는 무거웠다.

그러나 반대는 없었고, 회의는 조용히 마무리되었다.

문제는 그 이후였다.

 

회의장을 나서자

결정에 대한 불만과 뒷말이

복도와 커피 머신 앞에서 터져 나왔다. 

누군가 물었다.

왜 그때 말하지 않았습니까?” 

대답은 늘 비슷했다.

이의를 제기하면 불만 세력이 됩니다.

화합을 위한 선택이었죠.”

 

그 순간, 질문 하나가 남았다.

이것은 공()의 문제인가, ()적 영역인가?

 

거짓된 평화는 그렇게 찾아온다.

안일함에 혼란은 없다.

그러나 만족도, 발전도 없다.

겉은 고요하지만

조직 내부는 곪아간다. 

 

이 사건 이후에도

회의장의 공기는 달라지지 않았다.

다만 한 가지 원칙은 다시 붙잡게 되었다. 

조직의 발전은 침묵이나 동조가 아닌 

정직한 긴장 위에서 자란다.’

 

상황이 나아진 것은 없었다.

오히려 더 불편해졌다.

그러나 생각은 분명해졌고,

판단의 기준은 깊어졌다.

 

뇌화부동하는 삶은

내 인생의 운전대를

타인의 손에 맡기는 일이다.

 

다수가 정한 방향이 곧 옳음이 되고,

편안한 침묵이 미덕으로 둔갑한다. 

반대로

자기 철학과 가치관을 세우고

옳고 그름에 따라 행하는 것이 

바로 자기 삶을 사는 길이다.

 

이 길은 외롭다.

다수의 목소리에 휩쓸리지 않고

선악과 진위를 가려 선택하는 일은

결코 쉬운 일이 아니다.

 

그러나 그 고독 속에서

사람은 단단해지고,

시간이 흐를수록

신뢰는 쌓이고 싶어진다. 

 

외부의 평가에 흔들리지 않는 자아,

자기만의 언어로 세상을 해석하는 힘,

그리고 무엇보다

타인을 목적이 아닌 수단으로 삼지 않겠다는

용기과 정직한 행동이

결국 한 사람을 만든다.

 

뇌화부동하지 않는 선택은

세상을 이기는 기술이 아니다.

그것은 자신을 잃지 않기 위한 태도이며,

자신을 성장시키는 삶의 자세다.

최종엽 대표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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