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침편지] 침묵이 비윤리가 될 때

회의실의 공기는 무거웠다.
그러나 반대는 없었고, 회의는 조용히 마무리되었다.
문제는 그 이후였다.
회의장을 나서자
결정에 대한 불만과 뒷말이
복도와 커피 머신 앞에서 터져 나왔다.
누군가 물었다.
“왜 그때 말하지 않았습니까?”
대답은 늘 비슷했다.
“이의를 제기하면 불만 세력이 됩니다.
화합을 위한 선택이었죠.”
그 순간, 질문 하나가 남았다.
이것은 공(公)의 문제인가, 사(私)적 영역인가?
거짓된 평화는 그렇게 찾아온다.
안일함에 혼란은 없다.
그러나 만족도, 발전도 없다.
겉은 고요하지만
조직 내부는 곪아간다.
이 사건 이후에도
회의장의 공기는 달라지지 않았다.
다만 한 가지 원칙은 다시 붙잡게 되었다.
‘조직의 발전은 침묵이나 동조가 아닌
정직한 긴장 위에서 자란다.’
상황이 나아진 것은 없었다.
오히려 더 불편해졌다.
그러나 생각은 분명해졌고,
판단의 기준은 깊어졌다.
뇌화부동하는 삶은
내 인생의 운전대를
타인의 손에 맡기는 일이다.
다수가 정한 방향이 곧 옳음이 되고,
편안한 침묵이 미덕으로 둔갑한다.
반대로
자기 철학과 가치관을 세우고
옳고 그름에 따라 행하는 것이
바로 자기 삶을 사는 길이다.
이 길은 외롭다.
다수의 목소리에 휩쓸리지 않고
선악과 진위를 가려 선택하는 일은
결코 쉬운 일이 아니다.
그러나 그 고독 속에서
사람은 단단해지고,
시간이 흐를수록
신뢰는 쌓이고 싶어진다.
외부의 평가에 흔들리지 않는 자아,
자기만의 언어로 세상을 해석하는 힘,
그리고 무엇보다
타인을 목적이 아닌 수단으로 삼지 않겠다는
용기과 정직한 행동이
결국 한 사람을 만든다.
뇌화부동하지 않는 선택은
세상을 이기는 기술이 아니다.
그것은 자신을 잃지 않기 위한 태도이며,
자신을 성장시키는 삶의 자세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