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칼럼] 침묵의 시대, 우리는 왜 다시 '정의의 횃불'을 드는가
- 대한인터넷신문협회 창립 10주년이 던진 본질적 화두
언론의 존재 이유는 무엇인가. 정보가 넘쳐나다 못해 오염되어버린 시대, 이 해묵은 질문이 지난 4월 29일 국회도서관 대강당에서 다시금 울려 퍼졌다.

정치, 경제, 사회 각 분야를 대변하는 전문 언론사들이 창립 10주년을 맞아 한자리에 모인 의미는 단순하지 않다. 것은 거대 권력과 자본의 그늘 아래 무뎌진 언론의 펜 끝을 다시 벼리겠다는 결연한 선언이었다.
이날 전임 이치수 회장은 이임사를 통해 재임 기간의 보람 뒤편에는 우리 사회의 일그러진 단면을 직시했다. 공공의 이익과 정의라는 잣대가 무너지고, 법이 권력의 입맛에 따라 선택적으로 적용되는 현실 속에서 언론은 무엇을 했느냐는 통렬한 자성이었다.
부당한 권력과 불법 앞에서 침묵하는 언론은 이미 죽은 언론이다. 그의 주문은 명확했다. "정론의 길은 외롭지만, 그 길만이 언론이 살길"이라는 것이다.
바통을 이어받은 조동환 신임 회장은 그 정론의 길을 뒷받침할 현실적 토대를 제안했다. 전국 2만여 인터넷 신문의 숙원인 ‘인터넷언론진흥재단’ 설립을 공론화한 것이다. 이는 권력을 견제하고 감시하는 언론 본연의 기능을 수행하기 위해 최소한의 제도적 방어벽을 구축하겠다는 의지의 표현이었다.
우리는 기억한다. 공권력의 횡포에 짓눌려 억울한 옥살이를 했던 ‘삼례 3인조 사건’의 청년들을. 그들의 무너진 삶을 되찾아주고 명예를 회복시킨 것은 법리가 아니라, 진실을 향해 끈질기게 매달렸던 작은 언론의 용기 있는 힘이었다.
언론이 연대해야 하는 이유가 바로 여기에 있다. 정의라는 이름으로 뭉친 네트워크는 그 어떤 왜곡과 불의도 뚫고 나가는 강력한 ‘횃불’이 되기 때문이다.
"어떻게 살 것인가"라는 질문이 개인의 철학이라면, "어떤 사회를 만들 것인가"는 언론의 철학이다. 약자의 눈물을 닦아주고 강자의 부당함에 정면으로 맞서는 것, 그것이야말로 언론이 지켜야 할 형이상학적 본질이자 실천적 정의다.
이제 대한인터넷신문협회는 새로운 10년을 시작한다. 언론의 횃불이 각자의 현장에서, 그리고 거대한 연대의 장에서 불을 밝힐 때 우리 사회의 '침묵의 구조'는 깨질 수 있다. 이것은 선택의 문제가 아니라, 시대가 언론에 부여한 준엄한 책임이다. 세상은 이제 우리 모두가 함께 써나가야 할 용기 있는 기록을 기다리고 있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