도시정비

[심층분석] 민간 재개발 '영끌' 공급의 역설

최종엽 대표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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6만 호 건설에 가려진 세 가지 불편한 진실 지대출 규제는 묶고으며 공공만 '속도전'? 자체와 '사전 협의 없는' 기습 발표,

정부가 수도권 핵심 부지를 총동원해 '6만 호 공급'이라는 승부수를 던졌다. 하지만 시장의 반응은 기대보다 우려가 깊다. 단순히 가용 부지를 나열했으나 실제 공급까지 이어질 '디테일'이 부족하다는 평이다. 이번 대책이 가진 정책적 모순과 실현 가능성의 한계를 세 가지 측면에서 분석한다.

 

1. 지자체와 '사전 협의 없는' 기습 발표,

 

이번 발표의 가장 큰 특징은 서울 용산과 경기 과천 등 지자체 세수와 직결된 핵심 부지를 일방적으로 포함했다는 점이다.

 

용산국제업무지구 주택 비중 확대(1만 호)는 서울시의 '글로벌 비즈니스 허브' 구상과 정면으로 충돌한다. 업무 공간이 주거지로 대체 될 경우 미래 가치가 하락한다는 지자체의 논리를 정부가 '공급 실적'을 위해 묵살 했다는 비판이 나온다.

 

또한 과천 경마장 부지 이전은 연 500억 원 이상의 세수가 걸린 과천시와 사전 조율 없이 발표되어, 향후 인허가 과정에서 지자체의 '행정 보이콧'이 발생할 가능성이 매우 높다.

 

2. '물리적 불가능'에 도전하는 착공 로드맵

 

정부는 대부분의 사업지를 2028년에서 2030년 사이에 착공하겠다고 공언했다. 하지만 이는 대한민국 정비사업 역사상 유례없는 '초고속' 일정이다.

 

태릉CC와 같이 유네스코 세계문화유산 영향 평가가 필요한 부지나, 경마장처럼 대규모 이전 부지를 찾아야 하는 사업은 통상적으로 토지 보상과 이전 협의에만 5년 이상이 소요된다. 더욱이 환경단체와 지역 주민의 반발이 거센 상황에서 정부가 제시한 '패스트트랙'이 법적 절차(환경영향평가, 경관심의 등)를 무력화할 수 있을지는 미지수다. 전문가들은 "착공 시점은 정부의 '희망 고문'에 가깝다"고 지적한다.

 

3. 대출 규제는 묶고으며 공공만 '속도전'?

 

이번 대책의 가장 큰 모순은 금융 정책과의 엇박자다. 정부는 공공 공급을 늘리겠다면서도, 정작 공급의 80% 이상을 담당하는 민간 재개발·재건축 현장의 돈줄은 꽁꽁 묶어두고 있다.

 

현재 서울의 재개발 현장들은 정부의 10·15 대출 규제로 인해 이주비 조달이 막혀 사실상 '올스톱' 상태다. 국토부가 이번 대책에서 발표한 '초기 사업비 50억 원 저리 융자'는 수조 원대 사업 규모를 고려할 때 '언 발에 오줌 누기' 수준이라는 것이 업계의 중론이다.

민간의 이주 수요를 풀어주지 않으면서 공공의 공급 계획만 발표하는 것은, 공급난의 근본 원인인 '사업성 저하'를 외면한 반쪽짜리 처방이라는 분석이 지배적이다.

 

결론적으로 2026년 정부 공급 대책은 수도권 내 '알짜 부지'를 발굴했다는 점에서는 점수를 줄 만하다. 하지만 공급의 핵심 동력인 지자체와의 협력체계 구축과 대출 규제 정상화라는 본질적인 문제를 회피했다는 점에서 한계를 드러낸다.

 

재개발 시장은 이제 정부가 발표한 6만호 건설이라는 숫자보다 언제 쯤 실제 청약 통장을 쓸 수 있는지에 관심이 높다. 정부가 지자체의 반발을 잠재우고 이주비 갈등을 해결할 구체적인 '2단계 카드'를 내놓지 못한다면, 이번 대책 또한 계획'으로 남을 위험이 있다.

 
최종엽 대표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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