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침에 쓰는 편지
무너진 자리에서 드러나는 존엄
최종엽 대표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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파산은 아프고 이별은 일상을 흔들 수 있지만,
그러나 나는 무너지지 않은 당신을 보았습니다.”
익숙하던 자리들이 하나 둘 비어 갔지만,
끝까지 남아 있는 것이 있었습니다.
아픔을 느끼는 마음, 삶의 의미를 묻는 눈빛,
그리고 쉽게 포기하지 않는 한 사람의 존재가 당신이었습니다.

우리는 종종 재산과 직함과 관계의 울타리로 자신을 설명합니다.
가진 것들이 나를 증명해 준다고 믿습니다.
하지만 그것들은 존재의 중심이 아니라
존재를 감싸는 이름일 뿐입니다.
풍경이 바뀌어도 산의 그대로이듯
환경의 변화가 사람의 존엄까지 앗아가지는 못합니다.
친구여,
당신이 잃은 것은 자신이 아니라
당신을 꾸미던 장식들일지 모릅니다.
장식이 걷힌 자리에서 비로소 사람의 결이 드러납니다.
그 결은 아픔을 견딘 시간으로 새겨집니다.
파산은 아프고 이별은 일상을 흔들 수 있지만,
고통 속에서도 의미를 묻는 ‘사유는 당신을 지키는 보루입니다.
금간 항아리는 물을 담지 못해도 빛은 담습니다.
어쩌면 지금이 친구에게 묻는 조용한 질문일지도 모릅니다.
무엇이 남았는가,
그리고 남은 것을 모아 다시 일어설 수 있는가?
나는 압니다.
당신은 그 질문 앞에서 답을 이미 찾았다는 것을
그래서 나는 믿습니다,
당신의 삶은 무너진 것이 아니라 아직 쓰여지고 있다는 것을,
친구여! 사랑합니다. 그리고 응원합니다.
최종엽 대표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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