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취재현장] 광명11구역 주민들 시청으로 ... “8,853억원은 왜 늘었나”
[한국도시정비신문=최종엽 기자] 광명11구역을 비롯한 광명시 재개발·재건축 사업의 투명성과 관리·감독 강화를 요구하는 주민들이 다시 광명시청 앞에 섰다.

‘광명11구역 및 광명시 재개발·재건축 피해 주민 연대’는 25일 오전 11시 광명시청 잔디광장에서 기자회견을 열고 광명11구역의 사업비 증가와 조합 운영, 업체 선정 및 계약 과정 등 주민들이 제기해 온 의혹에 대한 관계기관의 조사를 촉구했다.
주민연대는 대통령과 검찰총장, 경기남부경찰청장 등을 향한 호소문도 발표했다.
이날 주민들이 제기한 의혹이 곧 사실로 확정되는 것은 아니다.
그러나 한국도시정비신문은 그동안 전국기자협회 등과 함께 13차례에 걸쳐 광명11구역을 추적하면서 주민들의 주장뿐 아니라 경기도 실태점검 결과, 광명시의 후속조치, 조합 관련 자료와 자금집행 자료 등을 확인해 왔다.
때문에 이번 기자회견을 단순히 주민과 조합 사이의 갈등으로만 보기 어려운 이유가 있다.
8,853억원 증가…그러나 ‘증가=비리’는 아니다, 주민연대가 이날 제시한 자료에 따르면 광명11구역 총사업비는 2021년 9월 관리처분 관련 자료 기준 약 1조4,201억원에서 2026년 총회 자료상 약 2조3,054억원으로 증가했다. 차이는 약 8,853억원이다.
그러나 사업비 증가 자체를 비리나 위법의 근거로 볼 수는 없다. 원자재와 인건비 상승, 금융비용 증가, 설계 변경, 사업기간 연장 등 정비사업 과정에서 사업비를 증가시키는 정상적인 요인은 얼마든지 존재한다. 조합 측에서도 이 부분은 충분히 반론할 수 있다.
따라서 확인해야 할 것은 ‘8,853억원이 늘었다’는 숫자가 아니라 어떤 항목에서, 어떤 원인으로, 얼마가 증가했으며 그 과정에서 적법한 의사결정과 검증절차를 거쳤는가다.
공사비와 금융비용, 설계변경 비용, 각종 용역비와 기타 사업비를 구분해 살펴야 정상적인 증가분과 별도의 설명이 필요한 비용을 가려낼 수 있다.
주민들에게 필요한 것도 막연한 의혹이 아니라 이 숫자에 대한 설명이다.
경기도 22건 지적…광명시 후속조치와 무엇이 달랐나
본지가 제13차 탐사보도에서 주목했던 것도 이 같은 ‘자료의 차이’였다.
2025년 경기도 실태점검 결과 광명11구역과 관련해 22건이 지적됐다.
당시 분류는 행정지도 13건, 시정명령 6건, 수사의뢰 2건, 형사고발 1건이었다.
이후 광명시 후속조치 자료에서는 행정지도 14건, 시정명령 6건, 자료확인 2건 등으로 나타났다.
여기서 주의할 부분이 있다.
두 자료의 분류가 다르다는 사실만으로 광명시가 경기도의 감사 결과를 임의로 변경했다거나 처분을 축소했다고 단정할 수는 없다. 수사의뢰 또는 고발 이후 수사 결과가 달라졌을 수도 있고, 추가 자료 제출이나 법률 검토에 따라 행정처리 방식이 달라졌을 가능성도 확인해야 한다.
그래서 본지가 묻는 것은 ‘누가 잘못했는가’가 아니다.
경기도 실태점검 이후 각각의 22개 지적사항이 어떤 절차를 거쳐 어떻게 처리됐는가.
그 과정을 공개하면 논란의 상당 부분은 해소될 수 있다.
약 90억원 통신 관련 자금…불법 단정 대신 흐름 확인해야
본지 제8차 탐사보도에서는 정보통신 관련 비용도 추적했다.
당시 확보한 조합 입출금 자료 등을 토대로 2023년 10월 약 39억5천만원과 같은 해 11월 약 51억원의 정보통신 관련 자금 흐름을 살펴봤다.
당시 취재에서 광명시 측 설명과 조합 관련 문서의 표현 사이에 차이가 확인되면서 자금 집행의 근거와 최종 귀속을 확인할 필요성이 제기됐다.
그러나 이 역시 특정 계좌로 돈이 지급됐다는 사실만으로 불법 또는 횡령 등으로 판단할 수 없다.
적법한 계약이 있었는지, 지급 근거가 무엇인지, 실제 용역이나 공사가 수행됐는지, 최종 정산은 어떻게 됐는지를 함께 확인해야 한다.
반대로 이러한 자료가 명확하게 존재한다면 조합 역시 이를 공개함으로써 의혹을 해소할 수 있다. 결국 이 문제도 비난이 아니라 증빙의 문제다.
주민들의 질문이 광명시청으로 향한 이유
주민연대는 이날 조합뿐 아니라 광명시의 관리·감독 문제도 제기했다.
비사업은 조합원이 사업의 주체가 되는 민간사업이다.
따라서 조합의 모든 경영상 판단이나 계약 결과를 행정기관의 책임으로 돌리는 것도 적절하지 않다.

그러나 정비사업은 동시에 관련 법률에 따라 인허가를 비롯하여 모든 사업과정은 감독을 받는 사업이다. 특히 수천억원 규모의 사업비 증가와 계약 및 자금집행을 둘러싸고 민원이 반복된다면 행정기관이 법률상 어떤 감독권한을 행사했고 어떤 사안은 조합 자율의 영역으로 판단했는지 주민들에게 설명할 필요가 있다.
따라서 쟁점은 ‘광명시가 방관했다’고 단정하는 데 있지 않다.
광명시는 무엇을 확인했고, 무엇을 확인하지 않았으며, 그 판단의 법적 근거는 무엇이었는가.
주민들의 요구는 이 질문에 대한 답을 요구하는 것으로 좁혀질 필요가 있다.
조합 측 반론도 확인돼야 한다
공정한 검증을 위해서는 조합 측의 설명 역시 필요하다.
사업비 8,853억원 증가 가운데 공사비·금융비용·설계변경·물가상승 등이 각각 얼마를 차지하는지, 경기도 실태점검 22건에 대해 이후 어떤 조치와 수사 결과가 있었는지, 정보통신 관련 비용은 어떤 계약과 절차에 따라 집행됐는지가 확인돼야 한다.
이 자료들이 충분히 공개되고 적법성과 타당성이 확인된다면 주민들이 제기한 의혹 가운데 상당 부분은 해소될 수 있다.
반대로 객관적 설명이나 증빙이 부족하다면 그 부분은 관계기관이 확인할 문제다.
그래서 본지는 어느 한쪽의 주장만으로 결론을 내리지 않는다.
13차례 탐사보도 끝에 남은 것은 다섯 가지 질문
한국도시정비신문이 광명11구역을 추적해 온 목적은 특정 개인이나 조합을 공격하기 위한 것이 아니다.
수천명의 조합원이 재산을 함께 맡긴 대규모 정비사업에서 의사결정과 돈의 흐름을 주민들이 확인할 수 있는가를 묻기 위해서다.
오늘 주민들의 기자회견을 계기로 다시 확인해야 할 질문도 복잡하지 않다.
√사업비는 왜 증가했는가.
√각종 계약과 자금집행은 어떤 절차를 거쳤는가.
√경기도가 지적한 22건은 이후 각각 어떻게 처리됐는가.
√조합원들에게 주요 정보가 충분히 공개됐는가.
√광명시는 법이 정한 범위에서 관리·감독 책임을 다했는가.
위 질문에는 주민의 주장만으로 답할 수도 없고 조합의 해명만으로 답할 수도 없다.
계약서는 계약을 말하고, 회계자료는 돈의 흐름을 말하며, 행정기록은 감독 과정을 말하고, 수사 결과와 판결은 법적 책임을 말한다.
본지는 주민연대가 이날 제기한 사항과 그동안 13차례 탐사보도에서 다룬 주요 쟁점에 대해 광명11구역 조합과 광명시의 설명 및 관련 자료를 확인하고, 관계기관의 처리 결과와 함께 후속 보도할 예정이다.
최종엽 기자
기사제보 : [email protected]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