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현장 르포] 영화 기생충의,아현재개발 1구역의 선택, 제1부

[현장] 아현1구역,
서울 마포구 아현1구역의 골목은 영화 '기생충'의 흔적만큼이나 깊은 갈등의 골이 패어 있다. 1980년대 '지분 쪼개기'로 인해 한 필지를 수십 명이 나눠 가진 기형적 구조. 민간 재개발이었다면 소유주 2,692명 중 740명이 현금만 받고 쫓겨나야 할 처지였다.
이 절망적인 상황에서 서울시가 내놓은 '전용 14㎡(약 4평) 주택 도입'은 행정의 미학이라 불릴 만했다. 법과 조례의 테두리 안에서 소규모 지분권자들에게도 입주권을 부여할 수 있는'최저주거기준'을 재개발 설계에 과감히 이식한 것이다.
◆ 오세훈의 결단, "단 한 명의 원주민도 포기하지 않는다"
서울시의 이 같은 조치는 '현금청산 대상자 79% 구제'라는 경이로운 수치로 나타났다. 740명에 달하던 청산 대상자는 156명으로 급감했다. 이는 단순히 주택 수를 늘린 것을 넘어, 재개발의 최대 걸림돌인 '원주민 재정착' 문제를 정면으로 돌파한 행정적 묘수였다.
아현1구역 소유주 A씨는 "평생을 일궈온 터전에서 쫓겨날까 잠을 못 잤는데, 원룸이라도 내 집이 생긴다는 소식에 눈물이 났다"며 서울시의 결단을 반겼다. 실제로 이 조치 덕분에 사업은 지지부진하던 과거를 뒤로 하고 주민 동의율 66.6%라는 파죽지세의 성적표를 거둘 수 있었다.
◆ 하지만, '수치적 합리성'이 부른 또 다른 딜레마
오 시장의 해법은 지자체장으로서 내릴 수 있는 가장 합리적이고 따뜻한 대안이었으나 아리러니 하게도 '행정적 구원'이 단지 내'계층 갈등'이라는 새로운 불씨를 지폈다.
전체 세대의 상당수가 극소형 평수로 채워질 상황에 직면하자, 기존 주택 소유주들을 중심으로 "아파트가 아니라 고시촌"이라는 비명이 터져 나오기 시작한 것이다. 84%의 노후도를 극복하기 위해 도입한 '4평의 해법'이 역설적으로 사업의 가치를 떨어뜨린다는 우려였ㅁ다.
[2부 예고]
"오세훈 시장이 연 '상생의 문', 이제는 '질적 완성'이 필요할 때"
1부에서 조명한 서울시의 합리적 대안을 기반으로, 2부에서는 주민 간의 감정적·경제적 간극을 메울 수 있는 '결합형 입주권'과 '수익형 신탁' 등 진화 된 상생 전략을 제안한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