환경
철학적 증언문 - 제자리를 찾아주려고
최종엽 대표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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누군가는세상을 더럽히고,
또 누군가는 말없이, 대가 없이
제자리로 돌려놓는다.
신정산에서 운동을 마치고 귀가 길이었다.
몸은 가벼워졌지만 세상은 여전히
제 무게를 안고 있었다.

아파트가 이어진 보도(步道)에서
허리를 굽혀 무언가를 줍고 있는
한 장면이 눈에 들어왔다.
아주 천천히...
가까이 다가가 보니
투명한 페트병 안에는
담배꽁초가 가득 담겨 있었고,
그것을 줍는 할머니의 표정은 진지했다.
나는 물었다.
“무엇을 하세요?”
할머니는 고개를 돌리지 않은 채 짧게 답했다.
“제자리를 찾아주려고…”
설명은 없었지만 그 한마디는
현장의 모든 상황을 자세히 설명하고 있었다.
나는 더 묻지 않았다.
추가적인 질문은 오히려 나의 존재를
가볍게 만들 것 같았기 때문이었다.
할머니는 다시 허리를 굽혔고
나는 그 자리에 선 채
발걸음을 떼지 못했다.
누군가는
세상을 더럽히고,
또 누군가는 말없이, 대가 없이
제자리로 돌려놓는다.
그 조용한 손길은 눈에 잘 띄지 않지만,
정치인의 현란한 수사보다
더욱 무겁고 교훈적이었다.
최종엽 대표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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