광명재개발 11R구역, 누구를 위한 정비사업인가?
본지가 입수한 조합장 계좌 내역에는 2009년부터 2016년까지 복수의 정비사업 용역업체로부터 총 11억여 원의 송금 기록이 확인된다. 해당 자금은 추진위원장 취임 전후와 조합장 선출 전후에 집중된 것으로 나타났다.

이 자금은 이후 현금으로 인출된 정황이 있으며, 일부는 지역 동장·통장에게 활동비 명목으로 지급됐다는 내용으로 고발이 이루어진 상태다. 다만 자금의 성격과 사용처 전반에 대해서는 현재 수사와 재판을 통해 사실관계가 다투어지고 있다.
사업비 7,941억 → 1조 7,186억… 증가 과정의 검증 필요성
광명11R구역 재개발사업은 2016년 조합 설립 당시 7,941억 원 규모에서 2021년 관리처분 변경인가 시점에는 1조 7,186억 원으로 증가했다. 약 9,245억 원이 늘어난 셈이다.
도시계획 전문가들은 “건설비 상승 등 외부 요인을 고려하더라도, 사업비 증가의 구체적 산정 과정과 항목별 타당성에 대해서는 투명한 검증이 필요하다”고 지적한다. 특히 분양가 역시 상승한 상황에서, 비용 증가 구조가 합리적인지에 대한 의문이 제기된다.
내부 증언 “선거 과정과 자금 흐름, 공정성 훼손 우려”
익명을 요구한 제보자는 “조합장 선거 과정에서 지역 조직을 대상으로 금전이 유입됐다는 이야기가 있었고, 이는 선거의 공정성에 영향을 미쳤을 가능성을 배제하기 어렵다”고 주장했다.
조합원 K씨 역시 “사업비가 급격히 증가했지만, 조합원들에게 충분한 설명이나 정보 공개는 이뤄지지 않았다”며 “중요한 의사결정 과정에서 조합원들이 배제됐다는 느낌을 받았다”고 말했다.
또 다른 제보자는 "조합장은 지역주민이 아닌 외지인으로 문제가 야기되자 주민등록을 이전했다"고 증언했다.
정치적 배경과 사업 개입 쟁점… “구조적 문제 제기”
해당 조합장은 과거 광명시의회 의장을 지낸 인사로 알려져 있다. 지역 정치 경험과 도시계획 정보 접근성이 사업 초기 단계에서 어떤 영향을 미쳤는지에 대해서도 의문이 제기되고 있다.
법률 전문가들은 “정치적 영향력과 사업 이해관계가 결합될 경우, 조합 운영의 공정성과 투명성이 훼손될 우려가 있다”며 “이 사안은 개별 행위를 넘어 구조적 문제로 들여다볼 필요가 있다”고 분석했다.
소송비용 110억 원 포함… 사업비 구성 논란
관리처분 변경계획에 따르면 총 사업비 1조 7,186억 원 가운데 공사비는 약 8,720억 원, 보상비 267억 원, 소송비용 110억 원, 예비비 429억 원 등이 포함된 것으로 나타났다.
특히 학교 증축공사비 350억 원과 각종 부담금, 용역비 등의 세부 항목에 대해 조합원들 사이에서는 “충분한 설명이 있었는지”에 대한 의문이 제기되고 있다.
법조계에서는 “소송비 등 일부 항목의 경우 사용 목적과 범위가 명확히 구분되어야 하며, 공적 자금으로서의 적정성 검증이 필요하다”고 보고 있다.
“공익을 믿었지만”… 피해 조합원의 현실
조합원 K씨는 “노후 주거환경을 벗어나기 위해 재개발을 선택했지만, 감당하기 어려운 분담금이 현실이 됐다”며 “공적 절차를 믿고 따랐던 선택이 결과적으로 큰 부담으로 돌아왔다”고 말했다.
이 같은 목소리는 재개발 사업이 가진 공익적 목적과 실제 진행 과정 사이의 괴리를 보여주는 사례로 해석된다.
[탐사팀의 시선] 판단은 재판과 시민의 몫
탐사보도의 역할은 결론을 대신 내리는 데 있지 않다. 확인된 사실을 기록하고, 드러난 정황을 연결하며, 설명되지 않은 부분에 질문을 던지는 데 있다.
이 사건의 진실은 법정에서 가려질 것이다. 그리고 그 결과에 대한 평가는 시민의 몫으로 남는다.
다만 분명한 것은, 법적 잣대를 떠나 공익을 전제로 한 재개발 사업은 조합원들의 삶과 재산이 걸린 문제라는 사실이다. 그 무게만큼, 보다 투명한 검증과 책임 있는 설명이 요구되고 있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