도시정비

[기자데스크] 원도심 재개발, 왜 멈춰 서 있는가

최종엽 대표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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속도가 아니라, 제도의 문제다

요즘 재개발을 바라보는 시민의 체감은 엇갈린다.
집값은 오르는데, 공급은 늘지 않는다.

정부는 공급 확대를 말하지만, 현장은 이를 체감하지 못한다.

이 간극은 어디에서 비롯된 것일까.

문제의 본질은 단순하다.

지금의 위기는 공급 부족이 아니라, 공급이 만들어지지 못하는 구조에 있다.

 

대도시는 더 이상 땅이 없다.
결국 재개발을 통해 밀도를 높이고,
기존 주민과 신규 수요를 함께 수용하는 방식이 사실상 유일한 대안이다.

정책 방향은 틀리지 않았다.
문제는 작동 방식이다.

재개발은 시작보다 과정에서 멈춘다.

주민 간 갈등, 외부 개입, 이해가 충돌하는 사업 구조 속에서 
상당수 구역은 다음 단계로 나아가지 못한다.

이것은 단순한 지연이 아니라, 구조적 현상이다.

 

그런데 정책은 여전히 속도를 말한다.

절차를 줄이고, 사업을 빠르게 추진하면
공급이 늘어날 것이라는 접근이다.

하지만 출발하지 못하는 사업에 속도를 요구하는 것은 해법이 될 수 없다.

이 구조 속에서 시장은 왜곡된다.

공급은 계획에 머물고, 수요는 제한된 신축으로 몰린다.

그 결과가 지금의 가격 상승이다.

이는 과열된 시장이 아니라, 막힌 공급이 만들어낸 상승에 가깝다.

 

그래서 지금 필요한 질문은 하나다.

얼마나 빨리 지을 것인가가 아니라, 왜 멈추는가.

이 질문에 답하지 못한다면, 어떤 공급 확대 정책도 현장에서 체감되기 어렵다.

기자의 역할은 분명하다.
보이는 현상이 아니라, 그 이면의 구조를 드러내는 일이다.

지금 드러난 사실은 단 하나 속도가 아니라 구조다.

 

정책은 속도를 높이는 것 보다. 

멈춰 선 지점을 통과하게 만드는 데서 시작해야 한다.

최종엽 대표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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