도시정비

[기획] 용마터널 도심복합사업 시공사 공모 논란…주민들이 묻는 ‘790만원의 근거’

최종엽 대표기자
입력
공모지침은 LH 홈페이지에…주민대표회의는 공고문 첫 페이지만 안내 주민들 “공사비 산정·통학안전 대책·시공사 선정조건 공개해야” 특별감사 요구 제기…특정 업체 유리한 조건인지는 추가 검증 필요

[한국도시정비신문=최종엽 기자] LH(한국토지주택공사)가 시행하는 서울 중랑구 용마터널 인근 도심공공주택복합사업의 시공사 공모와 사업비 산정을 둘러싸고 일부 토지등소유자들이 정보공개와 절차의 적정성에 문제를 제기하고 있다.

 

주민들이 제기하는 핵심은 세 가지. 

△시공사 선정에 필요한 주요 정보가 주민들에게 충분히 제공됐는지, △제시된 공사비의 산정 근거가 무엇인지, △학교와 인접한 사업장의 특수한 안전조건이 공사비에 제대로 반영됐는지다.

일부 주민은 공모조건이 특정 건설사에 유리하게 설계된 것 아니냐는 의혹까지 제기하고 있다. 다만 현재 확보된 자료만으로 특정 업체를 위한 공모였다고 단정할 근거는 확인되지 않아 이에 대해서는 LH와 주민대표회의, 관련 업체를 상대로 추가 취재가 필요하다.

 

공모지침은 공개됐지만 주민에게 어떻게 전달됐나

본지가 확보한 자료를 종합하면 LH는 시공사 공모지침 전문을 공식 홈페이지에 게시했다.

반면 주민대표회의가 주민들에게 안내한 자료의 범위를 놓고 논란이 제기된다.

 

현재 확보된 자료에 따르면 주민대표회의는 2025년 6월 5일 최초 공모 당시 공고문 첫 페이지를 캡처해 주민들에게 안내했고, 같은 해 7월 8일 재공고 때도 공고문 첫 페이지를 안내한 것으로 파악됐다.

공모지침 전문은 주민대표회의를 통해 직접 배포되지 않았고, 주민들에게 LH 홈페이지에서 확인하도록 안내한 것으로 정리된다.

 

이후 일부 주민들이 LH 홈페이지 등을 통해 공모지침의 세부 내용을 확인하면서 시공사 선정방식과 공사비, 평가위원회 구성, 사업 추진 일정 등에 관한 질의를 제기했다. 주민 질의가 이어진 뒤 주민대표회의는 Q&A 자료를 배포한 것으로 파악됐다.

 

쟁점은 공모지침이 공개됐느냐의 문제가 아니라 사업의 직접 이해당사자인 토지등소유자에게 중요한 정보가 어느 정도까지 전달됐느냐에 있다. 특히 이 지역에는 인터넷을 통한 정보 접근에 익숙하지 않은 고령 소유자들도 있어 홈페이지에 게시했다는 사실만으로 충분한 정보 제공이 이뤄졌다고 볼 수 있는지를 놓고 주민들 사이에서 문제 제기가 나오고 있다.

 

주민들이 던진 두 번째 질문…“790만원은 어떻게 나왔나”

또 다른 쟁점은 공사비다. 주민 측 자료에는 이 사업의 공사비가 3.3㎡당 790만원 수준으로 제시됐다는 내용이 담겨 있다. 일부 주민은 인근 정비사업의 공사비와 비교하며 해당 금액의 적정성과 산정 근거를 공개할 것을 요구하고 있다.

 

그러나 본지가 확보한 브리핑 자료만으로는 공사비 산정의 세부 근거와 전체 산출 과정을 확인하기 어렵다. 따라서 단순히 다른 사업장의 3.3㎡당 공사비와 비교해 790만원이 적정한지 여부를 판단하는 것도 신중해야 한다. 사업장마다 공사시기와 설계, 지질, 공법, 자재조건, 공사범위 등이 다르기 때문이다.

 

오히려 확인해야 할 것은 790만원이라는 숫자가 어떤 조건과 공사범위를 전제로 산출됐는가이다. 주민들이 특히 문제를 제기하는 부분은 사업장의 입지다.

주민 측은 사업지 인근에 초등학교와 중학교가 위치하고 있고, 향후 대규모 굴착과 암반·천공작업 등이 진행될 경우 학생들의 통학 안전과 소음·진동 대책이 중요하다고 주장한다.

 

이에 따라 무소음·무진동 또는 저소음·저진동 공법 적용 여부, 안전펜스와 통학로 확보, 공사차량 동선 관리 등 학교 주변 안전대책에 필요한 비용이 공사비에 어느 범위까지 반영돼 있는지도 확인해야 할 사안으로 떠올랐다.

 

현재 자료만으로는 이 같은 안전 관련 비용이 실제 790만원 산정 과정에서 빠졌다고 단정할 수 없다. 따라서 LH가 공사비 산정 세부내역과 적용 공법, 학교 주변 안전대책 및 관련 비용의 반영 여부를 공개하면 논란 상당 부분을 해소할 수 있을 것으로 보인다.

 

“특정 업체에 유리한 것 아니냐”…의혹과 사실은 구분해야

일부 주민들은 시공사 공모조건과 일정 등을 근거로 특정 건설사가 상대적으로 유리한 위치에 놓인 것 아니냐는 의혹도 제기하고 있다. 주민들이 자체 작성한 자료와 단체대화방에서는 경쟁 건설사들의 참여를 어렵게 하는 조건이 있었던 것 아니냐는 주장과 함께 특정 브랜드가 단독으로 입찰하게 되는 상황을 우려하는 목소리가 나온다.

 

하지만 쟁 제한을 목적으로 공모조건을 설계했다거나 특정 업체에 사업권을 주기 위한 과정이었다는 주장은 현재 확보자료만으로 확인되지 않았다. 이를 확인하기 위해서는 최초 공모와 재공고의 조건을 비교하고 실제 참여 또는 참여 검토 건설사 현황, 입찰조건을 충족할 수 있는 건설사의 범위, 조건 설정 과정과 근거 등을 추가로 확인해야 한다.

 

특히 경쟁 건설사들이 실제 공모 참여를 검토했는지, 참여하지 않았다면 그 이유가 공사비 때문인지 공모조건 때문인지 또는 자체 사업성 판단 때문인지도 해당 건설사들을 상대로 확인할 필요가 있다.

의혹의 크기가 사실의 크기를 대신해서는 안 된다. 반대로 공공이 시행하는 대규모 개발사업이라면 불필요한 의혹이 발생하지 않도록 공모조건을 투명하게 설명할 책임 역시 가볍지 않다. 

 

특별감사 요청은 왜 일반 민원으로 처리됐나 

주민들은 사업 추진 과정에 대한 특별감사도 요구했다. 확보자료에 따르면 특별감사를 요구하는 민원이 접수됐으나 현재 확보된 자료 기준으로는 감사절차보다는 일반 민원으로 처리된 것으로 파악된다. 다만 실제 감사부서가 해당 내용을 검토했는지, 특별감사 요구를 일반 민원으로 분류한 구체적인 이유가 무엇인지까지는 현재 자료만으로 확인되지 않는다.

 

또 다른 민원에서는 최초 답변 이후 재민원이 제기됐고 이후 정정답변이 이뤄진 정황도 확인된다. 이 부분 역시 최초 답변의 어떤 사실관계가 변경됐는지, 정정이 이뤄진 이유와 내부 검토 과정이 무엇이었는지를 관계기관이 명확히 설명할 필요가 있다.

 

일부 주민들은 이를 근거로 관계기관의 민원처리 자체에 문제가 있었다고 주장하지만, 답변이 정정됐다는 사실만으로 고의적인 은폐나 허위답변이었다고 단정하기는 어렵다. 

 

주민대표회의의 역할은 어디까지인가

이번 논란은 주민대표회의의 역할이라는 보다 근본적인 질문으로도 이어진다. 확보자료에는 주민 질의 이후 Q&A가 배포된 사실과 함께 일부 질의에 대한 답변 지연 및 주민이 요청한 자료를 제공받지 못한 사례 등이 정리돼 있다.

 

또 LH는 주민대표회의의 개별 질의응답과 자료 제공 여부에 대해 관리·감독할 권한이 없다는 취지로 설명한 것으로 파악된다. 그렇다면 다시 질문이 생긴다. 공공사업에서 사업시행자인 LH와 주민대표회의 사이의 주민 정보제공 책임은 어디에서 나뉘는가.

 

LH가 홈페이지에 공모지침을 공개했다면 주민대표회의는 그것을 주민들에게 어느 수준까지 전달해야 하는가. 주민이 공사비 산정이나 시공사 선정조건을 질문할 경우 누가, 언제, 어느 범위까지 답해야 하는가. 이는 용마터널 사업장만의 문제가 아니다.

 

도심공공주택복합사업에서 주민대표회의가 토지등소유자의 의견을 수렴하는 창구라면 정보공개와 질의응답의 기준 역시 보다 명확할 필요가 있다. 790만원보다 먼저 공개돼야 할 것은 ‘790만원의 근거’ 이번 논란의 핵심을 단순히 “공사비가 비싸다, 싸다”는 문제로만 접근해서는 실체에 다가가기 어렵다.

 

790만원이 높으냐 낮으냐보다 먼저 확인해야 할 것은 그 금액에 무엇이 포함됐고 무엇이 포함되지 않았는가이다.학교와 인접한 입지조건은 어떻게 반영됐는지, 굴착과 암반공사에 필요한 공법은 무엇인지, 학생들의 통학안전을 위한 시설과 공사관리 비용은 어느 정도인지, 그리고 그 조건을 토대로 몇 개 건설사가 실질적인 경쟁에 참여할 수 있는지도 확인돼야 한다.

 

주민들의 의혹 역시 검증 대상이다.

특정 건설사에 유리한 공모였다는 주장이 사실인지, 정상적인 공모조건을 주민들이 오해한 것인지도 자료와 당사자의 답변으로 가려야 한다.  공공이 시행하는 사업에서 의혹을 해소하는 가장 좋은 방법은 의혹을 묵살하는 것도, 반대로 의혹을 사실로 단정하는 것도 아니다.

 

자료를 공개하고 질문에 답하는 것이다.

본지는 시공사 공모 및 재공고 과정, 3.3㎡당 790만원 공사비의 산정 근거, 학교 주변 안전 대책 반영 여부, 공모조건 설정 과정, 특별감사 요구 처리 경위 등에 대해 LH와 주민대표회의 및 관계기관에 사실관계를 질의하고 그 답변을 토대로 후속 보도할 예정이다.

최종엽 대표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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