오피니언

[사설] 재개발 갈등, ‘윤리적 정당성’과 ‘대화의 논리’로 풀어야

최종엽 대표기자
입력
수정
이윤보다 사람, 속도보다 방향을 고민하는 사회적 책임이 갈등 해결의 방식 또한 힘의 논리가 아닌 대화의 논리를.

도시 재개발은 경제 활력의 상징이지만 그 과정에서 공동체가 무너진다면 이는 발전이 아닌 사회적 상처가 된다. 우리가 지켜야 할 가장 큰 원칙은 윤리적 정당성이다. 재개발 사업이 누군가에게는 ‘대박’이 되고, 누군가에게는 ‘눈물’이 되는 양극화된 구조는 결코 정당화될 수 없다.

 

재개발의 핵심 주체는 토지주들이다. 따라서 재개발이 특정 업체의 탐욕을 채우는 수단으로 변질되어서는 안 된다. 협력 업체는 전문 지식을 바탕으로 고객에게 기여하고 그에 따른 정당한 이익을 취하는 것이 본질이다. 정보를 독점하여 갈등을 조장하거나, 전문성을 무기로 정당한 권리자를 기만하는 ‘을의 갑질’은 반드시 사라져야 할 고약한 구습이다.

 

갈등 해결의 방식 또한 힘의 논리가 아닌 대화의 논리를 따라야 한다. 사업 속도를 높이는 것이 곧 이윤이라는 조급함에 매몰되어, 주민의 목소리를 배제한 채 답을 정해 놓고 밀어붙이는 방식은 결국 극단적인 대립과 사회적 저항만을 낳을 뿐이다.

 

오히려 초기 단계부터 충분히 소통하고 정보를 투명하게 공유하는 것이 가장 지혜로운 전략이다. 이는 단순히 민주적 절차를 지키는 도덕적 문제를 넘어, 향후 발생할 막대한 사회적 비용과 공사 중단이라는 경영상 위험을 줄이는 가장 경제적이고 실질적인 선택이기 때문이다. 

 

결국 재개발은 단순히 낡은 건물을 허물고 새 건물을 세우는 일이 아니라, 도시의 구조와 삶의 방식을 다시 묻는 일이다. 성장과 공동체 사이의 균형을 찾는 선택만이 도시를 지속 가능하게 만든다. 

이윤보다 사람을, 속도보다 방향을 고민하는 사회적 책임이야말로 우리 사회가 반드시 지켜내야 할 최우선의 원칙이다.

최종엽 대표기자
share-band
밴드
URL복사