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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용범 대통령실 정책 실장과 김은혜 의원간 시끄러운 논쟁

최종엽 대표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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청년 주거사다리 겉어차는 것이라며 김실장의 딸사례 언급 청년 주거권 보장 vs 재정 건전성의 정책 균형 문제에 가족 문제 언급은 논점 이탈
최종엽 본지 발행인 

국회는 정책을 논의하는 장이다. 그러나 때때로 정책 논의는 감정적 공방으로 변질되곤 한다. 최근 김용범 대통령실 정책실장과 김은혜 국민의힘 의원 사이의 설전은 그 대표적 사례다. 청년 전세자금 대출 축소라는 중요한 정책적 쟁점이 가족 문제 언급으로 번지며 국회가 소란스러워졌다.

 

김은혜 의원은 청년들의 주거 사다리를 강조하며 정부의 대출 축소 정책을 비판했다. 청년들이 자력으로 전세금을 마련하기 어렵다는 현실을 드러내기 위해 김용범 실장의 딸 사례를 언급했다. 이는 정책적 맥락에서 보면 ‘예시’일 수 있다. 그러나 ‘갭투자’라는 표현은 공격적 뉘앙스를 띠며, 단순한 예시를 넘어 개인적 공세로 비칠 수밖에 없었다.

 

김용범 실장은 즉각 반발했다. 가족을 정치적 공격에 끌어들이는 것은 부당하며, 딸의 전세금은 저축과 일부 지원으로 마련된 것이라며 갭투자 의혹을 일축했다. 그의 격한 반응은 가족을 지키려는 방어였지만, 동시에 정책 논의의 본질을 흐리는 결과를 낳았다.

결국 두 사람의 공방은 청년 주거권 보장 vs 재정 건전성 유지라는 정책적 균형 문제에서 출발했지만, 가족 문제 언급으로 인해 논점이 이탈했다. 국민이 듣고 싶었던 것은 청년 주거 정책의 해법이지, 공직자의 가족사를 둘러싼 감정싸움이 아니었다.

 

정치에서 예시는 강력한 수사적 도구가 될 수 있다. 그러나 예시가 특정인의 가족을 직접 겨냥할 때, 그것은 정책 논의가 아닌 개인적 공격으로 변질된다. 국회는 국민의 삶을 개선하는 제도적 해법을 논의하는 자리이지, 가족을 둘러싼 공방의 무대가 아니다.

이번 사건은 우리에게 중요한 교훈을 남긴다. 정책 논쟁은 정책으로만 해야 한다. 가족은 예시가 아니라 보호받아야 할 영역이다. 청년들의 주거 문제라는 본질적 과제를 해결하기 위해서는 감정적 공방이 아닌, 균형 잡힌 정책 설계와 진지한 토론이 필요하다.

최종엽 대표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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