도시정비

[탐사기획 제9편] 광명11R 통신 이설 구조, 왜 특정 업체로 권한이 집중됐나

국용호, 최종엽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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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누가 실제 권한자였는가”… 조합·통신사·광명시 책임론 확산
이 이미지는 독자의 이해를 돕기위해 인포그래픽으로  디자인 되었습니다. 

광명11구역 통신 이설 논란… “공사비보다 더 중요한 것은 권한 구조였다”

 

광명11구역 재개발사업(광명11R)의 수십억 원대 통신시설 이설비 집행 과정에서 제기된 의혹은 단순 공사비 논란을 넘어 권한 구조와 절차적 정당성 문제로 확대되고 있다.

 

재개발 현장에서 통신선 이설은 흔한 공정 중 하나로 여겨진다. 그러나 이번 사안은 단순히 “누가 공사를 수행했는가”의 문제가 아니라, 복수 통신사의 권한과 자금 흐름이 어떤 절차를 통해 특정 업체로 집중됐는지에 초점이 맞춰지고 있다.

 

현재 논란의 핵심은 △복수 통신사의 권한 집중 경위 △업무대행 및 위임 절차의 적법성 △조합의 검증 책임 △행정기관의 공공성과 중립성 여부 등으로 압축된다.

 

■ 통신 이설의 원칙… “통신사별 책임 구조가 일반적”

재개발 사업에서 통신시설 이설 비용은 일반적으로 사업 시행자인 조합이 부담한다. 그러나 통신망 자체는 각 통신사의 자산이다. 따라서 통상적인 구조라면 조합이 각 통신사와 개별 협의를 진행하고, 통신사들은 자사 시설에 대해 각각 공사 발주와 관리 책임을 수행하는 방식으로 진행된다.

즉 권한과 책임은 통신사별로 분리되는 것이 원칙이며, 공사 책임 역시 명확히 구분되는 구조가 일반적이라는 것이 업계의 설명이다.

 

■ 특정 업체로 권한·자금 집중 정황

그러나 확보된 자료와 관계자 진술 등을 종합하면 광명11R 현장에서는 SK텔레콤(SKT), SK브로드밴드(SKB), LG유플러스, 드림라인, 한빛 등 복수 통신사의 공사 및 자금 흐름이 특정 업체인 ‘지성정보통신’으로 집중된 정황이 나타난다.

 

문제는 이 과정에서 지성정보통신의 법적 지위와 권한 범위가 명확하게 드러나지 않고 있다는 점이다. 업계 일각에서는 해당 업체가 실제 원청 역할을 수행한 것인지, 단순 업무대행사인지, 또는 재하청 구조에 해당하는지조차 명확하지 않다는 지적이 나온다.

 

전문가들은 “복수 통신사의 권한과 자금 집행이 특정 업체로 집중됐다면, 이에 상응하는 공식 위임 계약과 책임 범위 규정이 존재해야 한다”고 설명한다.

 

■ “위임 문서 존재하지만 권한 범위는 불명확”

2023년 8월 통신 6개사가 조합장 앞으로 제출한 문서에는 지성정보통신을 대표사로 지정하는 취지의 내용이 포함된 것으로 전해진다.다만 해당 문서에는 서명자의 직위와 권한 범위, 업무대행 계약 관계, 책임 구조 등이 충분히 특정되지 않았다는 지적도 제기된다.

 

결국 쟁점은 단순히 문서의 존재 여부가 아니라, 실제로 어떤 범위의 권한이 누구에게 위임됐는지, 그리고 그 절차가 적법하고 투명했는지에 모아지고 있다.

 

■ 재하청 구조 의혹… 책임 소재는 누구에게 있나

현장에서는 지성정보통신이 사실상 중간 관리업체 또는 재하청 구조에 가까운 역할을 수행한 것 아니냐는 의혹도 제기된다. 만약 재하청 또는 협력업체 수준의 업체가 복수 통신사의 권한과 자금 집행을 통합 관리했다면 문제는 더욱 복잡해질 수 있다.

 

공사 하자 책임과 유지관리 책임의 경계가 불명확해질 가능성이 있기 때문이다. 또한 공사비 적정성 검증 역시 어려워질 수 있다는 우려도 나온다. 일각에서는 특정 업체로 권한과 자금이 집중된 배경에 대해 특혜 논란이나 이해충돌 우려로 이어질 가능성도 배제할 수 없다는 지적이 제기된다.

 

■ “조합은 신탁적 관리자”… 검증 의무 다했나

전문가들은 이번 사안에서 가장 중요한 책임 주체 가운데 하나로 조합을 지목한다.  조합장은 단순 사업 추진자가 아니라 조합원의 재산과 사업을 위임받은 신탁적 관리자에 가까운 위치라는 이유에서다. 

 

따라서 조합은 

업체 선정 과정의 투명성

경쟁 절차 존재 여부 

중간 구조 필요성 

공사비 적정성 등을 면밀히 검증할 의무가 있다는 것이 전문가들의 설명이다. 만약 충분한 검증 없이 사업이 진행됐다면 조합원 재산 보호 의무와 관리 책임 문제로 이어질 가능성도 제기된다.

 

■ 광명시 역할도 논란… 행정 중립성 지켜졌나

광명시의 역할 역시 향후 주요 논란 대상이 될 가능성이 있다. 광명시는 도로굴착 허가, 기반시설 협의, 관로 관련 행정 절차 등에 관여할 수 있는 위치에 있기 때문이다.

 

이에 따라 행정기관이 해당 구조를 어느 수준까지 인지하고 있었는지, 절차적 검증은 충분했는지에 대한 의문도 제기된다. 

행정기관은 원칙적으로 특정 업체에 유리한 구조 형성에 개입하거나 이를 묵인해서는 안 된다는 점에서, 이번 사안이 단순 민간 계약 문제를 넘어 행정 공공성과 중립성 문제로 확대될 가능성도 있다는 지적이 나온다.

 

■ “광명시청 위임” 설명 논란… 시청은 “사실무근”

본 탐사팀이 확보한 자료에 따르면 조합은 내부 설명 과정에서 광명시의 협조 또는 위임 관계가 사업 추진 근거인 것처럼 설명한 정황이 확인됐다. 당시 조합은 통신 관로 및 선로 공사비 명목으로 약 83억 원 규모 예산을 책정했던 것으로 전해진다.

 

그러나 광명시청 측은 “해당 업체에 통신시설 공사를 위임하거나 비용을 수령한 사실이 없다”는 입장을 밝혔다. 결국 논란의 핵심은 실제 위임 관계가 존재하지 않았다면 왜 광명시 명의가 사업 정당성의 근거처럼 사용됐는지 여부다.

 

전문가들은 “재개발 현장에서 공공기관의 이름은 사업 신뢰를 높이는 효과가 있다”며 “정확한 위임 관계와 법적 근거 확인이 필요하다”고 지적했다.

 

■ 사업 시작 전 51억 원 지급… 절차 적정성 쟁점

취재팀이 확보한 자료에 따르면 조합은 사업 추진 과정에서 관련 업체에 약 51억 원 규모 자금을 선지급한 정황이 확인됐다. 이에 따라 사업 착수 전 대규모 자금이 지급된 경위와 법적·절차적 타당성 여부 역시 향후 핵심 검증 대상이 될 전망이다.

 

업계에서는 일반적으로 대규모 공사비 집행의 경우 계약 구조와 기성률, 지급 근거, 책임 범위 등이 함께 검토돼야 한다고 설명한다.

 

■ 핵심은 “누가 권한을 가졌는가”

결국 이번 광명11R 통신 이설 논란의 본질은 단순한 공사 문제가 아니라는 지적이 나온다.

핵심은 누가 실제 권한을 가졌고, 그 권한이 어떤 절차를 통해 특정 업체로 집중됐으며, 그 과정이 과연 조합원과 시민의 상식에 부합했는가에 있다는 것이다.

 

도시정비사업은 거대한 공공성과 사적 재산권이 동시에 충돌하는 영역이다. 그렇기에 사업의 속도보다 더 중요한 것은 절차의 투명성과 책임 구조의 명확성이라는 목소리가 커지고 있다.

 

본 취재팀은 향후 추가 제보와 확보 자료를 토대로 자금 흐름, 계약 구조, 통신사 협의 과정 등에 대한 후속 검증을 이어갈 예정이다. 또한 필요할 경우 관련 자료를 관계 기관과 공유하는 방안도 검토하고 있다. 

탐사보도의 목적은 특정 개인이나 집단에 대한 공격이 아니라 공적 감시다. 의혹이 사실이 아니라면 그 역시 공적으로 해명될 필요가 있으며, 반대로 구조적 문제와 위법 정황이 확인된다면 제도 개선과 책임 규명이 뒤따라야 한다는 지적이 설득력을 얻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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