도시정비

[탐사보도 제8편] 광명 11구역 통신비 집행의 미스터리: ‘위임’과 ‘실체’ 사이의 괴리

국용호, 최종엽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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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조합은 시청의 위임없이 '시청 위임 '견적서'로  90억 원 자금 지출 정황 - 입찰 절차 없이 '약식 위임장'으로 착공 전 51억 업체 계좌로 선 지급. - 시청은  부인,  조합의 집행 근거 정면 충돌, 검찰은 신속 수사로 진실 밝혀야
독자의 이해를 돕기 위해 인포그래픽을 이용한 이미지 임  

 정비사업의 투명성은 철저한 증빙과 적법한 절차에서 시작된다. 그러나 광명 제11R구역(이하 광명 11구역)에서 집행된 약 90억 원 규모의 통신시설 이설비용은 그 근거가 되는 문건마다 상반된 데이터가 나타나며 의구심을 키우고 있다. 

 

본취재팀은 확보된 내부 고발 자료와 관계 기관의 답변을 교차 검증하여, 자금 집행 과정에 나타난 주요 반례들을 정리했다.

 

‘위임’의 실체 — 시청은 관여를 부인

 

조합 측이 자금을 집행하며 내세운 명분은 ‘광명시청의 위임’이다. 조합 내부 결재 문서에는 A정보통신이 시청의 권한을 대행하는 것으로 명시되어 있다.

 

하지만 취재팀이 확보한 광명시청 관계자 녹취록에 따르면, 시청 측은 “해당 업체에 공사를 위임하거나 비용 수령권을 부여한 사실이 없으며, 결재 과정에도 참여한 바 없다”고 밝히고 있다. 

 

특히 “관공서가 민간을 상대로 수십억 원대의 견적서를 직접 발행하는 사례는 없다”는 공무원의 증언은 조합이 집행 근거로 삼은 견적서의 출처를 의문을 갖게한다.  

 

‘서류’의 형식 — 대기업의 관행과 배치되는 위임장

 

2023년 8월 작성된 ‘대표자 선정서’ 역시 통상적인 비즈니스 관행과는 거리가 멀다. SKT, SKB, LGU+ 등 국내 주요 통신 6개사가 참여한 문서임에도 불구하고, 서명란에는 담당자의 직위와 성명이 생략된 채 격식 없는 서명만 기재되어 있다.

 

대기업 통신사가 수십억 원의 수납 권한을 민간 업체에 일임하는 것은 관행과 상식에 부합되지 않는다는 것이 중론이다.  

그런데 각 통신사의 공식 직인이나 성명이 생략되었고 법무팀의 검토 흔적을 찾기 어려운 '약식' 형태를 띠고 있다는 점은 해당 문서의 법적 효력과 작성 경위에 대한 정밀한 조사가 필요함을 시사한다.

 

‘자금’의 흐름 — 직접 납부 원칙은 지켜졌나

 

조합의 입출금 내역서에 따르면 2023년 10월(약 39.5억 원)과 11월(약 51억 원) 이 **정보통신 계좌로 입금됐다. 관례상 "원인자 부담금"은 시설 소유주(통신사 또는 지자체)에게 직접 납부하는 것이 원칙이다. 

 

그러나 광명 11구역의 경우, 자금이 제3의 민간 업체로 집행된 점은 ‘직접 납부’라는 행정 지침과 배치되는 대목이다. 특히 광명시청은 "비용을 수수한 바 없다"고 밝힌 상태에서, 조합 문서에 '시청 포함'으로 명시된 자금이 어디로 흘러갔는지는 이번 사건의 가장 큰 의문점이다.

 

[기자의 시각]  단정이 아닌 ‘입증’의 책임

 

본 탐사팀이 제기하는 의혹은 조합 지도부에 대한 비난이 아니다. 다만, 조합이 제시한 지출 근거 문서들이 공공기관의 공식 답변 및 통상적인 기업 관행과 '정면으로 상충'하고 있다는 사실에 주목하는 것이다. 

 

약 90억 원이라는 조합 자금이 실질적인 공사 수행이나 정당한 권한 위임 없이 지출되었다면, 이는 3,200여 조합원의 재산권 보호라는 공익적 가치를 훼손하는 일이다. 

이제 이 상반된 데이터들 중 어느 쪽이 진실인지를 밝혀야 하는 책임은 수사 기관인 안산지청의 몫으로 남겨져 있다.

 

[독자 제보 및 반론 안내] 본 탐사팀은  위 보도 내용과 관련하여 조합 및 관련 업체의 공식적인 해명과 반론을 적극 수용합니다. 또한 내부 사정에 밝은 관계자분들의 정밀한 제보를 기다립니다.

 

다음 호에 제9화가 이어집니다. 

 

공동 탐사 : 전국기자협회, 세계타임즈, 한국도시정비신문  

대표 이메일  [email protected]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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