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바로잡습니다·법령해설]오해와 갈등을 넘어
본지는 지난 5월 30일 자 보도에서 도심공공주택복합사업의 권리 산정 과정에 민간 재개발사업의 '비례율' 개념이 적용되는 것처럼 해석될 수 있는 내용을 게재한 바 있습니다.
그러나 도심공공주택복합사업은 「공공주택 특별법」에 근거한 공공주도 개발사업으로, 「도시 및 주거환경정비법」에 따른 민간 재개발사업과 사업 구조 및 보상 체계가 근본적으로 다릅니다.

이에 해당 내용을 바로잡고, 주민 여러분의 이해를 돕기 위해 관련 법령과 제도를 바탕으로 보상 체계를 상세히 설명드립니다.
오해가 갈등을 만들고, 이해가 해법을 만든다
최근 도심공공주택복합사업이 추진되는 여러 지역에서는 빌라 소유자와 단독주택 소유자, 상가 소유자와 주택 소유자 간 갈등이 적지 않게 나타나고 있다. "누가 더 많은 보상을 받는다", "누가 더 유리한 제도다"라는 이야기들이 현장에서 확산되면서 주민 간 감정의 골이 깊어지는 경우도 적지 않다.
그러나 상당수 갈등은 이해관계의 충돌 이전에 제도에 대한 오해에서 비롯된다. 도심공공주택복합사업은 민간 재개발과 출발점부터 다르다. 따라서 보상 체계 역시 전혀 다른 기준으로 작동한다. 따라서 갈등을 줄이기 위해서는 먼저 제도를 정확히 이해하는 것이 필요하다.
도심공공주택복합법의 본질은 빠른 공급의 공공주도 개발사업
도심공공주택복합사업은 주택 공급을 신속하게 확대하기 위해 도입된 공공주도 개발사업이다.
민간 재개발이 조합을 중심으로 사업을 추진하는 구조라면, 도심공공주택복합사업은 LH·SH 등 공공 시행자가 토지와 건축물을 협의취득 또는 수용하는 방식으로 진행된다.
이 때문에 민간 재개발에서 핵심 기준으로 활용되는 '비례율' 개념은 존재하지 않는다.
민간 재개발은 사업 완료 후 종전자산과 종후자산의 가치 차이를 통해 최종 권리가액이 결정되지만, 도심공공주택복합사업은 감정평가를 통해 산정된 보상액이 권리 산정의 중요한 기준이 된다.
즉, 민간 재개발의 계산법으로 공공복합사업을 이해하려 할 때 가장 큰 오해가 발생하게 된다.
왜 갈등이 발생하나 빌라와 단독주택의 평가 방식 차이
주민들 사이에서 가장 많이 제기되는 쟁점은 빌라 소유자와 단독주택 소유자 간 평가 방식의 차이다.
빌라(연립·다세대주택)
빌라는 일반적으로 인근 유사 부동산의 거래 사례를 기초로 시세 중심의 평가가 이뤄진다. 대지 지분이 상대적으로 적더라도 시장에서 형성된 거래가격이 평가에 반영되기 때문에 예상보다 높은 평가액이 산정되는 사례가 있다.
반면 거래 사례가 부족하거나 시장가격이 낮은 지역에서는 기대보다 낮은 평가 결과가 나올 수 있다.
단독·다가구주택
단독주택은 토지와 건물을 각각 평가한 뒤 이를 합산하는 방식이 일반적이다. 특히 건축 연한이 오래된 경우 건물 가치는 상당 부분 감가상각되며, 결과적으로 토지 가치가 전체 평가액의 대부분을 차지하게 된다.
이 과정에서 넓은 대지를 보유한 단독주택 소유자들은 자신의 자산 가치가 충분히 반영되지 않았다고 느끼고, 반대로 빌라 소유자들은 시장가격이 제대로 인정되지 않는다고 주장하기도 한다.
갈등의 원인은 상대방이 아니라 서로 다른 평가 체계에 있는 셈이다.
상가 소유자는 어떻게 되나
상가 소유자의 경우 원칙적으로 상가 재정착 또는 관련 보상을 받게 된다.
영업 중인 사업자는 법령이 정한 기준에 따라 영업손실 보상도 검토될 수 있다.
다만 일정한 요건을 충족할 경우 주택 우선공급의 대상이 될 수 있다.
대표적으로 상가 권리가액이 공급 예정 주택의 분양가를 초과하거나, 상가 배정 후 남는 권리가액이 주택 공급가격을 충당할 수 있는 경우 등이 이에 해당한다. 그러나 이는 사업지별 공급계획과 세부 기준에 따라 달라질 수 있으므로 개별적인 검토가 필요하다.
따라서 상가를 소유하고 있다는 사실만으로 주택 공급권이 자동 부여되는 것은 아니다.
가장 많은 문의,
권리산정기준일 이후 취득자는 어떻게 되나
도심공공주택복합사업에서 주민들의 관심이 가장 높은 쟁점 가운데 하나는 권리산정기준일이다.
정부는 투기 수요 유입을 차단하기 위해 사업지별로 권리산정기준일을 설정하고 있다.
해당 기준일 이후 취득한 토지나 건축물은 우선공급권이 제한될 수 있으며, 법령이 정한 절차에 따라 보상이 이뤄진다. 이 과정에서 실거주 목적 취득자와 투자 목적 취득자를 동일 기준으로 적용하는 것이 타당한지에 대한 논란도 지속적으로 제기되고 있다.
실제로 권리산정기준일은 여러 사업지에서 행정심판과 소송의 주요 쟁점으로 다뤄지고 있다.
[언론의 시각] 사람을 탓하기보다 문제를 들여다볼 때
정비사업 현장을 취재하다 보면 주민 간 갈등은 종종 개인의 욕심이나 특정 집단의 이기심으로 설명되곤 한다. 그러나 현장을 자세히 들여다보면 상당수 갈등은 사람의 문제가 아니라 제도의 구조적 차이에서 비롯된다.
빌라 소유자와 단독주택 소유자, 상가 소유자와 주택 소유자는 각기 다른 평가 기준 아래 놓여 있다. 서로의 입장에서 보면 모두 나름의 이유와 억울함이 존재한다.그래서 갈등을 해결하는 첫걸음은 상대방을 비난하는 데 있지 않다.
오히려 평가 체계의 형평성은 충분한지, 권리산정기준일은 합리적으로 운영되고 있는지, 선의의 피해자를 줄일 수 있는 보완 장치는 무엇인지에 대한 진지한 논의가 필요하다.
사람을 향한 비난은 갈등을 키우지만, 문제를 향한 질문은 해법을 만든다.
공공은 제도의 신뢰를 높일 수 있는 보완책을 마련해야 하며, 입법부 역시 현장에서 드러나는 문제점들을 면밀히 검토해 개선 방안을 모색할 필요가 있다.
본지는 앞으로도 정비사업 현장의 다양한 목소리를 균형 있게 전달하고, 갈등의 원인을 정확히 분석하며, 상생 가능한 대안을 제시하는 전문 언론의 역할을 다할 것을 약속드린다.
기사제보 : e-mail : [email protected]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