도시정비

[광명 탐사기획 제11차 도시재생이라는 이름의 추방, 광명 너부대 마을의 눈물

국용호, 최종엽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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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원주민 재정착 돕겠다더니…” 공공이 약속 뒤집고 강제 수용권 발동 2.반면 성수동 수제화거리는 소상공인을 보호하며 공동체를 살린 성공 사례로, 같은 도시재생법이나 결과는 달랐다. 3.도시재생사업은 건물보다. 인간의 존엄과 원주민 삶을 지키는 방향으로 가야 한다는 것이 헌법적 정의

도시재생 특별법의 이상과 현실의 괴리, ‘공공판 젠트리피케이션(둥지내몰림)’의 현장을 가다

대한민국 도시재생 뉴딜사업 1호(우리동네살리기형)로 화려하게 주목받았던 광명 너부대 마을40년 넘게 이곳을 지켜온 주민들은 지금 “공공기관에 속았다”고 절규하고 있다.

 

마을을 살리겠다던 지자체장과  공공기관이 도리어 주민들의 삶의 터전을 빼앗고 있다는 주장이다. 도시재생이라는 이름 아래 벌어진 공동체 해체 논란의 현장을 심층 취재했다.

너부대 마을 현장 사진, 철거가 완료된 모습이다.

[현장 인터뷰]  너부대 마을 원주민 A씨는  "40년 산 집인데, 이 돈으론 전세도 못 구해요" 

 

Q. 처음 도시재생 사업을 시작할 때 주민들 분위기는 어땠습니까?

A. 2018년 공청회 때 광명시장이 직접 현장에 와서 그랬어요. ‘집주인은 아파트를 주고, 세입자는 임대아파트, 상가수는 상가를 준다고 했습니다, 이 약속을 믿고 동의한 것입니다.  

 

Q. 보상금은 어느 정도입니까?

A. 세대당 오백, 삼백, 칠백 천오백 이정도입니다.  전세금도 월셋방 보증금도 안되는 수준입니다. 40년 넘게 서로 의지하며 살아온 노인들을 결국 동네 밖으로 밀어내는 겁니다. 이게 정말 정부가 말하는 도시재생입니까?”

 

도시재생 뉴딜사업은 원래 주민을 위한 정책

도시재생 활성화 및 지원에 관한 특별법』의 핵심 취지는 단순 철거 중심 개발이 아니라 주민 공동체 회복과 삶의 질 향상이다. 과거 재개발처럼 원주민을 밀어내는 방식이 아니라, 기존 주민이 지역 안에서 계속 살아갈 수 있도록 지원하겠다는 철학 위에서 출발했다.

 

 주민들이 가장 크게 문제 삼는 부분은 ‘계획 변경 과정’이다. 2018년 초기 설명회 당시에는 무허가 건축물 거주민도 재정착할 수 있도록 지원하겠다는 취지의 설명이 있었지만, 이후 사업 구조와 임대 조건이 달라졌다는 것이다. 

 

특히 주민들은 다음과 같은 부분에서 강한 박탈감을 호소한다.

  • 재동의 절차 없이 사업 방향 변경
  • 실질적 재정착 어려움
  • 낮은 보상 체계
  • 공동체 해체 우려
  • 공공기관의 일방 행정 결국 주민들은 “도시재생이 아니라 공공판 젠트리피케이션”이라고 주장하고 있다.
  •  

기자가 만난 도시뉴딜 전문가B씨는 사업 구조 자체가 다층적인 문제를 지적한다. 국토교통부는 정책 방향과 제도를 총괄하고, 광명시는 사업 추진과 행정을 담당하며, 한국토지주택공사는 토지 확보를 수행한다.  

문제는 권한은 나뉘어 있지만 주민들이 체감하는 피해는 하나라는 점이다. 

행정은 “법대로 했다”고 설명하지만, 주민들은 “삶의 기반이 무너졌다”고 말한다.

 

[도시재생 뉴딜사업의 비교] 왜 성수동은 ‘재생’이 되었고, 너부대는 ‘추방’ 논란이 되었는가.

성수동 수제화거리는 도시재생 성공 사례로 자주 언급된다.

그 이유는 건물 재건이 아니라 핵심은 ‘사람을 남기는 개발’에 있었다.

성수동은 기존 장인과 소상공인을 밀어내는 대신,

  • 수제화 장인 지원
  • 청년 창업 연계
  • 공공 디자인 개선
  • 지역 산업 보존
  • 골목상권 활성화
  • 공동체 유지 등을 통해 원주민과 지역 경제 생태계를 함께 살리는 방향으로 접근했다.
  • 상 : 철거에 망연 자실한 주민,  하 : 소상공인을 배려한 성수동 수제화 거리가 대비된 모습의  이미지다. 

반면 너부대 마을은 주민 주장대로라면,

  • 원주민 재정착이 어려워지고,
  • 공동체가 해체되며,
  • 보상은 현실과 괴리되고,
  • 공공기관이 강제 수용까지 진행한 상황이다.

결국 같은 도시재생이라는 이름 아래에서도 결과는 전혀 달라질 수 있다는 점을 보여준다.

 

헌법 제10조 앞에서 도시재생은 무엇을 놓쳤나

대한민국 헌법 제10조는 다음과 같이 규정한다.

“모든 국민은 인간으로서의 존엄과 가치를 가지며 행복을 추구할 권리를 가진다. 국가는 개인이 가지는 불가침의 기본적 인권을 확인하고 이를 보장할 의무를 진다.”

도시재생 역시 결국 헌법 가치 위에서 이루어져야 한다.

주민 삶의 안정,
공동체 유지,
인간다운 생활권 보장은 단순 복지 개념이 아니라 헌법적 가치에 기반한다.

특히 행정법상 ‘신뢰보호의 원칙’은 공공기관이 주민에게 공적으로 약속한 내용을 함부로 뒤집어서는 안 된다는 원칙이다.

 

만약 주민 주장처럼 초기 약속과 다른 방향으로 사업이 변경되었다면, 단순 행정 절차 문제가 아니라 공공 신뢰의 문제로 이어질 수 있다.

그렇다면 책임은 누구의 몫인가

전문가들은 권한이 있는 곳에 책임도 따른다고 지적한다.

  • 정책 방향을 설계한 국토부
  • 주민과 직접 소통한 광명시
  • 실무 집행을 수행한 LH 모두 일정 부분 책임에서 자유롭기 어렵다는 것이다.
  •  

특히 도시재생은 일반 민간개발보다 더 높은 공공성과 윤리성이 요구된다.

왜냐하면 도시재생은 애초부터 과거 재개발의 폭력성과 공동체 해체를 반성하며 등장한 정책이기 때문이다.

 

[반론과 현실적 한계] 행정기관 측은 현실적 제약도 강조한다.

무허가 건축물 문제,
예산 한계,
임대주택 공급 기준,
타 지역과의 형평성, 
사업 지연에 따른 공공 부담 등 현실적으로 고려해야 할 요소가 많다는 입장이다.

일부 전문가들 역시 “모든 주민 요구를 100% 수용하는 개발은 현실적으로 쉽지 않다”고 말한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공공은 최소한 주민들에게 다음 질문에 답해야 한다는 지적이 나온다.

  • 왜 계획이 바뀌었는가
  • 주민 의견은 충분히 반영되었는가
  • 재정착 대책은 현실적인가
  • 공공은 약속에 대해 어떤 책임을 질 것인가
  •  

[제언] 제2의 너부대를 막기 위한 5대 과제

① 사업 중대한 변경 시 주민 재동의 절차 의무화

② 공공의 약속 변경 시 신뢰보호 보상 체계 도입

③ 실질적 원주민 재정착 지원 확대

④ 독립적 갈등조정기구 상설화

⑤ 도시재생 성과지표를 ‘건물’이 아닌 ‘사람 중심’으로 전환 

 

[기자의 눈]

도시뉴딜 정책은 도시를 새로 짓는 것이 아니라, 사람의 삶을 지켜내는 것이 도시재생이어야 한다

너부대 마을의 잔인한 봄은 대한민국 도시재생 정책에 묵직한 질문을 던지고 있다.

“건물을 새로 짓는 것이 도시재생인가,
아니면 사람의 삶을 지켜내는 것이 도시재생인가.”

행정은 어려움을 호소하지만 주민들은 삶을 말한다.

만약 원주민의 눈물 위에 세워진 도시라면,
그 도시는 겉모습은 화려 할 지라도 건강하게 지속되기는 어렵다.

 

도시재생의 본질은 콘크리트가 아니라 사람이어야 한다.

그리고 지금 공공이 다시 돌아봐야 할 것은 사업 속도가 아니라, 처음 주민들에게 했던 약속과 헌법이 말한 인간의 존엄일지 모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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