도시정비

[백서 제4편] 재개발의 흑역사, 사업정체세력의 설계된 갈등

최종엽 대표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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재개발은 '주거의 현대화'라는 공익적 명분과 '자산 가치 증대'라는 사익적 욕망이 만나는 지점이다. 그러나 오늘날 대한민국 재개발 현장은 극심한 갈등으로 몸살을 넘어 병증이 깊어지고 있다.

1. 조합 주변에서 피어난 '갈등의 불씨 '

조합 집행부가 정보를 독점하고 소통을 단절할 때 비대위는 태동한다.  비대위의 명분은 '투명성'이다. 그러나 일부는 조합 임원 선임에서 탈락하거나 이권 구조에서 밀려난 인사들이 재기를 위해 반대 깃발을 드는 경우가 있다.

 

  • 이들에게 사업의 성공은 곧 본인들의 패배를 의미한다. 따라서 합리적 대안 제시보다는 집행부의 도덕성 흠집 내기와 절차적 꼬투리 잡기에 매몰된다. 주민의 재산권 보호라는 방패 뒤에 '조합권찬탈'이라는 비수가 숨어 있는 형국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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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 갈등을 배양하는 '브로커 생태계'의 침투

가장 심각한 문제는 주민의 탈선을 부추기는 전문 브로커와 외부 용역업체의 결탁이다. 이들은 재개발 구역을 '개선의 대상'이 아닌 '탈취의  시장(市場)'으로 본다. 사업정체세력의 배후에는 차기 집행부 장악 시 이권을 약속 받은 업체의 자금이 흐른다. 이들은 "기존 업체는 도둑놈"이라는 프레임을 짜고 비대위에 홍보비와 법무 비용을 지불한다. 

 

  • 전국 투어 컨설팅 : 특정 인물들이 전국 재개발 현장을 돌며 '조합 무너뜨리기 매뉴얼'을 전파한다. 이들은 소송 건 당 수수료를 챙기거나, 조합과의 합의를 유도해 '뒷 돈'을 챙긴 뒤 홀연히 떠난다. 그들이 남기고 간 것은 찢겨진 공동체와 수백억 원으로 불어난 사업 지연의 이자 뿐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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3. 공포 마케팅과 지식의 무기화

사업정체세력은 전문 용어와 복잡한 수치를 교묘히 비틀어 주민들을 혼란에 빠트린다.  "지금 찬성하면 큰 재산을 잃는다."는 식의 자극적 선동은 합리적 판단을 마비 시킨다. 이는 단순한 의견 차이가 아니라, 주민들의 불안을 담보한 심리적 가스라이팅이다.

 

  • 데이터의 왜곡: 사업 지연에 따른 공사비 복리 상승과 금융 비용 폭탄은 철저히 함구한다.  당장 눈앞의 작은 의혹에 매몰되게 만들어, 결과적으로 주민들이 거대한 경제적 자폭으로 걸어 들어가게 만든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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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정부 및 주민을 향한 제언] 수술대 위의 혁신 과제

기자의 펜은 이제 이 뿌리 깊은 문제를 개선할 제도 개선의 의사봉을 제안한다. 잘못된 재개발 문화를 바로잡지 못하면 대한민국 정비사업의 미래는 없기 때문이다.

 

  1. 사업정체세력의 자금 및 배후 세력 의무 공시제: 조합뿐만 아니라 어떤 세력이든 활동 자금의 출처를 투명하게 밝혀야 한다. 특정 업체와의 유착이 확인될 경우, 해당 조직의 활동을 '시장 교란 행위'로 규정하고 형사 처벌해야 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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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3. '전문 분쟁 브로커' 블랙리스트 및 영구 퇴출: 조합원 자격 없이 전국을 돌며 갈등을 조장하는 인물과 업체에 대해서는  국가 차원의 통합 관리 시스템을 구축하고, 이들의 사업장 출입을 원천 봉쇄할 것을 정부 당국에 제언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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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5. 지연 손실 '계량화 고지' 의무화: 지자체는 소송 등으로 사업이 멈출 때마다 발생하는 '가구당 기회비용'을 산출하여 전 주민에게 직접 통보해야 한다. 감정이 아닌 증빙자료가 주민의 눈을 뜨게 해야 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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기자의 길, 그리고 백서의 소명

이 백서는 누구를 편들기 위함이 아니다. '건강한 재개발'이라는 생태계를 복원하기 위해 썩은 환부를 도려내는 기록이다. 일부의 탈선이 전체의 파멸로 이어지는 것을 방치하는 것은 기자의 직무유기기 때문이다.

 

다음 편에서 계속됩니다. 

최종엽 대표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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