옳고 그름의 사이에서

사람들은 말한다. 모난 돌은 정에 맞는다고.
그러나 나는 그 정을 맞으며 살아왔다.
편견이라 불린 내 생각들, 고집이라 불린 나의 선택들은
나의 신념이었기에 회피하거나 침묵하지 않았으며
숙명으로 여겼지 후회는 없다. 모난 돌의 고백이다.
편견은 단순한 인식의 오류를 넘어, 집단의 방향을 왜곡하고 때로는 개인을 위험에 빠뜨리기도 한다. 나는 편견으로부터 완전히 자유롭지 않다는 사실을 스스로 성찰하며 살아왔다. 그러나 나름의 삶의 원칙은 지켜왔다고 자부한다.
그 원칙은 관계의 거리보다 ‘옳음’을 추구하였고 잘한 일에는 아낌없는 박수를, 잘못된 일에는 분명한 이견을 밝히는 것이 나의 분명한 태도였다.
옳고 그름 사이를 오락가락하는 것은 지식의 문제가 아니라 인격의 문제이며, 그름을 알면서도 외면하는 태도는 양심이 아닌 계산이라는 것이 나의 일관된 생각이다. 침묵은 때로 중립일 수 있으나, 그 침묵이 방조가 되고, 나아가 공모로 이어질 수 있다는 점에서 나는 옳은 것은 옳다 하고, 그른 것은 그르다고 말하는 것을 가치 판단의 기준으로 삼아왔다.
‘모난 돌이 정을 맞는다’는 말처럼, 나는 때때로 모진 정에 맞아 뼈에 사무치는 아픔을 겪기도 하였다. 그러나 그것을 숙명으로 여기며 살아왔고, 성찰은 하되 후회는 없다. 내가 정에 두들겨 맞은 것은 왜곡에 맞서 더 나은 세상을 지향했기 때문이지, 결코 나 자신의 유익을 위한 것이 아니었다고 자부한다.
결국, 타인이 말하는 나의 ‘편견’이란 침묵을 택하지 않고 옳고 그름을 분명히 말해온 태도에 대한 반응이었음을 인식한다. 그로 인해 내가 겪은 아픔은 모자랐던 자성과 부족한 덕목의 한계였음을 고희를 넘긴 지금, 내 삶의 괘적을 돌아보며 얻은 깨달음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