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칼럼] 고소공화국 이대로좋은가?

한국 사회는 갈등이 넘쳐나지만 이를 흘려보낼 회로가 없다. 작은 불씨도 곧바로 법정 싸움으로 번지는 현실. 이제는 ‘누가 잘못했는가’를 묻는 시대를 뒤로 하고 ‘어떻게 설계할 것인가’를 논하는 새로운 사회 시스템이 필요하다.
일본보다 60배 많은 고소 건수들 이는 국민 품성의 문제가 아니라, 갈등을 조율할 사회적 장치가 없다는 신호다. 전기가 넘치는데 배선이 꼬여 있으면 사고로 이어지는 듯 갈등의 원인은 구조적 결함 이 문제의 핵심이다.
우리는 갈등과 마주할 때 늘 ‘사람을 탓하며 책임을 물어왔다. 하지만 문제는 대부분 사람보다 시스템에 있다. 정보가 투명하게 공유되지 않고, 공정한 절차의 결여에서 오는 충돌이다. 이제는 갈등을 감정의 문제가 아닌 설계의 문제로 바라봐야 한다.
무분별한 고소·고발과 갈등을 줄이기 위해 ‘감정의 배설’을 이성적 여과시스템이 필요하다. 강물이 범람하면 피해를 유발하지만 제방을 따라 흐르면 농토를 적시듯 갈등도 이와 같아 감정의 폭발이 아닌 흐름을 조율하는 장치가 작동할 때 비로소 조직과 공동체에 화합과 통합이 흐르게 된다.
갈등 해결을 법원으로 끌어들여 시시비비를 가리는 것은 사후 약 방문이다. 중요한 건 갈등의 현장에서 설계 오류를 찾아 치유하는 것이 중요하다. 감정이 충돌하는 곳에 통로를 만들고, 완충 장치의 시스템을 만드는 것이야말로 고소공화국의 불명예를 치유하는 유일한 방법이다.
이제 ‘누가 잘못했는가’를 묻는 시대를 접고 ‘어떻게 설계 할 것인가’를 논하는 시대로 거듭나야 한다.
본지는 재개발 사회의 뉴스 전달자를 넘어 꼬이고 얽힌 구조적 배선을 바로잡는 설계자로서 기획구도를 재설계 하고자 '본질포럼'을 준비했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