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침에 쓰는 편지

[아침편지] 양심 없는 삶에 던지는 죽비 - 철학 없는 시대에

최종엽 대표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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카페에서 오간 어느 날의 대화
       최종엽 발행인 

서울 도심의 한적한 골목,
‘이데아’라는 카페 창가에서 커피를 마시며 이야기를 나눈다.
둘이 나누는 대화는 세상에 던지는 질문이다.

그가 말했다. 

“요즘 사람들, 왜 이렇게 조용한지 알아?”
내가 말했다. 

"질문은 불편해 지니까.”

“그렇다. 커피도 인생도, 단맛을 원하거든”, 

우리는 웃었지만, 그 뒤엔 씁쓸함이 남았다.
소크라테스의 말이 떠올랐다.

“검증되지 않는 삶은 살 가치가 없다.”고 

 

만약 철학이 사라진다면

 

“철학이 완전히 사라지면 어떤 세상이 올까?”

“그땐 관계가 거래가 되고, 양심은 선택 사항이 되겠지,
결국 문명은 편리함에 질식 당할 거야.”

“역시, 문명은 속도보다 방향이 문제군.”

 

철학과 양심의 정의를 묻다.

 

“내가 물었다, 네가 생각하는 철학은 뭐야?”

“철학은 생각의 저수지.
사유가 멈추면 사회가 병들어.”

“그럼 양심은?”

“양심은 알람이랄까?
눈에는 보이지 않으나 한 번 울리면 잠 못 자게 하지.”

 

현실의 반론

 

나는 다시 물었다. 

“그래도 현실은 냉정하잖아. 철학보다 돈이

양심보다 속도가 빠르잖아.”

그가 받았다. 

“그래. 철학은 밥이 안 돼. 하지만 밥만 먹고 사는 세상이면
그건 죽은 사회야.”

짧은 침묵이 흘렀다.
커피 향 사이로 묘한 공기가 감돌았다.

 

마지막 질문

 

“그럼 지금 세상을 향한 죽비는 뭘까?”

“이 한마디겠지.”

“양심 없는 삶은 공허하고, 철학 없는 사회는 퇴보한다.”

둘은 동시에 커피를 들었다.
쓴맛이 혀 끝을 스쳤다.

“이 커피, 너무 쓰다.”

“그래서 좋지 않나?
철학은 언제나 쓴맛으로 시작하니까.”

 

창밖의 햇살이 ‘이데아’ 창문을 비춘다.
그 아래엔 이런 문구가 적혀 있었다.

“검증되지 않는 삶, 테이크아웃 금지.”

최종엽 대표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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