도시정비
동대문운동장의 변천
최종엽 대표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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서울 동대문, 이곳은 늘 변화의 중심에 있었습니다.
1925년, 일본 왕자의 결혼을 기념하기 위해 지어진 동대문운동장은 한국 최초의 근대식 경기장이었습니다. 국민체육대회, 기념식, 그리고 수많은 응원과 함성이 이곳을 가득 채웠던 시절이 있었죠.
하지만 시간이 흐르며, 운동장은 점점 잊혀졌습니다. 1988년 서울올림픽 이후, 경기장은 버려졌고 그 자리는 노점과 시장으로 변해갔습니다.
그리고 2007년, 철거가 시작되었습니다. 많은 이들이 “억압적인 이주”라며 반발했지만 서울은 새로운 랜드마크를 꿈꾸고 있었습니다.
그렇게 등장한 것이 바로 동대문디자인플라자(DDP).
자하 하디드, 2004년 프리츠커상을 수상한 세계적인 건축가가 “환유적 풍경(Metonymic Landscape)”이라는 개념으로 서울의 역사, 문화, 도시, 사회, 경제를 하나의 장면으로 엮어냈습니다.
DDP는 마치 액체처럼 흐르는 곡선으로 이루어져 과거의 흔적과 미래의 상상이 공존하는 공간이 되었습니다.
이곳은 단순한 건물이 아닙니다. 디자인랩, 박물관, 아트홀, 역사문화공원… 서울의 패션과 예술, 그리고 기억이 살아 숨 쉬는 장소입니다.
철거 과정에서 발견된 유물들은 동대문역사문화공원에 고스란히 보존되어 우리가 잊고 있던 시간들을 다시 꺼내 보여줍니다.
동대문은 이제 “사라진 운동장”이 아닌 “떠오른 디자인의 도시”로 기억됩니다.
그리고 그 변화의 중심에는 사람들의 기억과, 도시의 숨결이 함께 흐르고 있습니다.
최종엽 대표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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