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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아침편지] 기자의 숙명
오피니언

[아침편지] 기자의 숙명

최종엽 대표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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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기자는 스스로의 판단이 틀릴 수 있음을 상수(常數)로 두어야
           대표기자

유난히 더운 중복 날, 기자는 철인(哲人) 월백 선생과  담론 중 '기자'에 대한 주제를 논하게 되었다.

 

월백 선생은 기자에게 물어왔다. "기자의 중요한 가치는 무엇인가?" 라고, 기자는 즉흥적으로 '책임, 공정, 객관성' 등을 떠올렸다. 이에 그는 고개를 끄덕였다. 하지만 질문의 의도가 궁금하여 월백 선생이 준비한 답을 물었다.

 

월백은 "진실을 찾아 이를 세상에 알려 사회를 지키는 행위"라고 답했다. 옳다. 언론의 존재 가치가 함축된 철학적인 답변이었다.

 

그는 이어서 기자는 스스로의 판단이 틀릴 수 있음을 상수(常數)로 간직해야 한다는 자세를 강조했다. 이 또한 옳다. 기자가 생각이 강하면 자칫 편향되기 쉽고, 이러한 편향은 다른 관점이나 숨겨진 진실을 놓치게 할 수 있기 때문이다.

 

기자는 사건 사고의 전달자가 아니다.

 

기자는 세상의 침묵 속에 숨겨진 진실을 찾아내는 존재다. 눈에 보이는 것을 글로 쓰는 것은 누구나 할 수 있으나 보이지 않는 것을 드러내 말하게 하는 것이 진정한 기자의 가치이기 때문에 기자의 길은 결코 평탄 하지가 않다.

 

진실은 대개 소수의 편에 서 있다.  때문에 힘 있는 다수의 견제를 받기 마련이다. 그렇기에 다수의 시선에 흔들리지 않으며 카메라 앵글은 소수를 향해 맞추고 담대히 나아가야 한다.

 

한편 기자의 '직' 에 긍지를 느끼기도 한다. 기자의 외침은 이익이 아니라 정의를 향하며, 기자의 글은 선동이 아니라 오직 사실이 담기며 양심에 따라 행동하는 정신 때문이다.

 

월백이  다시 다가왔다.  "기자는 온전한 진실을 전할 수 있는가?" 이 질문에 기자는 진실을 전하기 위해 끊임없이 투쟁하는 사람이라고 "이 투쟁은 외로운 싸움이아로 ,  하지만 그 외로움이야말로 진실의 길을 걷고 있다는 증거이기도 하다.

 

결론적으로 기자가 불의를 견제하지 않고 회피한다면, 사회는 병들고 약자는 보호 받지 못하며  권력은 부패하여 민주주의는 도전 받게 될 것이다. 다시 말해, 힘을 가진 자가 그 힘을 오 남용하거나 시민의 권한이 침해 될 때, 기자는 진실을 파헤쳐 이를 보도하여 문제 해결은 물론 재발 방지에 힘쓰는 것이 기자가 가야 할 길이요 사명이 아니겠는가?

최종엽 대표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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