도시정비

[조용석의 도시전략①] 재개발, 우리는 무엇을 얻으려 하는가

조용석 소장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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새집을 넘어 주민의 삶과 도시의 가치를 함께 설계하다
 조용석 도시표준연구소장          한국도시정비신문 정책연구실장

나는 오랫동안 도시개발과 도시계획 현장에서 일해왔다. 최근 신정역세권 민간복합개발에 참여하면서 이곳의 미래를 다시 들여다보게 됐다.

 

이곳에는 작은 빌라에서 오랫동안 살아온 주민이 있고, 40~50평의 주택을 가진 주민도 있다. 100평대 상가와 수백 평의 토지를 가진 소유자도 있다. 재산의 규모도, 살아온 모습도 다르다. 그러나 개발을 앞두고 품는 바람은 크게 다르지 않을 것이다.

 

“재개발이 끝난 뒤, 지금보다 더 나은 삶을 살 수 있을까.”

나는 그 답을 주민들과 함께 찾아보고 싶다.

좋은 도시계획과 합리적인 사업구조를 결합한다면 주민의 부담을 낮추고 재산가치를 높이면서 신정역의 미래가치까지 함께 키울 수 있다고 생각한다.

 

이 연재는 그 길을 찾아가는 기록이다. 재개발은 희망에서 시작한다 재개발은 낡은 집을 새집으로 바꾸는 사업이다.  그러나 그것이 전부일까. 평생 집 한 채를 마련하고 지켜온 주민에게 재개발은 자신의 재산과 앞으로의 삶을 다시 설계하는 중요한 기회이기도 하다.그래서 질문을 조금 바꾸고 싶다.

 

“어떻게 하면 더 잘할 수 있을까.”

큰 집을 원하는 주민이 있을 것이다.  작더라도 새집에서 큰 부담 없이 살기를 원하는 주민도 있을 것이다. 집의 크기를 줄이는 대신 남는 자산을 노후소득으로 활용하고 싶은 주민도 있을 것이다.

 

큰 토지나 상가를 가진 주민에게는 그에 맞는 또 다른 선택이 필요하다. 서로 가진 재산도 다르고 필요한 것도 다른데, 모두에게 하나의 답만 제시하는 것이 과연 좋은 개발일까.

나는 서로 다른 주민에게 각자의 형편과 필요에 맞는 선택의 길을 열어주는 것이 좋은 도시계획이라고 생각한다.

같은 땅에서 더 많은 가치를 만들 수 없을까. 바로 여기서 도시계획과 경제학이 만난다.

좋은 개발은 무조건 돈을 많이 쓰는 개발도, 무조건 아끼는 개발도 아니다.

필요한 곳에는 제대로 투자하고, 줄일 수 있는 비용은 줄이면서 같은 땅에서 더 많은 가치를 만들어내는 것이 중요하다.

 

그러면 여러 질문이 따라온다.

공사비를 줄이면 주민에게 돌아가는 몫은 얼마나 달라질까.

주차방식을 바꾸면 사업비는 어떻게 달라질까.

집의 크기를 선택할 수 있다면 분담금은 얼마나 달라질까.

작은 빌라를 가진 주민도 큰 부담 없이 새집으로 갈 수 있을까.

큰 토지를 가진 주민에게는 그 재산가치에 맞는 선택지를 만들 수 있을까.

 

그리고 한 걸음 더 나아가 묻고 싶다.

새집도 얻고, 재산도 키우고, 노후의 소득까지 만드는 재개발은 가능할까.

나는 이것을 ‘재개발, 인생 2모작’​이라고 부르고 싶다.

지금까지 도시개발 현장에서 쌓은 경험과 신정역의 입지·사업조건을 살펴볼 때, 주민 부담을

낮추면서 개발의 가치를 높일 수 있는 가능성은 충분히 있다고 판단한다.

 

이제 필요한 것은 가능성을 구호에 머물게 하지 않고 숫자로 증명하는 일이다.

이어지는 연재에서는 사업비와 분담금을 하나씩 계산하고, 선택에 따라 무엇이 달라지는지 

비교하며, 도시계획을 통해 그 해법을 찾아볼 것이다.

 

재개발은 낡은 집을 허무는 데서 시작한다.

그러나 잘 설계된 재개발은 그 자리에 새집만 세우는 것이 아니라 주민의 새로운 삶까지 세울 수 있어야 한다. 그것이 내가 주민들과 함께 찾아보고 싶은 ‘인생 2모작’​이다.

 

조용석 프로필
서울대학교 경제학부 졸업
서울대학교 환경대학원 도시공학 전공
서울시 자문위원(전)
마곡지구 2단계 전략 책임연구원
송파구 문정지구 심의위원
은평뉴타운 2단계 도시계획 변경 참여
검단·동탄신도시 마케팅 전략 수립 등

 

[다음 편] 재개발하면 내 재산은 어떻게 달라질까

같은 구역 안에서도 대지지분 8평 안팎의 빌라와 40~50평의 주택, 100평대 상가와 수백 평의 토지는 출발점부터 다르다. 그렇다면 재개발은 서로 다른 이 재산을 어떻게 바꾸어 놓을까.

작은 집을 가진 주민도 큰 부담 없이 새집으로 갈 수 있을까.

그리고 큰 토지와 상가는 개발 이후 어떤 선택이 가능할까.

 

다음호에 계속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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