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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최종엽의 인문학강의] 실뱀이 용으로 변신한 케네디가문

밥상머리 인문학
탁월함에는 이야기기 있다

 

1849년 아일렌드는 대기근으로 100만 명이 사망한다. 이에 살아갈 길이 막막해진 아일렌드인들 중 많은 사람들이 미국행 이민을 택한다. 이때 한 젊은 부부가 이민대열에 합류하였는데 그들이 정착한 곳은 미 동북부의 항구도시 보스톤이다. 남편은 술통을 만드는 일에 종사하며 열심히 살았으나 몹쓸 코레라에 걸려 36세의 젊은 나이에 허망한 죽음을 맞이한다.

 

졸지에 미망인이 된 여인은 먹고 살기위해 구멍가계를 차렸지만 생계를 이어 갈 수 없었고 초등학교 다니는 아들에게 학교를 접게 하고 부둣가에서 짐을 나르는 일을 하게 한다. 이 비천한 가족사는 케네디 대통령의 증조부 패트릭 케네디와 그의 아들 (케네디조부) 패트릭 조지프 케네디의 미국 정착기이다.

 

케네디 가문의 번영은 케네디의 아버지 조지프케네디로부터 시작된다. 조지프 케네디는 주식거래, 영화제작, 주류 판매와 금융업을 통해 재산을 모았다. 그는 민주당원으로 루즈벨트의 선거운동을 지원한 공을 인정받아 영국대사가 되는 정치역량을 발휘한다.

 

케네디가의 전성기는 둘째 존F케네디가 제35대 미국 대통령으로 당선되며 화려한 꽃을 피우는데 케네디의 동생 로버트케네디는 법무장관을 지낸 유력한 대통령 후보였으나 대통령 예비후보활동 중 암살당했고, 막내 에드워드케네디 또한 상원의원을 지내며 대통령의 물망에 올랐으나 1969년 채퍼퀴틱스켄들 사건에 휘말려 대통령의 꿈을 접는다.

 

그후 케네디 가문은 비극 속에서도 영광은 계속 이어져 케네디의 부모 조셉p케네디와 로즈여사의 손주 대에서도 하원의원 . 주일본대사. 주 하원의원, 산타모니카시장과 영화 터미네이터로 유명한 배우이며 켈리포니아 주지사가 손주 사위이며 그 외 엄청난 인맥을 이어가고 있다. 그러면 이와 같은 명문대가의 힘은 어디에서 오며 무엇이 다를까?

 

밥상머리 인문학

 

케네디 어머니의 인문학 교육은 철저했다. 어머니 로즈는 9남매에게 신문을 활용하여 매일 밥상머리에서 토론식 교육을 진행했다. 식사시간이 오면 그날의 주요기사에 관한 대화를 시작했는데 로즈는 아이들에게 기사 내용에 관해 어떤 말이라도 재한을 두지 않고 마음을 이끌어 냈다. 기사에 관해 찬성과 반대의 이야기를 하면서 암묵적으로 발표력을 키웠다. 신문에서 세상을 보고 느끼며 세상을 향한 의견을 제시하면서 아이들은 미국의 전문가적 수준의 이야기를 주고받는 정도로 상식영역을 확대했다.

 

기사에 등장하는 인물과 사건들 그리고 현상 속에서 들어나지 않은 이면을 보는 통찰력을 기르면서 고전 인문학 못지않은 밥상머리 인문학을 실천하며 융합 적 사고를 키웠다. 기사내용을 주제로 대화하고 토론하는 과정에서 몰랐던 자녀의 가치관과 생각을 알게 되었고 이야기의 꼬리를 무는 과정에서 사고가 깊어져 세월 이 흐르며 습관이 되고 이것이 체화되어 가치관과 애국심이 깊어져 케네디는 35세에 용기 있는 사람으로 퓰리쳐 상을 받았고 대통령이 되어서는 아침식사 시간에 여섯 개의 신문을 읽었으며 미국 대통령 중 가장 뛰어난 글쓰기와 명연설가로 인정받았다.

 

케네디의 아버지 조지프 케네디는 대형 사업가와 외교관으로 수완을 발휘 하면서도 아이들 교육에는 자상했고 평소 자신이 하는 일과 어떻게 돈을 버는지 누구와 만나 어떤 대화를 하는지 어떤 고민이 있는지 아이들에게 알리고 생각을 공유했다. 이를 통해 아이들은 아버지가 가족을 위해 얼마나 고생하는지를 알게 되었고 사람들과 인간관계를 맺는 방법과 돈 벌기 위한 사업적 아이디어를 가르쳤다. 결과 흑수저 가문을 세계 명문가문으로 키워낸 케네디 가문의 탁월함에 얽힌 이야기는 우리에게 큰 교훈을 주고 있다.

 

탁월함에는 이야기기 있다.

 

모든 이야기에는 구조가 있다, 우리가 대하는 제품에도 스토리가 따른다. 국순당의 백세주가 애주가의 인기를 끌었던 것은 지봉유설(이수광)의 설화를 백세주와 결합한 것으로 ‘옛적 한 선비가 길을 가던 중 한 젊은이가 노인의 종아리를 때리는 장면을 목도한다. 이에 선비는 노인이 때리는 이유를 물으며 꾸짖자, 젊은이는 역정 내며 이놈을 나이 80에 보았는데 약으로 된 술을 먹지 않아서 이렇게 늙어가고 있다”며 하소연을 하는 것이었다.

이에 선비는 젊은이에게 큰 절을 하고, 그 술이 무엇이냐고 묻자 여러 약초가 들어간 구기 ‘백세주’라고 했다 국순당은 이 스토리를 차림표에 담아 음식점에 배포했다. 애주가들은 술과 함께 건강을 마신다는 심리로 백세주를 찾았고 국순당의 매출은 급증하며 스토리텔링 마케팅의 대표적인 사례로 기록되어 있다.

 

이야기는 사람을 움직인다. 탁월한 인생을 위해서는 끝없이 이야기를 만들어야 한다. 그저 남의 이야기가 아니라 자기의 이야기, 생각하면 가슴 뛰는 이야기를 만들어야 한다. 경우에 따라 이야기가 일을 이끌기도 한다.

 

우리는 탁월함을 천재의 몫으로 돌린다. 하지만 우리가 말하는 천재는 하늘이 준 것이 아니라 끝없는 노력이 만들어 내는 것이다. 에디슨의 말을 빌리지 않더라도 노력으로 천재가 된 사람의 이야기는 차고 넘친다. 재능을 타고 낫다 해도 노력하지 않으면 탁월함에 이를 길은 없다. 탁월함에는 기본적으로 요구되는 노력이 필요하기 때문이다.

 

앞에서 살펴본 케네디가문은 조상 대대로 흑수저의 집안이었다. 하지만 로즈여사의 신문을 이용한 끝임 없이 지속되는 인문학교육은 탁월함을 넘어 세계사에 기록되는 명문대가를 만들어냈다. 이렇게 보면 탁월함이란 거창한 것이 아니라 우리 주변어디서든 볼 수 있고 찾을 수 있는 흔한 것들이 아닌가 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