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최종엽의 인문학 강의] 거지 신분에서 황제가 된 홍무제

2023.02.08 00:11:54

인생은 만남과 책임에 의해 결정된다. 700년 전 거지신분에서 황제가 된 홍무제 주원장을 소환한다. 주원장의 아명은 중팔이다. 그는 1328년 9월 원나라 호주 종리 현에서 빈농 주세진의 막내아들로 태어났다. 원나라 말기의 시대적 상황은 탐관오리의 득세와 각지에는 도적떼들이 출몰했고 심한 기근으로 백성들의 삶은 극도로 피폐한 시대적 상황에서 중팔의 출생환경은 무산자 8남매 중 막내로 초근목피 최악의 상황이었다.   

 


어린 중팔이 지주의 소치기 노릇을 할 때의 이야기다. 소에게 풀을 뜯기던 중팔은  허기를 참지 못하고 친구들과 작당하여 지주의 송아지를 잡아먹고 꼬리만 땅에 묻어놓고 송아지가 땅속으로 숨어 버렸다고 둘러댔다. 이일로 중팔은 몰매를 맞고 초죽음되었으나 친구들에게는 일체의 책임을 전가하지 않고 홀로독박을 썼다. 이 사건은 훗날 중팔의 운명을 바꾸는 계기가 된다.  
 
중팔 나이 17세에 전염병이 돌아 부모 형제를 잃는다. 하지만 땅 한평 없는 중팔은 시신이 썩어가는 가운데 장례를 치르지 못하고 하늘을 탓하던 중 이를 불쌍히 여긴 이웃 유계조가 땅을 내주어 장례를 치루었고 이 사건으로 훗날 유계조 가문을 명문대가로 대대손손 부귀영화를 누리게 된다.     
 
졸지에 고아가 된 중팔은 살기 위한 수단으로 황각사에 들어가는데 혼란한 시국은 절에도 미쳐 스님들은 떠나고 병든 주지 고빈의 생계까지 책임을 떠안게 되고 중팔은 틈틈이 고빈으로부터 글을 배우고 깨우친다. 이런 가운데 몇 년의 세월이 흘렀고 고빈은 중팔을 불러 "황각사 주지가 인생의 목적이 되어선 안 된다. 즉시 하산하여 전국을 돌며 민심을 살피고 뜻을 세우라"고 당부한다.  
 
중팔은 탁발승이 되어 전국을 떠도는 가운데 백성들이 탐관오리들로부터 고초를  당하는 현실을 목도하며 거지의 생활을 하던 중 한 기인을 만나 “너는 황제가 아니면 평생 거지로 산다”는 말을 들으며 황제의 꿈을 꾼다. 중팔은 목적 없는 방황 길에서 어린 시절 함께 송아지를 잡아먹었던 친구 탕화를 만나 그의 추천으로 홍건적 두목 곽자홍의 수하로 들어간다. 주중팔은 고빈을 통해 터득한 글 쓰는 능력을 인정받아 곽자홍의 양딸 마씨와 결혼을 하는데 이분이 중국역사상 가장 훌륭한 마황후다.  
 
곽자홍 병사 후 중팔은 세력을 키워 장사성 부대와 강소성 일대에서 대치 중 배후를 공격하기 위해 우회 협곡로를 통과하다가 알을 품고 있는 산오리를 보고 진군을 멈추게 한다. 이때 부장들이 전세가 화급한데 산짐승 때문에 대사를 그르친다며 끝장이라 한탄한다, 그러나 중팔의 신념은 변하지 않았고 20여일을 기다려 산오리가 새끼를 끌고  스스로 물러날 때를 기다린다. 여기서 기적이 일어난다. 끝장이라 생각했던 일이 반전되어 장사성의 핵심 참모들이 투항하여 쉽게 장사성 부대를 물리치고 황제가 된다.  
 
거지 주중팔이 황제가 된 것은 우연이 아니며 그와 인연된 사람들과 책임이라는 가치관이 그를 황제로 키워냈다. 그러면 주원장에게 힘을 준 사람은 누구인가? 부모 형제의 장례를 도운 유계조와 그에게 글을 가르친 황각사의 고빈, 방황 가운데 황제의 꿈을 꾸게 한 기인과의 스치는 만남, 송아지를 잡아먹고 곤역을 치뤘으나 친구들에게 감복을 주어 이 끈의 연으로 곽자홍과 마황후를 만나는 배경이 되었으며 결국 황제의 꿈을 이룬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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