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송난교논설의] 새똥광(光) 태양광(光) 미칠광(狂)

2023.01.27 00:21:39

밭뙈기 한 평 놀리기 아까워서 태양광 패널에 맡겼더니 새 똥 잔치
패널 설치하면 때돈 나온다 하여 쏜살같이 덤볐더니 수명 끝나 돈 떨어지니 나 몰라라

  고속도로를 달리다 보면 태양광 패널이 온 산하를 뒤덮어 화려한 금수강산을 볼품없게 헤집어 놓은 지대를 자주 보게 된다. 그 패널 밑에 숨죽이고 있는 토양은 언제쯤 태양광을 쬘 수 있을까? 20년만 참고 기다리면 해 뜰 날 있을 거야 하면서 이를 악물고서 드러눕고 있다.

 

  초등학교 다니던 시절에는 비둘기 한두 마리가 날아다녔다. 그 녀석은 평화의 상징이었다. 요즘에는 떼를 지어 다닌다.  숫자가 깡패라고 만인의 적이 되고 있다. 한두 마리가 하늘에서 실례한들, 한강에 침 한 방울 튀었다고, 황소 엉덩이에 털 하나 빠졌다고 무슨 흔적이 남을까. 그러나 떼를 지어 다니며 실례를 하면 사정이 다르다.

 

  그 녀석들이 머물다간 자리는 온통 새똥 무덤이 하늘 높이 솟는다. 도로면 도로, 자동차면 자동차, 심지어는 내 머리에도 찌~익 갈겨 놓는다. 지나가는 곳마다 온통 발을 디딜 수 없게 만든다. 때론 전깃줄과 전봇대를 삼키려 덤빈다. 그래서 떼를 지어 날아다니는 비둘기는 악동의 상징이 되어가고 있다.

 

  최근에는 드론이라는 무인기가 새가 되어 쳐들어오니 군인들이 어찌할 바를 몰라 야단들이다. 애꿎은 새떼들이 희미한 무인기로 보이니 그 새떼들도 적이 되어가고 있음이다. 무리를 지어 오작교를 건너는 은하수를 새떼로 둔갑시키면 어쩌나 걱정이 앞선다. 별똥별이 들려주는 옛이야기 들으며 전깃줄에서 줄지어 졸고 있는 비둘기 녀석들, 언제 다시 다정한 친구가 될 수 있으려나?

 

  밭뙈기 한 평 놀리기 아까워서 태양광 패널에 맡겼더니 새똥 잔치에 별똥이 저만치 미끄러진다. 태양광 패널이 새똥에 묻히면 제대로 제 기능이나 할까? 그 밭은 이제 농작물을 심고 거두지도 못하고, 이러지도 저러지도 못하고 있다.

 

  지난여름 태풍에 찌그러진 패널을 마냥 이고 있다. 패널을 설치할 때는 돈 나온다고 쏜살같이 덤벼들더니, 부서지고 수명이 다되어 돈 떨어지니 너도나도 나 몰라라 눈을 감는다. 그냥 그렇게 너른 들판에 내팽개쳐지고 있다. 쓰레기는 들고 왔으면 되가져 가는 것이 상례이거늘, 들판에 너절너절 끼얹어 놓은 패널, 비가 와서 떠내려가라 바람 불어 날아가라 빌고 또 빌고 있다. 내 돈 들이기 아깝다 하니 이를 어이할꼬.

 

  태양광 패널 설치하던 사람들, 정부 지원금이 어쩌고 저쩌고 하며 문턱 닳도록 밤낮없이 넘나들더니만 패널을 걷어가라 하니 코빼기도 안 비친다. 어디엔들 버리려 하니 또 내 호주머니 쌈짓돈 훑어가려 한다. 처음부터 이런 비용이 발생한다고 했으면 누가 논마지기를 맡겼겠는가?

 

  태양광 패널은 유리, 실리콘, 플라스틱, 은, 구리, 셀레늄, 카드늄, 납 등이 포함되어 있기에 일반 쓰레기로 버릴 수 없는 산업 폐기물이다. 중금속 오염물질이 많아 폐기하는데도 꽤 큰 비용이 발생한다. 패널 폐기 비용은 NHK 보도에 따르면 일본에서도 1kw당 평균 20만엔 수준이라고 한다. 한국 돈으로 대략 2백만 원 수준이다. 설치할 때, 기본 세트 3kw/12장이었다면, 폐기 비용은 6백만 원이 넘을 것으로 보인다. 이 비용을 패널을 설치했던 업체가 부담하지 않고 땅을 내준 사람들이 부담해야 한다. 그래서 농민들은 속았다고 미치겠다고 아우성을 치는 것이다.

 

  그냥 걷어서 몰래 버리려 하다가도 벌금 딱지가 무서워 꼼짝달싹 못 하고 있다. 빈 하늘을 향해 욕만 하면서 좋은 세월 다 보내고 있다. 밭을 주라 해서 내줬더니 돈 대주고 뺨 맞는 꼴이다. 속아서 당한 거라 악을 써도 들어주는 사람이 없다. 그놈의 패널은 왜 20년을 못 넘기고, 내 목숨은 쓸데없이 백 년을 넘자 한다. 가슴에 불이 난 농민들의 마음이 미쳐가고 있음이렷다.

 

  태양광은 왜 새똥광이 되는가? 새들이 태양광 패널에 내려앉아 볼일을 보기 때문이다. 태양광 모듈은 조류 배설물에 의해 오염되면 빗물에 잘 씻기지 않아 효율성이 크게 낮아진다. 20년을 기대한 패널의 수명은 더 짧아질 수밖에 없다. 기대했던 만큼의 전기가 생산되지 않으니 패널을 교체할 시기도 더욱 짧아진다. 기상이변도 한몫한다. 그래서 처음 설치할 때의 기대 수익성에 훨씬 못 미치는 것이다. 패널 밑에 묻혀있던 불평불만이 봄볕을 쬐면 스멀스멀 솟아나게 생겼다.

송난교 논설위원 nksong62@naver.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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