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송란교 작가의] 호리성과 도덕성

2023.01.16 22:56:5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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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송란교 작가의] 호리성(好利性)과 도덕성(道德性)  


- 호리성과 도덕성 - 

 

인간은 지극히 이기적이다. 이익이 흘러가는 길목은 사람들이 막아서거나 자신들이 원하는 쪽으로 틀려 애를 쓴다. 한 방울도 허투루 흘려보내서는 아니 된다고 외친다. 돈주머니는 먼저 챙기는 사람이 왕이라 하면서 악랄하게 다툰다. 정보가 있는 곳에 사람이 모이고 사람이 모인 곳에 돈이 모인다. 이익이 된다면 쏜살같이 모이고 손해라 생각되면 빠르게 흩어진다. 한여름에 비가 그치면 층이 진 높은 논에서 떨어지는 물줄기를 찾아 옹기종기 모여드는 미꾸라지를 닮아간다. 돈 되는 이야기, 돈 되는 정보에 날카로운 빨대를 꽂는 거머리가 되어가는 것이다. 돈으로 무덤을 쌓고 있는 사람은 누구이고 눈물로 무덤을 파고 있는 사람은 누구인가?

 

관자(管子)는 금장편(禁藏篇)에서 이익이 있는 곳에는 나아가지 않는 사람이 없고 해로움이 있는 곳에는 피하지 않는 사람이 없다. 하루에 이틀 길을 걷는 것은 이익이 앞에 있기 때문이다. 만 길의 거친 파도와 맞서 헤엄치는 것은 이익이 물에 있기 때문이다. 천장(千丈) 높이의 험한 산을 뛰어오르는 것은 이익이 산 위에 있기 때문이라고 했다. 한비자(韓非子)는 설림하편(說林下篇)에서 뱀장어는 뱀을 닮았고 누에는 송충이를 닮았다. 뱀을 보면 무서워하고 송충이를 보면 기겁을 한다. 하지만 손으로 뱀장어를 잡고 누에를 잡는다. 이는 이익이 있으면 용감해지기 때문이다고 했다.

 

지독한 호리성(好利性)이 발호(跋扈)하니 돈에 눈이 멀어만 가고 있다. 귀를 막아도 밤새도록 환청이 들린다고 야단들이다. 사람들이 돈벼락 맞는 꿈만 꾸고 있다. 그러다 보니 대장암 걸리는 사람이 부쩍 늘고 있을 것이다. 지금도 속고 속이는 거짓 정보가 꽃뱀의 화려한 겉모습 속에 숨겨진 다이아몬드처럼 반짝인다. 독기를 품은 혀는 바쁘게 날름거리며 내 곁으로 빠르게 다가오고 있다. 똑같은 정보를 여러 사람이 한 장소에서 들어도 복이 있는 사람은 그것을 귀하게 다루고. 복이 없는 사람은 그것을 쓰레기 취급한다.

 

누구는 운이 좋아서 진짜 알맹이 정보를 받고 누구는 재수가 없어서 철이 지난 빈 깡통 정보를 듣는 것이 아니다. 그들이 들었던 정보는 하나이나 그것을 바라보는 생각과 관점의 차이가 득을 보는 자와 손해 보는 자로 나뉘는 것뿐이다. 이익 보는 사람은 한두 명이고 그 밖의 사람들은 손해를 보는 게임일 뿐이다. 그 정보는 투자자의 무덤, 피해자의 무덤이 될 수도 있는 것이다.

 

몇 년 전, 내가 조금 아는 친구한테 전화가 왔었다. ‘너 ㅇㅇ 친구 잘 알지?’. ‘응 그래, 잘 아는데 무슨 일이야?’. 이렇게 시작한 전화였다. 나는 서로 잘하리라 믿고 그 두 친구를 연결해주었다. 얼마간의 세월이 지나서 그들은 악마의 소송전을 하기 시작했다. 전화를 걸어온 친구는 나를 그만큼 신뢰를 했는데, 내가 잘 안다고 말한 친구는 나를 그저 안면이나 있고 속여먹기 딱 좋은 먹잇감이라 생각하고 있었던 모양이다. 결국 나를 믿고 전화를 한 친구는 내가 잘 안다고 했던 친구와 어떤 일을 도모하다 큰 낭패를 본 것이었다. 나한테는 직접 불만을 토로하지 않았는데 다른 친구들 입을 통해 그 불만의 소리가 내 귀에 들어왔다. 마음이 참 씁쓸했다. 중매를 잘하면 술이 석 잔이고 잘못하면 뺨이 석 대라 했는데 이를 어쩌나.

 

남들보다 좀 더 일찍 그 정보를 알았다면 나도 대박을 낼 수 있었을 것인데, 남들보다 좀 더 일찍 투자했더라면 더 많은 땅을 확보했을 것인데, 남들보다 좀 더 많이 챙겼다면 큰소리치며 땅땅거리고 살 수 있을 텐데 하면서 아쉬움을 토로한다. 조금 밖에 못 벌었다고 투덜댄다. 양손에 탐욕 덩어리를 넘치도록 들고서 남들보다 늦어 손해가 크다고 가슴을 친다. 다른 사람들은 그 정보를 이용하여 단 한 푼도 벌지 못했는데 말이다.

 

복을 짓는 사람이 돈벼락을 맞는 게 정답일 것이다. 큰 복이 터지면 복 가루가 멀리까지 날아간다. 그러니 그 복이라도 받으려면 주변 사람에게 복이 터지라고 빌어보면 어떨까? 모두가 행복하고 모두가 만족하는 흥리제해(興利除害)를 생각해본다.

 

- 작가소개 -

 

ㅇ학력 

  - 한국외국어대학교 대학원 중어중문학과(석사)

ㅇ 경력

 - 경남은행(전)자금부장. 서울분실장. 지점장

 - 천우문화예술대학 교수

 - (사)국제서비스협회 전임교수

 - (사) 세계문인협회 문화예술공로상

 - 문학세계 문학상 대상(칼럼 부문)

 - (사) 국제웃음치료협회 ‘세계를 빛낸 천사상 수상 

ㅇ 연재

- <성동신문> : “송란교의 마음산책”

- <월간 문학세계> : “말이 주는 그 놀라운 축복”

- <경남신문> : “촉석루”

ㅇ 저서

『난향(蘭香), 그물에 걸리다』 (시집)

『예쁜 말 예쁜 미소 예쁜 인생』 (교양집)

『나도 한번 해볼까?』 (교양집)

『한국을 빛낸 문인』(2017 ~ 2019년) 공저

ㅇ 작사

- <사랑 한 잔 딱 좋아>(작곡 송결, 노래 김민국)

- <돈돈돈 돈을 벌자>(작곡 노영준, 노래 정선희)

- <당신은 나의 비자금>(작곡 송결, 노래 조슬빈) 등이 있다. 

 

송란교 작가 nksong62@naver.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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